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결정에 주가 급등한 이유…연말 ‘멜트업’에 베팅할 때인가?

연방준비제도(Fed)의 회의 결과가 발표된 뒤 주식시장이 큰 폭으로 반등했다. 시장 예상대로 연준은 회의 종료 시점에 ‘매파적 인하(hawkish cut)’를 승인했지만, 투자자 신뢰에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연준이 함께 내놓은 여러 부대 발표와 연준 의장 제롬 파월(Jerome Powell)의 기자회견 내용이었다.

2025년 12월 10일, CNBC 보도에 따르면, 연준은 단기 금리 경로와 향후 정책 방향에 관한 요약문서인 Summary of Economic Projections(SEP)과 기자회견을 통해 시장에 추가적인 확신을 줬다. 연준은 단기적으로 미국 국채 매입을 재개하겠다고 밝히며, 매입 규모는 수개월 동안 «elevated»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다가 이후에는 «significantly reduced» (대폭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노동시장의 둔화를 여러 차례 강조하며 중앙은행이 경기 지원으로 정책 기조를 전환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파월 의장은 또 금리 인상 가능성을 사실상 배제하는 발언을 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현재로서는 금리 인상이 “누구의 기본 시나리오에도 없다(…not in anybody’s base case)”고 말했다. 연준의 SEP는 2026년에 한 차례의 금리 인하만을 전망했다. 그러나 시장은 더 많은 인하를 기대하는 분위기였다. CME FedWatch 도구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최근까지 내년(주: 2026년)에 두 차례 이상 금리 인하가 이뤄질 확률을 약 68%로 반영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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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반응과 전문가 평가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연준 발표가 주식시장에 단기적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Carson Group의 수석 시장 전략가 라이언 데트릭(Ryan Detrick)은 “파월 의장이 정확히 시장이 원하던 신호를 줬다. 시장은 원하는 금리 인하를 받았고, 비록 1월 인하가 기본 시나리는 아니지만 그 가능성에 찬물을 끼얹지는 않았다”라고 평했다. 같은 기관의 소누 바르그헤즈(Sonu Varghese)는 연준이 12월 인하를 단행했고, 2026년 인하 기대치를 크게 바꾸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명백히 온건한(dovish) 신호이며 주식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Powell got out his three wood and hit it right down the middle,” — Ryan Detrick, Carson Group

반면 신중론도 존재한다. Northlight Asset Management의 최고투자책임자 크리스 자카렐리(Chris Zaccarelli)는 연준이 계속해서 금리를 인하하는 동안 단기적 낙관론이 형성되는 것은 놀랍지 않지만, 투자자들이 금리 인하 경로가 예상보다 길어지거나 아예 실현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깨닫게 되면 낙관이 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노동시장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Siebert Financial의 최고투자책임자 마크 말렉(Mark Malek)은 파월 의장이 노동시장이 둔화되고 있음을 인정했지만 이를 ‘문제적’이라고 규정하기에는 이르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그는 노동시장의 악화는 대체로 두 가지 경로로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급격한 충격(예: 경기침체나 팬데믹)으로 인한 갑작스런 악화 또는 수요의 점진적 침식에 따른 서서히 진행되는 악화다. 두 경로 모두 궁극적으로 고용수요 약화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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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인공지능)과 생산성의 역할

일각에서는 인공지능(AI)으로 인한 생산성 향상이 주식시장 강세를 지속시키는 핵심 연료가 될 수 있다는 관점도 제시됐다. Fundstrat Global Advisors의 경제전략가 하르디카 싱(Hardika Singh)은 “AI가 주도하는 생산성 향상이 내년 금리가 충분히 빠르게 인하되지 않더라도 투자자들이 이를 간과하게 만들 만한 수준일 수 있다”고 말했다. 즉, 이번 시대의 강세장은 금리가 높아도 AI가 있다면 주식시장에 치명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추가 전문가 코멘트

Jeffrey J. Roach (LPL Financial 수석 이코노미스트): 현재 SEP는 이전 판보다 높은 성장, 낮은 인플레이션, 낮은 실업을 전망하면서도 연방기금금리 경로에 변화는 없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를 ‘골디락스(Goldilocks)’ 시나리오로 평가했다.

