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부동산 검색 진출 소식에 질로우 주가 급락했다

미국 온라인 부동산 플랫폼 질로우(Zillow)의 주가가 구글의 부동산 리스팅 테스트 소식에 급락했다. 해당 주가는 월요일 거래에서 한때 9% 이상 급락했고, 장중에는 최소 11%까지 하락하는 등 투자자들이 향후 경쟁 심화에 따른 영향을 우려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2025년 12월 15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구글(Google)이 검색 결과 화면에 부동산 매물 리스트를 직접 노출하는 기능을 테스트하고 있는 정황이 포착됐다. 부동산 기술 전략가 마이크 델프리트(Mike DelPrete)가 공개한 모바일 화면 캡처에는 구글 검색 결과에 매물 정보가 표시되며, 이 정보는 부동산 데이터 회사인 HouseCanary의 데이터로 보이는 내용과 연결돼 있었다. 해당 리스트는 매물 페이지의 전체 세부정보 열람, 투어 요청, 중개인 연락 등 질로우(.com) 포털이 제공하는 기능과 유사한 동작을 제공하는 것으로 관찰됐다. 현재 이 기능은 일부 지역과 모바일 기기에서만 작동하는 등 시험 단계에 머물러 있다.

Zillow app on smartph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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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구글의 검색 내 매물 노출 테스트 소식은 질로우와 다른 온라인 부동산 포털에 대한 장기적 위협으로 해석되고 있다. 투자자들이 우려하는 핵심은 구글이 검색 결과 내에서 매물을 직접 노출할 경우 소비자 흐름(트래픽)이 포털 사이트로 유입되는 경로가 줄어들고, 이에 따라 포털의 광고·리드(lead) 생성 수익이 줄어들 가능성이다. 질로우의 주가는 연초 대비 8% 이상 하락한 상태였다.


애널리스트들의 초기 평가

월가의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사안을 두고 상이한 관점을 제시했다. 웰스파고(Wells Fargo)의 애널리스트 앨렉 브론돌로(Alec Brondolo)는 질로우에 대해 Equal Weight 등급을 유지하면서, “구글에서의 리스팅 전환이 유기적(organic) 검색에서 유료(paid)로 이동한다고 해서 의미 있는 재무적 영향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브론돌로는 질로우가 유기적 검색에 과도하게 의존하지 않는 점을 근거로 들며, 구글의 해당 제품이 호텔 메타서치(Google Hotel Metasearch)와 유사한 형태로 작동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그는 “호텔 부문에서 구글은 온라인여행사(OTAs)를 위한 메타서치 광고 제품으로 객실을 검색 결과에 전시한다”며 “부동산에서도 유사하게 질로우, Homes.com, Realtor.com 등이 리스팅 광고 단위를 놓고 입찰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상호중개(disintermediation)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 구글이 중개인에게 직접 광고상품을 팔아 수익화하려 하기보다는, 포털들이 리스팅 광고 단위를 놓고 경쟁할 것 같다.” — 앨렉 브론돌로, 웰스파고

반면 골드만삭스(Goldman Sachs)의 마이클 응(Michael Ng)은 구글의 매물 노출이 매수측(buy-side) 중개인들의 광고 형식으로 작동하며, 질로우의 Premier Agent 프로그램을 직접 겨냥해 리드 생성(lead generation)을 용이하게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질로우 사업에 직접적인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대부분의 질로우 트래픽은 직접 유입(Zillow.com, StreetEasy.com, 모바일 앱 등)이며, 구글의 제품은 현재 일부 시장과 모바일 브라우저에 한정돼 있다. 다만 이 개발은 장기적 리스크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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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펜하이머(Oppenheimer)의 제이슨 헬프스테인(Jason Helfstein)은 구글의 확장이 질로우닷컴으로 유입되는 소비자 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질로우닷컴의 3분기 이용자 수는 2억 2800만 명(228 million)으로 집계됐으며, 플랫폼 방문자 감소는 질로우의 수익화 능력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한 “미국 전역에 걸쳐 광범위하게 롤아웃돼야 실질적인 포털 트래픽 감소를 초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용어 설명 — 유기적 검색, 메타서치, 상호중개

