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알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2025년 2월 3일 일본 도쿄에서 소프트뱅크 그룹의 손정의 회장과의 대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Tomohiro Ohsumi | Getty Images
2025년 12월 12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오픈AI(OpenAI)는 2015년 12월 11일 비영리 연구소로 출범했다. 당시 엘론 머스크와 피터 틸, 리드 호프만 등 기술계 주요 인사들이 인류 전체의 이익을 위한 인공지능을 개발하기 위해 총 10억 달러를 약속하며 시작했다. 출범 당시의 기본 구상은 상업적 압력과 수익 추구로부터 자유로운 연구 기관을 만드는 것이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현재, 창립 당시의 그 원칙은 사실상 무색해졌다. 머스크는 현재 세계 최고 부자로, 이미 오픈AI를 떠나 경쟁 스타트업인 xAI를 설립했다. 머스크와 오픈AI의 공동창업자 겸 CEO인 샘 알트먼은 법적·공적 논쟁의 중심에 서 있다.

오픈AI는 상업 영역에서 매우 빠르게 성장한 기업 중 하나로 부상했다. 비상장 시점 기준으로 민간시장 가치는 약 $5000억(약 5천억 달러)에 이르렀고, 이 대부분의 가치 증가는 ChatGPT가 3년 전 공개된 이후 발생했다. 현재 주간 사용자 수는 약 8억 명에 달한다.
한편 xAI는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이달 말 $150억 규모의 펀딩 라운드를 종결할 예정이며, 사전 기업가치(프리머니)는 약 $2300억으로 평가받고 있다.
오픈AI와 xAI는 구글, 앤트로픽(Anthropic), 메타(Meta) 등과 함께 막대한 자본을 AI 모델과 관련 인프라에 투자하고 있다. 텍스트 기반 챗봇을 넘어 AI 생성 비디오, 고성능 컴퓨팅이 필요한 콘텐츠, 그리고 에이전트형(agentic) AI로 빠르게 시장이 진화하고 있다. 대기업들이 생산성 향상을 위해 자사 맞춤형 도구를 도입하는 수요가 늘고 있다.
오픈AI의 인프라 지출 추정치는 현재 $1.4조(약 1조 4천억 달러) 이상이다. 이 금액은 주로 거대한 데이터센터와 고성능 반도체에 대한 투자로, 회사가 체감하는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것이다. 현재 오픈AI는 현금 소모가 큰 성장 단계에 있으며, 기술 대기업과 그들의 칩 공급업체들과 경쟁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은 과거 고성장 기술기업들이 수년간 막대한 지출로 기득권 기업에 도전했던 흐름과 유사하지만, 성과는 엇갈렸다.
“오픈AI는 인공지능 발전 역사에서 매우 큰 역할을 할 것이고 영원히 그 역할을 갖게 될 것이다.”라고 D.A. Davidson의 주식 애널리스트 길 루리아(Gil Luria)가 말했다. 이어 그는 “이 역할이 넷스케이프(Netscape)와 같을지, 구글(Google)과 같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엔비디아(Nvidia)의 CEO인 젠슨 황(Jensen Huang)이 샌프란시스코 미션 디스트릭트에 있던 오픈AI 사무실로 약 $30만에 달하는 DGX-1 슈퍼컴퓨터를 들여온 일화가 있다. 황 CEO는 당시 이 장비 개발에 수십억 달러가 들었으며, 다른 구매자가 거의 없었다고 회상했다. 머스크는 당시 비영리 조직을 위해 장비가 필요하다고 했고, 황은 그러한 고가 장비를 비영리 조직에 배치한다는 사실에 크게 당황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 비영리 구조는 이미 큰 압박을 받고 있었고, 머스크는 이를 견디지 못했다. 머스크는 2017년 공동창업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이제 충분하다. 이것이 마지막이다”라며 더 이상 자금을 대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알트먼은 다음날 아침 “나는 여전히 비영리 구조에 대해 낙관적이다”라고 답했다.
