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이 2025년 12월 4일 인도 뉴델리의 팔람 공군기지(Palam Air Base)에 도착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로부터 환영을 받고 있다. 사진 제공: Grigory Sysoev | Via Reuters.
2025년 12월 5일, CNBC의 보도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인도에 대한 ‘중단 없는 연료 공급(uninterrupted shipments of fuel)’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이는 미국이 인도에 대해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줄일 것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다.
푸틴 대통령의 이 발언은 금요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의 공동 연설 중 나왔다. 이번 방문은 푸틴 대통령이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후 인도를 처음 방문한 일정의 일환이며, 당시의 침공은 광범위한 대러 제재를 촉발했다.
제재로 인해 러시아는 수출 시장을 다변화할 필요가 생겼다. 이 과정에서 인도는 중국에 이어 러시아 원유의 두 번째로 큰 구매국이 되었다. 핀란드 소재의 연구기관인 Centre for Research on Energy and Clean Air의 보고서를 인용하면, 2025년 10월 한 달 동안 인도는 러시아 원유 수출의 38%를 구매했다. 해당 수치는 국제 에너지·무역 흐름 변화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지난 10월, 당시 미 행정부의 조치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의 대형 석유기업 로스네프트(Rosneft)와 루쿠오일(Lukoil)에 제재를 가했다. 이와 앞서 8월에는 러시아산 석유를 구매하는 인도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가 있었다. 그러나 인도는 미국과의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동시에 연료 공급과 군사 장비 확보에서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어 외교적 균형을 유지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푸틴 대통령은 목요일 인도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인도 압박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미국은 여전히 자국 원자력 발전소를 위해 러시아로부터 핵연료를 구매한다. 만약 미국이 우리의 연료를 살 권리가 있다면, 인도가 같은 특권을 누리지 못할 이유가 무엇인가?”

원유 외에도 러시아의 로사톰(Rosatom)은 원자로를 인도로 인도하고 있으며, 보도에 따르면 타밀나두의 쿠단쿨람(Kudankulam) 원전에 사용되는 연료도 공급하고 있다. 쿠단쿨람 원전은 총 6,000MW의 결합 용량을 보유하고 있다.
용어 및 기관 설명
로사톰(Rosatom)은 러시아의 국가 원자력 기업으로 원자로 건설 및 핵연료 공급 등 원자력 관련 전반적인 활동을 담당하는 조직이다. 쿠단쿨람(Kudankulam)은 인도 타밀나두 주에 위치한 대형 원자력 발전단지로, 기사 본문에 언급된 바와 같이 총 6,000MW의 결합 전력 용량을 지녔다. Centre for Research on Energy and Clean Air는 에너지 및 대기오염 관련 데이터를 분석하는 연구기관으로, 국제 에너지 흐름과 제재의 영향을 추적하는 보고서를 발행한다.
푸틴 대통령은 인도와의 에너지 협력을 강조하며, 모스크바는 인도의 에너지 발전에 필요한 석유, 가스, 석탄 등 모든 자원을 신뢰할 수 있는 공급원이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러시아가 에너지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전략적 의지를 재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인도는 지난달 미국과의 관계 회복 차원에서 ‘역사적 거래(historic deal)’을 발표했다. 인도 국영 석유기업들이 미국으로부터 연간 약 220만 톤(2.2 million tonnes per annum) 규모의 액화석유가스(LPG)를 1년간 수입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이 거래는 인도의 에너지 조달처 다변화 시도 및 미·인 관계 개선의 일환으로 평가된다.
분석적 관찰
이번 푸틴 대통령의 공개 발언은 국제 제재와 지정학적 압력 속에서 에너지 공급선 확보를 둘러싼 국가 간 힘겨루기를 보여준다. 러시아는 제재로 인한 전통적 시장의 축소를 보완하기 위해 인도와의 거래를 확대해 왔으며, 인도는 가격 경쟁력과 공급 안정성, 군사적·외교적 관계를 모두 고려한 복합적 판단을 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자료에서 언급된 바와 같이 러시아의 대(對)중국·인도 원유 수출이 일시적인 변동을 겪을 가능성이 있으나, 공급 경로와 계약의 특성상 정상화되는 경향이 관찰될 수 있다.
이 사안은 에너지 시장뿐 아니라 국제정치·안보 분야에도 파급효과를 미칠 소지가 있으며, 인도는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서 전략적 균형을 유지하려는 복잡한 외교적 선택을 계속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