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NEXT 콘퍼런스에서 SAP 최고경영자 크리스티안 클라인(Christian Klein)이 유럽이 인공지능(AI) 분야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보다 통합된 시장과 완화된 규제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2025년 12월 4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클라인은 뉴욕에서 열린 로이터 NEXT 콘퍼런스에서 유럽이 빠르게 변하는 지정학적 환경에서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하면서도 동시에 “스스로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규제할 필요가 없는 곳까지 규제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초기 단계의 AI 기술이 확장할 수 있는 여지를 갖기 전에 엄격한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법제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더 많은 유럽이 필요하다, 그러나 단합된 유럽이 필요하다. 우리는 훨씬 적은 규제가 필요하다.”
클라인은 이 같은 주장을 통해 유럽 연합(EU) 내에서 단일 시장으로서의 기능을 강화하고 규제의 강도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클라인은 또한 유럽이 미국이나 중국의 전략을 단순히 복제하려 하기보다 자체 강점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뮌헨, 파리, 동유럽에 훌륭한 인재가 있다”며, “자동차·제조업 등 강력한 산업군이 있지만 높은 에너지와 인건비로 큰 압박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은 전문성과 데이터가 있는 수직적(Vertical) 활용 사례에 집중해야 하며, 단순히 더 많은 데이터센터를 짓는 데 치중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클라인의 발언은 브뤼셀(Brussels)이 EU의 핵심 입법안인 인공지능법(Artificial Intelligence Act)의 시행 계획을 재검토하는 가운데 나왔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는 11월에 기술 법률을 간소화하고 이 법안의 가장 엄격한 고위험 규칙 집행 시점을 2026년 8월에서 2027년 12월로 연기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이른바 “디지털 옴니버스(Digital Omnibus)”를 제안했다.
해당 고위험 규정은 생체정보 기반 신원확인(생체인식 ID), 채용 절차에서의 활용(구직·채용 응용), 보건 서비스, 사법·치안 업무 등 민감한 용도를 포함한다. 또한 이 패키지는 쿠키 동의 절차의 간소화와 함께 일반개인정보보호법(GDPR)을 일부 업데이트하여 구글(Google), 메타(Meta), 오픈AI(OpenAI)와 같은 기업들이 새로운 안전장치 하에 일부 개인 데이터를 AI 학습에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참고 설명: EU의 인공지능법은 AI 시스템의 리스크 수준에 따라 규제 범위를 달리하는 것을 골자로 한 유럽 차원의 규제안이다. 이 법안은 위험도가 높은 AI 응용에 대해 엄격한 의무와 감독을 부과하려 하며, 이는 개인정보 보호·안전성·투명성 확보를 목표로 한다. 디지털 옴니버스는 이러한 기술 규제를 보다 통합적이고 실무적으로 조정하려는 시도로서, 법 집행의 시점과 절차를 조정하는 역할을 한다.
전문적 통찰로서, 클라인의 발언은 유럽 내 산업계와 규제 당국 간의 균형 문제를 부각한다. 규제가 지나치게 엄격하면 혁신의 확산과 초기 스타트업·연구개발의 스케일업(scale-up)이 저해될 수 있지만, 반대로 규제가 느슨하면 개인정보 유출·차별·안전성 문제 등 사회적 리스크가 증대될 수 있다. 클라인이 지적한 대로 유럽이 보유한 산업별 전문성과 데이터 자산을 활용한 수직적 응용 분야에 투자하는 것은 에너지·인건비 구조상 비교우위를 살리는 현실적 전략으로 평가된다.
또한 규제 완화 요구는 단기적으로는 기업의 혁신 활동을 촉진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신뢰 기반의 규범과 국제적 조화가 병행되어야 경쟁력의 지속 가능성이 확보될 수 있다. 유럽이 단일시장과 규제 조화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개인정보보호·윤리적 사용·안전성 기준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가 향후 정책·산업 전략의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결론적으로, 클라인의 요구는 유럽의 정책 결정자들에게 명확한 선택을 제시한다. 즉, 더 큰 통합과 맞춤형 규제 완화을 통해 초기 AI 혁신의 확산을 촉진할지, 아니면 강화된 규제를 통해 사회적 위험을 최소화하면서 보다 신중하게 산업을 관리할지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결정은 유럽이 향후 글로벌 AI 경쟁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할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