이듬해 2월, 머스크는 오픈AI 이사회에서 물러났고, 당시에는 그의 자동차 회사인 테슬라(Tesla)가 AI 분야에 깊이 관여하게 되면서 이해충돌을 피하기 위한 조치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사건의 전모는 더 복잡했다. 머스크는 2024년 초 오픈AI와 알트먼을 상대로 이 회사가 창립 당시 약속한 “인류 전체의 이익을 위한 개발”이라는 목표를 버렸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오픈AI의 최대 투자자이자 전략적 파트너인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와의 밀접한 관계를 계속 비판해 왔다. 머스크는 오픈AI의 영리 전환을 막기 위해 법정 소송을 벌였으며, 2025년 초에는 오픈AI를 $974억에 인수하려 시도하기도 했다.
2025년 10월, 오픈AI는 자본구조 재편(recapitalization)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회사는 비영리 구조를 유지하면서 영리 사업에 대한 지배적 지분을 보유하는 형태를 확정했고, 영리 사업은 공공이익법인(OpenAI Group PBC: Public Benefit Corporation)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게 됐다.
오픈AI 초기 멤버였으나 갈라선 사례는 머스크뿐만이 아니다. 다리오(Dario)와 다니엘라 아모데이(Daniela Amodei) 형제는 2020년 말 오픈AI를 떠나 앤트로픽(Anthropic)을 설립했고,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와 엔비디아가 해당 기업에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펀딩 라운드의 평가액은 최대로 $3500억에 달할 수 있다. 앤트로픽의 클로드(Claude) 계열 모델은 오픈AI의 GPT 계열 모델에 대한 주요 경쟁자 중 하나다.
알트먼은 경쟁에서 지출로 승부하겠다는 전략을 택했다. 오픈AI는 1조 달러가 넘는 AI 인프라 지출 계획을 제시했으며, 앤트로픽은 최근 몇 년간 약 $1000억 규모의 컴퓨트(연산) 약속을 단계적으로 발표했다. 이는 AI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제 위의 대형 베팅이다.
“현재 다양한 AI 벤더들이 이러한 거대한 자본투자를 하고 있다. 이 자본투자가 얼마나 오랫동안 계속될지, 그리고 모두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이 있다.”라고 ISG의 소프트웨어 리서치 전무 데이비드 멘닝거(David Menninger)가 말했다.
길 루리아는 앤트로픽 등 다른 기업들이 현재의 성장 궤적과 확보한 자금을 근거로 합리적인 약속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그는 오픈AI의 접근법은 “판타지에 가까운 수치들에 기반해 있으며, 해당 숫자들이 실현될 수 있다는 믿음은 희미하다”고 지적했다.
벤처캐피털리스트인 멘로벤처스의 맷 머피(Matt Murphy)는 “내 25년 벤처 경력에서 이번이 모든 물결들의 어머니(mother of all waves)”라고 말했다. 그는 AI 모델, 맞춤형 칩,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가 합쳐져 수조 달러 단위의 성과를 낼 가능성이 있다고 보며, 이것이 막대한 자본지출과 천문학적 밸류에이션을 설명한다고 덧붙였다.

알트먼은 최근 내부에서 “코드 레드(code red)“를 선언하고 자원을 재배치해 ChatGPT를 더 빠르고 신뢰성 높게, 그리고 개인화된 서비스로 만드는 데 집중했다. 이 조치는 구글이 지난달 출시한 Gemini 3 모델로 인해 경쟁 환경이 가속화된 데 따른 대응이었다. 알트먼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오픈AI가 이미 매출 확대를 정당화할 만큼의 수요를 보고 있다고 말했으며, “시장 수요가 대단히 극심하다(demand in the market is pretty extreme)”고 표현했다.
알트먼은 11월 초 매출 연환산(annualized revenue run rate)이 연말까지 $200억(200억 달러)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으며, 2030년까지는 수백억 달러 규모의 매출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오라클(Oracle)은 오픈AI와의 5년간 인프라 서비스 계약을 약 $5000억 규모로 체결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반도체 제조업체인 AMD와 브로드컴(Broadcom)도 오픈AI 관련 수요를 수년간의 매출 전망에 반영하고 있다.
