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아 가격 반등, 씨티그룹이 세계 코코아 잉여량 전망치 하향 조정하면서

코코아 선물 가격이 급등했다. 2026년 3월 인도내션(ICE) 뉴욕 코코아 선물(코드 CCH26)은 전일 대비 +128 포인트(+2.18%) 상승했고, 2026년 3월 ICE 런던 코코아 #7(코드 CAH26)은 +130 포인트(+3.07%) 올랐다.

2025/26 세계 코코아 잉여량 전망치의 하향 조정이 가격 반등을 촉발했다. 2025/26 시즌에 대한 씨티그룹(Citigroup)의 잉여량 전망이 9월의 134,000 MT에서 79,000 MT로 낮아지자, 코코아 선물에서 쇼트(공매도) 청산이 일어나며 가격을 밀어올렸다.

2025년 12월 16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씨티그룹의 전망치 수정은 투자자들의 포지션 조정과 함께 즉각적인 시장 반응을 불러왔다. 같은 보도에서 시장은 ICE 재고 축소와 지수 포함 가능성 등 추가적인 상승 요인도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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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ICE가 모니터링하는 미국 항만 보관 코코아 재고는 월요일 기준으로 1,655,457 가방으로 집계되어 9개월 만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재고 축소는 현물시장에 대한 우려를 자극하며 선물 가격 상승을 뒷받침했다.

블룸버그 상품지수(BCOM) 편입 가능성도 가격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뉴욕 코코아 선물이 2026년 1월부터 BCOM에 포함될 예정이며,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수동) 상품펀드의 매수가 초기에 유입될 경우 초기 1주일 내 최대 20억 달러($2 billion) 규모의 매수 수요를 불러올 수 있다고 씨티그룹은 분석했다.

이와 반대로 공급 측면에서는 아이보리코스트(코트디부아르) 항만 도착 물량 증가가 단기적인 공급 우려 완화로 작용해 하방 압력을 제공한다. 정부 집계에 따르면 이번 마케팅 연도(10월 1일~12월 14일) 동안 아이보리코스트 농민들이 항구로 선적한 코코아는 895,544 MT로 집계돼 전년 동기(894,009 MT) 대비 +0.2% 증가했다. 아이보리코스트는 세계 최대의 코코아 생산국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또한 최근의 기상 호조와 작황 호조 소식, 그리고 각 기관들의 생산·수급 전망 변경을 주시하고 있다. 국제코코아기구(ICCO)는 2024/25년 세계 코코아 잉여 전망을 지난 11월 28일 142,000 MT에서 49,000 MT로 하향 조정했고, 같은 시점에 전년 대비 생산 전망치도 4.84 MMT에서 4.69 MMT로 내렸다. 라보뱅크(Rabobank)도 2025/26년 잉여 전망을 11월의 328,000 MT에서 250,000 MT로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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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 측면의 약세는 여전히 하방 요인으로 작용한다. 허시(Hershey) 최고경영자는 10월 30일 할로윈 시즌 초콜릿 판매가 “실망스러웠다(disappointing)“고 밝힌 바 있다. 참고로 2024년 미국 연간 캔디 판매에서 할로윈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18%로 크리스마스 다음으로 높은 편이다.

아시아·유럽·북미의 코코아 그라인딩(grindings, 제분·제당용 원두 가공량) 통계도 수요 둔화를 시사한다. 아시아 코코아 협회는 3분기 아시아 코코아 그라인딩이 전년 대비 -17%로 183,413 MT이라고 보고했으며, 유럽 코코아 협회는 3분기 유럽 그라인딩이 전년 대비 -4.8%로 337,353 MT라고 밝혔다. 북미는 보고 체계 변경으로 3분기 그라인딩이 +3.2%로 112,784 MT 증가한 것으로 집계되었으나, 신규 보고 기업 편입이 수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리서치 회사 Circana는 북미의 초콜릿 캔디 판매량이 9월 7일 마감 13주 기간 동안 전년 대비 -21% 이상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정책 변수도 가격에 영향을 주었다. 유럽의 Deforestation Regulation(EUDR) 시행 지연은 11월 26일 유럽 의회 승인으로 1년 연기되었고, 이는 단기적으로 유럽 내 수입 규제가 완화되어 코코아 공급을 풍부하게 유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EUDR은 대두·코코아 등 주요 농산물의 수입 과정에서 산림파괴 관련 규제를 강화하려는 제도다.

생산 측면의 국별 변화도 주목된다. 세계 5위 코코아 생산국인 나이지리아의 경우, 나이지리아 코코아 협회는 2025/26년 코코아 생산이 전년 대비 -11% 하락해 305,000 MT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2024/25년 전망치는 344,000 MT). 한편 나이지리아의 9월 코코아 수출은 전년 동기와 동일한 14,511 MT로 보고됐다.