본 기사에서 반복되는 몇 가지 용어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덧붙인다. 유기적 검색(organic search)은 사용자가 검색엔진에서 자연스럽게 노출되는 결과를 통해 웹사이트로 유입되는 경로를 의미한다. 반면 유료 검색(paid search)는 광고 비용을 지불해 검색 결과 상단이나 별도의 광고 슬롯에 표시되는 방식을 뜻한다. 메타서치(metasearch)는 여러 공급자(예: 호텔 예약 사이트)의 상품을 비교·집계해 하나의 결과로 보여주는 검색 형식이며, 구글은 호텔 분야에서 이미 이 방식을 광고 상품 형태로 운영해왔다. 상호중개(disintermediation)는 중개자(포털 등)를 거치지 않고 제조자 또는 서비스 제공자와 소비자가 직접 연결되는 현상을 말한다.


전문적 관점과 향후 영향 전망

전문적으로 볼 때 구글의 검색 결과 내 매물 노출 테스트는 초기에는 질로우에 즉각적인 재무적 충격을 주기보다, 미래의 경쟁구도 변화에 더 큰 의미가 있다. 구글이 검색 내 매물을 광고 상품화해 매수·매도 중개인에게 직접 리드(고객 유입) 기회를 제공하면, 기존 포털들의 고객 확보비용(CAC, Customer Acquisition Cost)이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질로우가 중개인 대상 광고와 프리미어 에이전트(Premier Agent) 프로그램을 통해 창출하는 수익성에 압박을 가할 수 있다.

가능한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다. 첫째, 구글이 메타서치 형식으로 포털들을 광고 입찰 구조로 끌어들인다면, 질로우 등은 트래픽을 유지하기 위해 광고비를 늘려야 할 수 있다. 그 결과 단기적으로는 마케팅비 증가 및 이익률 압박이 발생할 수 있다. 둘째, 구글이 직접 중개인 대상 광고상품을 개발해 에이전트에게 직접 판매하는 구조로 전환되면, 포털의 중개 역할이 축소되며 장기적 수익기반에 큰 변화가 올 수 있다. 셋째, 구글의 기능이 제한적으로 유지되거나 포털들이 구글과의 입찰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면, 영향은 제한적일 수도 있다.

현 시점에서 중요한 변수는 구글의 제품 확대 속도미국 전역으로의 롤아웃 범위, 그리고 구글이 채택할 수익화(모네타이제이션) 모델이다. 만약 구글이 빠르게 전국 단위로 서비스를 확장하고 중개인 대상 광고를 직접 판매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는다면, 질로우의 핵심 사업 모델 재검토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구글이 메타서치형 입찰 모델을 유지한다면 포털들의 경쟁이 치열해지지만 완전한 대체는 어렵다는 전망도 가능하다.


시장 반응과 향후 전망

투자자들은 이번 소식에 민감하게 반응했으며, 이는 향후 몇 주간 구글의 테스트 확대 여부와 구체적 제품 기능 공개에 따라 추가 변동성을 초래할 수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대체로 단기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보면서도, 장기적 리스크를 경고하고 있다. 질로우는 현재까지 CNBC의 논평 요청에 즉각 응답하지 않았으며, 구글 역시 즉각적인 반응을 내지 않았다.

종합하면, 구글의 검색 내 부동산 매물 노출 실험은 현재로서는 제한적이지만 향후 부동산 포털 산업의 수익 구조와 경쟁 지형을 바꿀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이벤트이다. 관련 기업들의 전략 대응, 광고 입찰 구조의 변화, 그리고 소비자 유입 경로의 재편 여부를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