하지만, 오라클은 최근 실적 부진을 발표한 뒤 주가가 목요일에 약 11% 급락했고, 이 여파로 엔비디아와 코어위브(CoreWeave) 등 AI 관련 종목들이 동반 하락했다. 투자자들은 오라클의 부채 부담이 빚어낸 확장 전략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오픈AI는 12월 초 새로운 모델인 ChatGPT-5.2를 공개했다. 회사는 이 모델이 일상적 전문 업무에 가장 적합한 시스템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오픈AI는 디즈니(Disney)와 3년간 $10억 규모의 콘텐츠 및 지분 거래를 체결해 Sora AI 비디오 생성기와 관련한 협업을 발표했다.
알트먼은 구글의 경쟁 위협을 과소평가하지 않으면서도, Gemini의 출시가 오픈AI의 지표에 초기 우려만큼의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경쟁 위협이 발생하면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으며, 회사는 1월까지 코드 레드 상태를 벗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용어 설명
공공이익법인(Public Benefit Corporation, PBC)은 기업의 영리 활동과 동시에 명시된 공공적 이익을 추구하도록 설계된 법적 구조다. 오픈AI의 경우 비영리 지배구조와 영리 사업부의 결합을 통해 외부 투자를 유치하면서도 창립 목적을 일정 부분 유지하려는 의도가 반영되어 있다.
대규모 언어 모델(LLM: Large Language Model)은 방대한 텍스트 데이터를 학습해 자연어 생성 및 이해 능력을 가지는 인공지능 모델을 뜻한다. GPT 계열과 클로드 계열 모델이 대표적이다.
에이전트형 AI(agentic AI)는 특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스스로 계획을 수립하고 일련의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AI를 말한다. 업무 자동화, 개인 비서, 복잡한 데이터 분석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가능하다.
향후 경제적 영향과 시장 분석
오픈AI와 경쟁사들의 대규모 자본투입은 몇 가지 경제적 파급효과를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 첫째, 데이터센터와 맞춤형 반도체에 대한 수요 증가는 엔비디아, AMD, 브로드컴 등 칩 제조업체와 인프라 제공업체의 매출 증대로 이어질 것이다. 둘째, 클라우드 및 데이터센터 서비스 제공업체(예: 오라클,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는 장기 계약을 통해 안정적 매출을 확보하겠지만, 이 과정에서 대규모 부채와 자본 지출 부담이 단기 실적 변동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셋째, 기술주 밸류에이션은 AI 성장 기대감에 의해 계속해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으나, 투자자들은 수익성 전환 속도와 부채 부담, 계약 이행 리스크를 면밀히 평가할 것이다. 오라클의 사례처럼 장기 계약이 체결되더라도 분기 실적과 부채 비율에 대한 우려는 주가 급락을 초래할 수 있다.
넷째, 경쟁 심화는 단기적으로 R&D와 인프라 지출을 가속화시키며 비용 구조를 악화시킬 수 있다. 이는 일부 기업의 경우 수년간 현금 소모가 지속된 후 인수·합병(M&A)이나 전략적 제휴를 통한 재편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시장 선점에 성공한 기업은 플랫폼 지배력을 통해 막대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규제 측면도 중요하다. 초대형 AI 기업들의 시장 지배력 확대는 반독점 및 공공 이익 관련 규제 논의를 촉발할 수 있으며, 이는 장기적인 사업 모델과 밸류에이션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결론
출범 당시 비영리 이상을 표방했던 오픈AI는 10년 만에 사실상 글로벌 AI 경쟁의 중심으로 이동했다. 창업자들 사이의 결별과 소송, 그리고 대규모 자본투입 경쟁은 AI 생태계의 구조적 변화를 보여준다. 오픈AI와 경쟁사들이 향후 몇 년간의 투자와 기술 개발을 통해 시장을 어떻게 재편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지만, 그 영향은 반도체·클라우드·콘텐츠 산업 전반에 걸쳐 장기적으로 크고 복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