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중국이 내수(국내 소비)를 강화하고 성장의 원천으로서의 수출 의존도를 줄이는 전환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중국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경제 규모를 가진 만큼 수출에만 의존하는 성장 전략을 계속 유지하면 글로벌 무역 긴장을 심화시킬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2025년 12월 10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기자들에게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경제인 중국은 단순히 너무 커서 수출에서만 많은 성장을 창출하기 어렵다“며 “수출과 유사한 형태의 성장에 계속 의존하면 글로벌 무역 긴장을 악화시킬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중국이 수십 년에 걸쳐 추진해온 수출 의존 성장 구조의 전환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말하며, 이는 “중국에 유익하고 세계 경제에도 유익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러한 전환의 가속화는 “다른 국가들이 중국산 수출을 억제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도록 자극하지 않기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발언은 미·중(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나왔다. 유럽과 멕시코와 같은 국가들도 중국에서 수입되는 자동차 및 기타 상품의 물량연간 1조 달러를 넘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의 소비는 팬데믹 이후 전반적으로 부진한 상태를 보이고 있다. 이는 부분적으로 지속 중인 부동산 시장 침체가 가계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IMF는 이와 관련해 중국이 부동산 부문의 문제를 단호하게 해결하려면 향후 3년간 국내총생산(GDP)의 약 5%를 지출해야 할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IMF는 이 같은 재정 지출이 재정 정책과 산업 정책의 보다 엄격한 관리를 통해 달성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정책 입안자들이 분양 완료 전의 아파트 건설을 마무리하는 데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고, 생존 가능성이 없는(비지속 가능한) 중국 개발업자들이 시장에서 퇴출되도록 보다 결정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우리는 이를 좀비 기업(zombie firms)이라고 부른다. 음, 좀비들이 사라지게 하라(Well, let the zombies go away).”
IMF의 분석은 또한 사회 안전망에 대한 지출을 특히 농촌 지역에서 확대하면 중기적으로 소비를 최대 GDP의 약 3퍼센트포인트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IMF는 구체적인 정책 수단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도, 특히 기술 개발과 위안화(RMB)에 대해서는 시장 기능의 보다 큰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우리가 보고 싶은 것은 기초 체력(fundamentals)을 반영하는 시장 기반의 위안화 환율“이라고 언급했다.
IMF는 같은 날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중국의 물가 수준이 무역 상대국들에 비해 낮은 편이라고 지적하며, 이는 실질 환율의 절하를 초래해 수출을 강화하고 경상수지 흑자 증가에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 상향
IMF는 또한 내년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5%로 상향 조정했다. 이 수치는 국내 경기부양과 예상보다 낮은 관세 영향 등을 근거로 제시된 것이다. 이는 10월 IMF 전망치에 비해 0.3%포인트 상향된 수치다. IMF는 2025년 성장률 전망도 0.2%포인트 상향해 5%로 제시했다.
IMF는 중국의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이 내년에 평균 0.8%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이는 올해 수준인 0%에서 오르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같은 날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1월에 전년 대비 0.7% 상승해 거의 2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고 보고했다.
IMF는 베이징의 전환(transition) — 즉 더 많은 소비 주도 성장 모델로의 이동 — 이 “더 긴급하고 강력한” 경기부양책을 필요로 한다고 평가했다. 중국 지도부는 10월에 향후 5년간의 발전 목표에 소비 확대 노력과 기술 자립(tech self-sufficiency)을 포함시킬 것이라고 발표했으며, 최고 지도부는 이번 주 말에 2026년 경제 계획을 논의하기 위한 연례 회의를 열 것으로 예상된다.
IMF의 중국 방문(Article IV Consultation)
이번 발언은 IMF 대표단이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10일간 진행한 연례 중국 경제 검토, 이른바 Article IV Consultation을 마친 뒤 나왔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중국총리 리창(리치앙, Li Qiang)을 비롯해 부총리 허리펑(He Lifeng), 중국인민은행 총재 판공셩(Pan Gongsheng), 재정부 장관 란포안(Lan Fo’an), 상무부 장관 왕원타오(Wang Wentao) 등과의 논의에 참여했다.
리 총리는 화요일 베이징에서 게오르기에바 총재 및 다른 9개 주요 국제 경제기구 수장들과 만났다. 리 총리는 더 많은 협력을 촉구했으며, 올해의 경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이번 방문은 중국 담당 미션 책임자인 소날리 제인-찬드라(Sonali Jain-Chandra)가 이끌었으며, IMF의 수석 부총재인 댄 캇츠(Dan Katz)는 일부 일정에 합류해 중국 고위 관리들과 면담을 진행했다.
용어 설명
Article IV Consultation
Article IV Consultation은 IMF가 회원국의 거시경제 정책과 전망을 정기적으로 검토하는 절차를 말한다. 이 절차를 통해 IMF는 해당 국가의 경제상황에 대한 평가와 권고를 제시하며, 재정·통화·구조 정책에 대한 진단을 제공한다.
실질 환율 절하(real exchange rate depreciation)
실질 환율 절하란 한 나라의 통화가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구매력이나 물가차이를 고려한 후 상대적으로 낮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실질 환율이 절하되면 상대적으로 자국 상품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수출이 증가하고, 결과적으로 경상수지 흑자가 확대될 수 있다.
좀비 기업(zombie firms)
좀비 기업은 영업 활동으로 충분한 수익을 창출하지 못해 지속적으로 외부 지원이나 정부의 보호에 의존하는 기업을 지칭한다. 이러한 기업이 시장에 존속하면 자본과 자원이 비효율적으로 배분돼 경제 전반의 생산성을 저해할 수 있다.
시장 기반 위안화 환율
IMF가 언급한 “시장 기반의 위안화 환율”은 통화가 정부의 직접적 통제보다 시장의 수요·공급에 의해 결정되어 기초 경제지표(예: 물가, 경제성장률, 임금 등)를 반영하는 환율 체계를 의미한다.
분석적 함의
IMF의 권고는 중국 경제가 구조적 전환을 통해 내수 중심의 성장을 가속화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만약 중국이 수출 중심의 성장 모델을 빠르게 전환하지 못할 경우, 주요 교역 상대국들의 보호무역적 조처가 강화돼 중국과 세계 경제 모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반면 IMF의 성장률 상향 조정(2026년 4.5%, 2025년 5%)은 단기적 경기부양책과 낮은 관세 효과가 일정 부분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종합하면 IMF의 권고는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정리된다. 첫째, 부동산 부문 구조조정을 위한 충분한 재정 투입과 시장 기반의 정리(비생산적 기업 퇴출). 둘째, 사회 안전망 강화를 통한 소비 진작, 특히 농촌 지역의 복지 확충. 셋째, 환율과 기술 분야에서의 시장 기능 강화를 통한 장기적 체력 개선이다. 이러한 권고는 중국의 정책 선택이 향후 글로벌 교역 구조와 세계 경제의 안정성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