역사적 맥락도 고려해야 한다. ICCO는 5월 30일 2023/24 세계 코코아 적자를 -494,000 MT로 수정 발표했는데, 이는 60년 만의 최대 적자 규모였다. 당시 글로벌 생산은 전년 대비 -12.9% 감소한 4.368 MMT로 집계되었고, 전 세계 재고 대비 그라인딩 비율(stocks-to-grindings ratio)은 46년 만의 최저인 27.0%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후 ICCO는 2024/25년에는 49,000 MT의 잉여를 기록하며 4년 만에 처음으로 잉여로 전환되었다고 발표했다.

“최근 서아프리카의 코코아 꼬투리 수(코코아 포드 카운트)가 5년 평균보다 7% 높고 작년보다 ‘상당히 높은(materially higher)’ 수준”이라고 초콜릿 업체 몬델레즈(Mondelez)는 밝혔다. 이 회사는 아이보리코스트의 주작황 수확이 막 시작됐으며, 농민들이 품질에 대해 낙관적이라고 전했다.


용어 설명

ICE(Intercontinental Exchange): 미국과 글로벌 선물거래를 모니터링하는 거래소로, 코코아 등 소프트 커머디티(soft commodities) 선물의 주요 상장장소다.
BCOM(블룸버그 상품지수): 블룸버그가 산출하는 대표적 상품지수로, 이 지수에 포함되면 지수를 추적하는 패시브 펀드의 매수 유입 가능성이 크다.
그라인딩(grindings): 코코아 원두를 제분·제당해 가공하는 물량으로 실제 수요(제과·제빵, 초콜릿 생산 등)를 보여주는 지표다.
재고대비 그라인딩 비율(stocks-to-grindings ratio): 보유 재고를 소비(그라인딩)로 나눈 비율로, 수급 여건의 여유도를 판단하는 지표다.
EUDR(EU Deforestation Regulation): EU의 산림파괴 규제법으로 농산물 수입과정에서의 산림파괴 연관성을 규제하는 제도다.


시장 영향 및 향후 전망(분석)

단기적으로 코코아 가격은 수급 뉴스에 민감한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씨티그룹·ICCO·라보뱅크 등 주요 기관들의 잉여·생산 전망치 하향 조정은 공급 우려를 자극해 가격 상방을 지지한다. 특히 뉴욕 코코아의 BCOM 편입으로 패시브 펀드의 초기 수요가 집중될 경우, 단기적으로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매수세가 유입되어 가격을 추가로 밀어올릴 수 있다.

반면 단기 공급 확대(아이보리코스트의 항구 도착 물량 증가)와 유럽의 EUDR 시행 연기, 그리고 계절적·기상적 요인으로 인한 서아프리카의 작황 개선은 하방 리스크로 작용한다. 수요 측면에서도 아시아·유럽의 그라인딩 감소와 북미의 계절적 수요 약화는 가격 상방을 제약할 요인이다.

중기적으로는 다음 변수들이 가격 결정에 핵심적일 것으로 보인다. 첫째, 서아프리카 주요 생산국(아이보리코스트·가나·나이지리아)의 기상과 농업 상태. 둘째, 글로벌 수요 회복 여부(특히 유럽·아시아 그라인딩 변화와 북미 소비 회복). 셋째, 정책·무역 규제(예:EUDR의 재조정 여부) 및 저장 재고 동향이다. 이들 요인이 공급 압력과 수요 회복 사이에서 균형을 형성하면 가격은 현 수준에서 변동성을 확대하며 방향을 탐색할 가능성이 크다.

시장 전문가들의 시나리오를 종합하면, 만약 서아프리카 건조·양호한 기상 조건이 유지되어 생산이 예상보다 증가하면 가격은 다시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다. 반대로 기상악화·질병·정책적 수급 제한이 발생하거나 패시브 펀드의 대규모 유입이 예상대로 현실화되면, 단기적으로 상승세가 지속될 수 있다. 실제로 씨티그룹은 BCOM 편입 초기에 최대 $2bn의 매수 가능성을 거론해 패시브 유입이 가격에 실질적 영향력을 가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산업적 파급 효과는 다음과 같다. 초콜릿 제조사들은 원가 상승에 따른 마진 압박을 겪을 수 있으며, 이는 제품 가격 인상·비용 절감 조치·헤지 전략 변경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원재료 비용 비중이 큰 중소 제과업체는 가격 변동성에 취약할 수 있다. 반면 대형 다국적 제과업체들은 선물·옵션을 활용한 헤지로 충격을 완화할 여지가 크다.


참고: 이 기사에 인용된 주요 수치 및 전망은 바차트(Barchart)의 2025년 12월 16일 보도와 각 기관(ICCO, 씨티그룹, 라보뱅크, 나이지리아 코코아 협회)의 공개 수치에 기반한다. 기사 작성 시점에 본 기사 저자 리치 아스플런드(Rich Asplund)는 본문에 언급된 증권의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았다고 명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