대만 중앙은행, 성장률 전망 상향 조정·기준할인율은 2%로 동결

대만 중앙은행이 수출 호조로 성장률 전망을 상향 조정하면서도 분기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2025년 12월 18일,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대만은 엔비디아(Nvidia) 등 인공지능(AI) 수요를 견인하는 고급 반도체의 주요 생산지로서 올해 경제 성장이 가속화되자 중앙은행이 성장률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대만의 반도체 산업은 글로벌 AI 애플리케이션 수요 확대와 맞물려 수출을 통해 경제 전반에 강한 호조를 제공했다.

중앙은행은 분기회의에서 기준 할인율(discount rate)연 2.00%로 동결했다. 이 결정은 만장일치였으며, 로이터가 실시한 설문에서 응답한 30명의 이코노미스트 전원이 변경 없음을 예측한 결과와 일치했다. 중앙은행은 성명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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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관세 조치와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겠다”

고 밝혔다.

중앙은행은 2025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7.31%로 올려잡았다. 이는 9월에 제시한 4.55% 전망치에서 대폭 상향된 수치다. 한편 중앙은행은 2026년(다음 연도) 성장률이 3.67%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는 이전의 2.68% 전망보다 개선된 수치다. 대만 경제는 2024년에 4.59% 성장했으며, 2025년 상반기까지 이어진 반도체 및 AI 관련 수출의 호조가 성장 상향에 주요한 영향을 미쳤다.

인플레이션 전망도 소폭 하향 조정되었다. 중앙은행은 올해(2025년)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전망치를 1.66%로 수정했고, 9월 전망치였던 1.75%에서 낮췄다. 내년(2026년) 물가상승률은 1.63%로 추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대만산 수출과 미국 관세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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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보도는 대만 제품이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전 미국 대통령의 광범위한 수입 규제 조치의 일환으로 20%의 미국 관세 대상에 포함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현재까지 반도체는 관세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어 대만 반도체 수출에는 즉각적 제약이 없었다. 타이베이(대만 정부)는 워싱턴과 더 나은 조건을 위해 협상 중이다.

참고: 용어 설명

중앙은행의 기준 할인율(discount rate)은 은행 간 단기 유동성 조달과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스탠스를 반영하는 대표적 정책금리다. 일반적으로 이 금리가 오르면 시중 금리 전반이 상승해 대출 비용이 늘고 소비와 투자가 둔화될 수 있다. 반대로 금리가 동결되거나 낮아지면 금융비용이 상대적으로 완화되어 경제활동을 지지할 가능성이 있다. 소비자물가지수(CPI)는 가계가 구입하는 상품 및 서비스의 평균 가격 변동을 보여주는 지표로, 인플레이션 수준을 가늠하는 데 사용된다.


정책 결정의 배경과 국제 정세

대만 중앙은행의 금리 동결 결정은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금리 인하 시점은 지난주) 이후 나왔다. 미국 중앙은행은 최근 이사회에서 금리를 인하했지만, 연준은 향후 단기적으로 추가 인하 가능성은 낮다는 신호를 보냈다. 이러한 글로벌 통화정책 변화와 대만의 수출 호조, 지정학적 리스크(특히 대만 해협 주변의 긴장), 그리고 미·중 관계와 관련한 불확실성은 대만 중앙은행의 판단에 주요 변수가 되었다.

금융시장 및 경제에 대한 함의(분석)

첫째, 성장률 전망 상향은 대만 경제의 수출 중심 회복세가 상당히 견고함을 시사한다. AI 수요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수출 증가는 기업 실적과 수출 지표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둘째, 기준금리 동결은 중앙은행이 아직 통화정책 완화로 전환할 단계는 아니지만, 불필요한 긴축을 피하며 성장 흐름을 지지하려는 신중한 태도다. 셋째, 인플레이션이 완만하게 둔화될 것으로 보이는 점은 실물 성장과 물가 사이의 균형이 비교적 유지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넷째, 미국의 20% 관세(다만 반도체는 제외)와 관련된 불확실성은 수출업체의 장기 전략과 공급망 재편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정책적 함의로는 중앙은행이 당분간 금리 인상보다는 동결 유지를 통해 경기 흐름을 관찰하면서 필요 시 유연하게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 기업 측면에서는 반도체 중심의 수출 호조로 단기 실적 개선이 기대되지만, 대외 정책(관세·지정학) 변동성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가 요구된다. 금융시장에서는 금리 동결과 성장률 상향 소식이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글로벌 금리 흐름과 지정학 리스크는 변동성을 자극할 요인으로 남아 있다.


요약적 결론

대만 중앙은행의 이번 결정은 수출 주도의 성장 강화와 함께 물가 압력은 제한적이라는 판단을 반영한다. 그러나 미국의 관세 정책과 지정학적 리스크는 향후 성장 경로에 여전히 중요한 변수로 남아 있어, 중앙은행과 기업 모두 신중한 모니터링과 유연한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