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전기차 전략 전환 선언…미화 $19.5억 손상차손·F-150 라이트닝 전기모델 중단

포드 모터스(Ford Motor)가 전기차(EV) 전략을 대대적으로 수정한다고 발표했다. 회사는 미화 $19.5 billion(약 195억 달러)의 손상차손을 반영하고 여러 전기차 모델의 개발·생산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변화와 전기차 수요 약화에 대한 자동차 업계의 대응 중에서도 가장 극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2025년 12월 15일,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디어본(미시간) 본사를 둔 포드는 F-150 라이트닝(F-150 Lightning)의 순수 전기차(EV) 형태 생산을 중단하고, 대신 연장 주행형 전기차(EREV, Extended-Range Electric Vehicle)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EREV는 내연기관 기반의 발전기를 탑재해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춘 하이브리드 계열의 차량으로, 순수 전기차 대비 주행거리 불안 요소를 보완하는 설계다.

포드는 또한 차세대 전기 트럭으로 알려진 코드네임 T3와 계획 중이던 전기 상용밴 전부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대신 회사는 가솔린(내연기관) 및 하이브리드 모델로 전략을 전환하겠다고 밝혔으며, 장기적으로는 수천 명을 고용할 계획이지만 단기적으로는 공동 소유한 배터리 공장(케네터키·Kentucky)에서 일부 감원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회사는 현재 전체 차량 믹스에서 하이브리드·EREV·순수 전기차의 비중이 약 17%이지만, 2030년까지 이를 50%로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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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는 이번 손상차손을 주로 4분기에 반영하되 내년과 2027년까지 순차적으로 분산해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손상차손 내역을 구체적으로 보면, 약 $8.5 billion은 취소된 전기차 모델과 관련된 금액이며, $6 billion한국의 SK On과의 배터리 합작법인 해체과 관련된 비용, 나머지 약 $5 billion은 회사가 ‘프로그램 관련 비용’으로 분류한 항목에 해당한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한편 포드는 2025년 조정 전·후(이자 및 법인세 차감 전 영업이익 추정치)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해 약 $7 billion 수준으로 제시했으며, 이는 이전의 $6 billion~$6.5 billion 범위보다 높은 수치다.

포드의 이번 전략 전환은 초기 수년간 자동차 업체들이 전기차에 수천억 달러를 투입한 뒤 전기차 전망이 약화되면서 가시화된 흐름과 일맥상통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은 연방 차원의 전기차 보조금 축소와 배기가스 규제 완화로 이어져, 제조사들이 가솔린 차량 판매에 다시 더 적극적일 유인을 제공했다.

실제 미국 내 전기차 판매는 2025년 11월 기준 약 40% 감소했는데, 이는 9월 30일 종료된 소비자 세액공제 $7,500가 한동안 수요를 뒷받침해온 점을 고려하면 직접적인 영향으로 분석된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는 7월에 통과된 대규모 세금·지출 법안에 자동차업계가 연비 규정을 위반할 경우 내야 하는 벌금(페널티) 부과를 동결하는 내용도 포함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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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의 가스 및 전기차 운영 책임자인 앤드루 프릭(Andrew Frick)은 “

수익성을 확보할 길이 보이지 않는 대형 전기차 모델에 추가 수십억 달러를 투입하기보다는 그 자금을 수익률이 더 높은 분야에 배분하겠다

”고 말했다.

F-150 라이트닝은 2022년부터 생산을 시작하며 큰 주목을 받았고, 코미디언 지미 팰런(Jimmy Fallon)이 이 전기트럭을 주제로 노래를 만들 정도로 화제였다. 포드는 초기에 약 200,000대의 주문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을 늘렸으나 판매량은 이를 따라가지 못했다. 회사는 올해 11월까지 25,583대의 라이트닝을 판매했으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10% 감소한 수치다.

