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D.C.의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본관인 마리너 S. 에클스(Federal Reserve Board Building) 건물에 대한 보수공사가 계속되고 있다.
사진 설명: 2025년 12월 9일 워싱턴 D.C.에서 촬영된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본관 전경. (Andrew Harnik | Getty Images)
2025년 12월 11일, CNBC 보도에 따르면, 연방준비제도(Fed)는 목요일 지역 연방은행장 12명 가운데 11명을 재임명하기로 결정하며 중앙은행 내에서의 소규모 드라마를 종결지었다. 이번 결정은 평소보다 다소 이른 시점에 이뤄졌다.
만장일치 표결로, 연방준비제도 이사회의 7명 이사들은 해당 지역은행장 및 이들 지점의 부총재들을 포함한 간부진을 유임하기로 했다. 연임 명단에는 애틀랜타 연방은행장은 포함되지 않았는데, 이는 애틀랜타 연은장 라파엘 보스틱(Raphael Bostic)이 2026년 2월에 은퇴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지역 연방은행들은 각기 독립적으로 운영되며 은행장이 자체적으로 선임되지만, 이들의 최종 임명은 워싱턴 D.C.에 있는 이사회(Board of Governors)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은행장들의 임기는 5년이며, 이번 임기 시작일은 2026년 3월 1일로 지정됐다. 또한 이사회는 필요 시 언제든지 이들을 해임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다.
통상적으로 연준은 해당 임기가 만료되는 2월 28일에 더 가까운 시점에 재임명 여부를 발표해 왔다. 역사적으로 이들 임기는 연도가 1이나 6로 끝나는 해에 만료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 조치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잠재적 개입 가능성에 대한 추측도 배경으로 존재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연준에 대해 강한 비판적 입장을 취해왔고, 일부에서는 그가 금리결정 과정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지역 연은장들을 교체하려 할지 모른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연준의 핵심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기구로서, 표결 멤버는 의장, 다른 6명의 연준 이사, 뉴욕 연은 총재 및 나머지 4개 지역 연은 총재가 순환 방식으로 참여하는 구성이다.
이번 만장일치 표결에는 트럼프 정부 시절에 임명된 스티븐 미란(John Stephen Miran) 이사도 포함됐다. 미란 이사의 임기는 내년 1월에 만료될 예정이었다. 이러한 결의는 연준 내부의 절차적 안정성을 강조하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한편, 최근 재무장관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는 뉴욕 연방은행이 연준 내에서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불만을 표명한 바 있다. 그 지적의 핵심은 몇몇 연은장이 과거 뉴욕 연은의 주요 직책을 맡았던 인물이라는 점이다. 예를 들어 로리 로건(Lorie Logan)은 과거 뉴욕 연은의 트레이딩 데스크를 책임졌고 현재는 댈러스 연은을 이끌고 있으며, 전 골드만삭스 임원 출신인 베스 해맥(Beth Hammack)은 현재 클리블랜드 연은을 이끌고 있다.
베센트 장관은 지역 연은장들이 해당 지역에 최소 3년 이상 거주해야 한다는 규정을 도입하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 제안은 지역 대표성 강화와 뉴욕 중심화 문제를 완화하기 위한 취지로 해석된다.
용어 설명 및 제도적 구조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 System, 줄여 연준)는 미국의 중앙은행 체계로, 이사회(Board of Governors)와 12개 지역 연방준비은행(Regional Federal Reserve Banks)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지역 연은은 자체적인 경영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지역경제에 대한 정보 수집과 감독, 결제시스템 운영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다만 지역 연은의 주요 인사 임명은 이사회가 최종 승인한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ederal Open Market Committee, FOMC)는 연준의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핵심 기구다. 위원회는 연준 의장과 이사회 이사들, 뉴욕 연은 총재 및 다른 지역 연은 총재들(순환 방식으로 선출)을 포함해 구성된다. 따라서 지역 연은 총재들의 구성은 금리 결정 과정에 실질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시장·정책적 함의 분석
이번 11명의 재임명 결정은 단기적으로는 연준의 정책 연속성과 예측 가능성을 제고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준 내부에서 기존 인사들을 유지함으로써 정책 리스크가 급격히 증가할 가능성은 낮아지며, 이는 채권시장과 금리 민감 자산에 안정적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 특히 금리결정에 직접 참여하는 FOMC 구성의 연속성은 시장참여자들의 기대 형성에 중요하다.
다만 뉴욕 연은의 영향력에 대한 논란과 지역 대표성 강화 요구는 향후 인사 관행 및 제도 개편 논의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만약 거주요건 등 지역 대표성 강화를 위한 규제가 도입된다면, 향후 연은장 선임 과정에서 지역 내 전문성 및 지역경제 연관성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다. 이는 중장기적으로 연준의 정책 판단에 지역적 요소가 반영되는 정도를 변화시킬 수 있다.
금융시장 측면에서는 불확실성 완화가 단기적 안정 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제도적 변화(예: 거주요건 도입 등)가 현실화될 경우에는 특정 지역은행의 리더십 교체 가능성이 커지고 이는 단기적 변동성을 촉발할 수도 있다. 또한 연준 의사결정 과정의 구성 변화는 장기적으로는 통화정책의 방향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채권收益률, 은행주 및 통화가치에 미세한 구조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결론
연준의 이번 결정은 현시점에서 제도적 안정성을 유지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11명의 지역 연은장이 유임된 것은 연준의 정책 연속성을 담보하는 한편, 뉴욕 연은의 상대적 영향력에 대한 논란 및 지역 대표성 확보 요구는 향후 제도적·정책적 논의의 핵심 의제로 남아 있다. 연준 인사 구성의 향방과 관련 제도 변화는 향후 통화정책 운용과 금융시장 반응을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