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베른스타인(Bernstein) 애널리스트 데이비드 다이(David Dai)는 TSMC의 2nm 공정 정보 유출과 관련한 대만 검찰 기소가 도쿄일렉트론(Tokyo Electron)의 재무에 실질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으며, 오히려 주가에 남아있던 장기적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2025년 12월 3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대만 검사는 10월 2일 도쿄일렉트론의 대만 법인에 대해 국가보안법(National Security Act)과 영업비밀보호법(Trade Secrets Act) 위반 혐의로 기소를 발표했다. 베른스타인은 유죄가 확정될 경우 회사가 TW$120백만(대만달러, 미화 약 380만 달러)까지 벌금을 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베른스타인은 이 사건의 발단이 도쿄일렉트론의 전(前) 직원이 TSMC를 퇴사한 이후 현직 TSMC 엔지니어 2명과 공모해 고도화된 2nm 공정 데이터를 탈취했다는 혐의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베른스타인은 해당 사건 관련자 3명 모두가 “징역 7~14년 가능성”에 직면해 있다고 전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이 사건이 도쿄일렉트론의 재무에 미칠 파급효과를 우려했다. 특히 도쿄일렉트론이 TSMC의 최신 2025년 우수 공급업체(Outstanding Suppliers)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사실이 알려진 뒤 우려가 증폭됐다. 그러나 데이비드는 이번 기소가 최악의 시나리오보다는 가벼운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베른스타인에 따르면 기소장은 감독·관리상의 실패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검찰은 “일반적이고 주의적인 내부 규칙을 제외하면, 회사가 구체적인 예방 또는 관리 조치의 증거를 결여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법인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중요한 점은, 베른스타인이 강조한 대로 기소장이 도쿄일렉트론 또는 그 대만 법인의 조직적 관여를 지시·조장했다는 혐의는 포함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이 부분은 회사의 직접적 불법 행위 연루 여부를 판단하는 데 핵심적이다.
기소 범위가 제한적이라는 점을 근거로 베른스타인은 이번 사안이 “실질적 재무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도쿄일렉트론은 이미 공식적으로 이번 사안이 “재무실적에 영향이 없다”고 발표한 바 있다.
회사 규모에 비춰 잠재적 벌금이 크지 않은 점을 들어 베른스타인은 이번 전개가 정보 유출 사안을 정리하고 장기간 이어져온 불확실성을 제거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베른스타인은 도쿄일렉트론 주식에 대해 Outperform(시장수익률 상회) 등급을 유지했으며 목표주가를 39,400엔으로 제시했다.
용어 및 제도 설명
본 기사에 등장하는 2nm 공정은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회로 선폭과 관련된 기술 수준을 의미한다. 숫자가 작을수록 더 미세한 공정을 뜻하며, 미세화는 동일 면적에서 더 많은 트랜지스터를 집적할 수 있게 해 성능 향상과 전력 효율 개선을 가져온다. TSMC(타이완 반도체 제조사)는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에서 선도적 위치에 있으며, 선진 공정(예: 2nm)은 첨단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의 핵심이다.
국가보안법(National Security Act)과 영업비밀보호법(Trade Secrets Act)은 각기 국가 안보와 기업의 기술적 기밀 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법률이다. 영업비밀 침해 시에는 개인 또는 법인에 대해 형사처벌과 민사적 배상 책임이 따를 수 있다. 다만 본 사례에서 검찰은 주로 관리·감독상의 조치 결여를 문제 삼고 있어, 조직적 지시·조장 여부와는 구별되는 법적 쟁점이 부각되고 있다.
전문적 분석 및 시사점
이번 기소의 핵심은 법적 책임의 범위와 형태에 있다. ‘조직적 관여 없음’은 도쿄일렉트론이 직접적으로 지시하거나 이득을 얻기 위해 불법 행위를 계획했다는 혐의에서 벗어났음을 의미한다. 기업에 대한 책임이 주로 감독·관리 체계의 부실로 규정될 경우, 실무적으로는 내부 통제 강화, 준법감시 시스템 보완, 직원 교육 및 출입 통제·정보관리 프로세스 개선 등 비교적 경영 차원의 개선책으로 대응 가능하다. 이런 조치는 통상적으로 재무적 비용보다 운영·관리적 비용이나 평판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우선 고려된다.
또한, 잠재적 벌금 규모(대만달러 1억2천만 TW$, 미화 약 380만 달러)는 글로벌 장비·소재 기업인 도쿄일렉트론의 매출·영업규모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 따라서 베른스타인의 판단대로 “중대한 재무 영향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은 재무적 관점에서 타당성이 있다. 다만 사건이 향후 민사 소송 확대, 거래처와의 관계 변동, 수주 및 공급계약상의 불이익 등으로 연계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이러한 2차적 파급은 주로 시장의 신뢰와 공급망 관행에 대한 재평가를 통해 가시화될 수 있다.
시장 관점에서는 이번 기소가 오히려 불확실성 제거의 계기가 될 수 있다. 명확한 법적 판단과 회사의 보완 조치가 제시되면, 투자자들은 불확실성에 대한 프리미엄을 제거하고 기업의 밸류에이션을 재평가할 가능성이 있다. 베른스타인이 제시한 Outperform 등급 유지와 39,400엔 목표주가는 이러한 전개를 반영한 의견으로 해석된다.
결론적으로, 현재로서는 기소 내용이 조직적 유착이나 고의적 불법 행위를 입증하지 않으므로 즉각적이고 중대한 재무적 충격을 예상하기 어렵다. 다만 사건의 향후 전개 과정에서 나올 검찰의 추가 주장이나, 관련자들에 대한 형사 처분의 확정 여부, 민사적 청구의 제기 여부 등은 주시할 필요가 있다. 투자자는 당분간 회사의 공시와 검찰의 공식 발표, 그리고 도쿄일렉트론의 내부 통제 개선 조치 이행 상황을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