Sonu Varghese (Carson Group 글로벌 매크로 전략가): 연준이 12월 인하를 단행했고 2026년 인하 기대치를 유지한 점은 온건적 신호지만, 일부 위원들이 인하 중단에 찬성하는 등 내부 이견이 있어 실제 다음 인하는 1월이 아닌 3월로 밀릴 가능성도 제기했다.

Ellen Zentner (Morgan Stanley Wealth Management 수석 경제전략가): 연준이 금리 인하를 단행했지만 다소 매파적(hawkish) 패키지였다고 평가했다. 파월 의장이 추가 조치의 문을 완전히 닫지는 않았지만, 추가 행동을 위한 기준을 높였다는 점을 지적했다. 향후 경제성장은 견조할 것으로 예상되나 고용 증가가 동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용어 설명

‘매파적 인하(hawkish cut)’: 통상적으로 금리 인하는 완화적(dovish) 조치로 해석된다. 하지만 이번 표현은 연준이 금리를 인하했음에도 불구하고 향후 통화 긴축 가능성이나 인플레이션 우려를 충분히 고려해 완화 신호를 제한적으로 보냈다는 의미다. 즉, 인하 자체는 이뤄졌지만 추가 인하에 대한 문턱을 높인 스타일의 신호라는 뜻이다.

CME FedWatch: 시장이 연방기금금리에 대해 어떻게 가격을 매기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도구로, 선물시장 기반의 확률을 제시해 투자자들의 기대를 계량화한다.

Summary of Economic Projections (SEP): 연준 인사들이 내놓는 경제전망 요약으로 성장률, 실업률, 인플레이션, 그리고 연방기금금리의 중간값 전망 등이 포함된다. 투자자와 정책결정자들이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가늠하는 데 중요한 참고자료다.

‘멜트업(melt up)’: 통상적으로 펀더멘털 개선이 아닌 투자자 심리의 급격한 개선과 과매수로 주가가 빠르게 상승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연말에 역사적으로 주가가 강한 경향이 있어 ‘연말 멜트업’ 가능성이 거론된다.


향후 전망 — 시장과 경제에 미칠 영향의 체계적 분석

이번 연준의 발표는 단기적으로 주식시장에 긍정적 충격을 주었다. 연준이 금리 인하를 단행하고 국채 매입을 재개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유동성 확대 및 금융여건 완화이 예상되며, 이는 위험자산(주식)에 호재다. 특히 12월은 역사적으로 주식시장에 강세를 보이는 달이므로 연말 랠리가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중기적·장기적 관점에서는 몇 가지 리스크가 존재한다. 첫째, 연준의 SEP와 파월 발언은 2026년에 단 한 차례의 금리 인하만을 전망하고 있어, 시장이 기대하는 여러 차례의 신속한 인하 시나리오와는 거리감이 있다. 둘째, 노동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악화될 경우 소비와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 기업 실적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 셋째, 인공지능 등 생산성 향상이 주가를 지탱할 수 있다는 관점은 매력적이지만, 단기적 이익 증가가 지속가능한지 여부와 그로 인한 고용 구조 변화는 불확실성이 크다.

가능한 시나리오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긍정 시나리오: AI 주도 생산성 개선과 점진적 금리 인하로 기업 이익이 개선되고 투자자 심리가 계속되며 연말 멜트업이 현실화된다. 중립 시나리오: 금리 인하 속도가 느리거나 한 차례로 제한되지만 경제 성장은 유지돼 주식은 제한적 상승세를 보인다. 부정 시나리오: 노동시장 악화가 소비 둔화로 이어지고 금리 인하 기대가 꺾이면 주식시장은 조정을 받을 수 있다.

투자자 관점에서의 실용적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포지션 크기와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 단기적 대응으로는 이익 실현 및 변동성 대비 전략이 필요하다. 둘째, AI와 같은 구조적 성장 수혜업종에 대한 선별적 노출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타당성이 있다. 셋째, 노동시장 지표(고용보고서, 실업률, 임금지표)와 연준의 향후 성명·의장 발언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정책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해야 한다.


결론

연준의 12월 결정과 파월 의장의 발언은 단기적으로 주가 강세를 촉발했다. 다만 연준이 제시한 전망과 시장의 기대 사이에는 간극이 존재하며, 노동시장과 인플레이션 흐름, AI에 따른 생산성 변화가 향후 주가 향방을 결정할 주요 변수로 남아 있다. 투자자는 단기적인 낙관론과 구조적 리스크를 모두 고려해 신중히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