후속 모델인 T3 트럭은 새로운 생산 단지에서 완전 신차로서 개발되어 2세대 전기차 라인업의 핵심이 될 예정이었다. T3의 초기 생산 계획지는 테네시(Tennessee)의 신규 공장이었으며, 포드는 이 공장에서 2029년부터 전기 픽업 대신 새로운 가솔린 파워트레인 트럭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포드는 이번 발표로 사실상 공개했던 2세대 전기차 라인업 전부를 취소한 것으로 보인다. 향후 밝힌 전기차 전략은 가격 경쟁력을 높인 보급형 전기차로의 전환이다. 포드는 캘리포니아의 소위 스컹크웍스(skunkworks) 팀이 설계한 첫 모델을 약 $30,000 수준의 가격에 2027년 출시할 예정이며, 이 중형 전기 트럭은 포드의 루이빌(Louisville) 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전문 용어 및 핵심 개념 설명

EREV(Extended-Range Electric Vehicle)는 순수 전기차와 달리 내연기관 기반의 발전기(비상 발전기)를 탑재해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유형의 차량이다. 전기 모터로 주행하다가 배터리 잔량이 부족할 경우 내연기관 발전기가 작동해 주행거리를 확장한다.

손상차손(writedown)은 자산가치나 개발 프로젝트의 미래 기대가치가 낮아졌을 때 기업이 재무제표상에서 해당 자산의 장부가치를 하향 조정해 손실로 처리하는 회계상의 조치다. 포드가 이번에 반영한 손상차손은 모델 취소, 합작투자 해체, 프로그램 종료 등에 따른 일회성 비용을 포함한다.

스컹크웍스(skunkworks)는 통상 기존 조직과 분리된 소규모 혁신팀을 의미한다. 실리콘밸리·항공 등에서 빠른 프로토타이핑과 비용 효율적 설계를 위해 운영되는 조직 구조를 가리킨다.


경제적·시장적 파급효과 분석

포드의 전략 전환은 단순히 한 회사의 제품 포트폴리오 변경을 넘어 전기차 생태계 전반에 파급효과를 미칠 가능성이 있다. 첫째, 배터리 공급망과 부품업체는 수요 축소에 따른 재고 부담과 투자 조정 압박을 받을 수 있다. 포드가 SK On과의 합작을 사실상 정리함에 따라 해당 합작법인 해체에 따른 비용이 약 $6 billion으로 반영된 점은 배터리 제조사들의 합종연횡과 기존 투자 회수 전략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둘째, 소비자 측면에서는 세액공제 축소와 전기차 보조금의 약화로 인해 초기 구매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전기차 수요 둔화가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중고 전기차 가격의 하락, 리스 시장의 재조정, 충전 인프라 투자 회수 기간 연장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셋째, 단기적으로는 내연기관 차량 수요 회복으로 연료 소비 증가가 예상되며, 이는 글로벌 유가와 석유 제품 수요에 영향을 줄 여지가 있다. 반대로 전기차 관련 원자재(리튬·니켈·코발트 등)의 단기 수요 둔화는 해당 원자재 가격의 변동성을 높일 수 있다.

넷째, 규제·정책 리스크 역시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운다. 트럼프 행정부의 연비 규제 완화와 전기차 보조금 축소는 제조사들의 장기 투자 방향을 재설정하게 만들며, 각국의 환경 규제 강화 흐름과 충돌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다국적 완성차 업체는 지역별로 상이한 제품 라인업을 운영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마지막으로 노동시장 측면에서는 포드의 장기적 고용 확대 계획과 단기적 공장 감원(케네터키 배터리 공장)이라는 상반된 신호가 동시에 존재한다. 이는 지역 경제 및 노동조합과의 협상, 지역별 인력 재배치 비용 등 사회적·정치적 영향을 동반할 것이다.


시사점

포드의 발표는 자동차 산업의 전환이 여전히 진행 중이며, 기술·정책·수요 측면에서 불확실성이 상존한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 제조사들은 전기차 투자 회수 가능성과 수익성 확보가 관건인 만큼, 앞으로 가격 경쟁력 있는 보급형 전기차 개발과 내연기관·하이브리드의 병행 전략을 통해 리스크를 분산하려는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배터리 공급망 재편, 합작투자 구조 조정, 지역별 생산 전략 변화 등 후속 조치가 업계 전반에 걸쳐 점진적으로 관찰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