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BC, 임시 의장 브렌던 넬슨을 정식 의장으로 선임
셰계적인 금융기관 중 하나인 HSBC 홀딩스의 임시 의장인 브렌던 넬슨(Brendan Nelson, 76)이 깜짝 결정으로 정식 의장직에 올랐다. 이 발표는 아시아 중심 전략을 강조해 온 이 은행이 전임 의장인 마크 터커(Mark Tucker)의 후임을 물색한 지 약 7개월 만에 나왔다.
2025년 12월 3일,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HSBC는 홍콩증권거래소 제출 공시문에서 넬슨의 정식 의장 임명이 내부 및 외부 후보를 고려한 견실한 절차를 통해 결정됐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절차 내용은 추가 설명하지 않았다.
넬슨은 앞으로 조르주 엘헤데리(Georges Elhedery) 최고경영자(CEO)가 추진한 전략의 추가 이행을 감독하게 된다. 엘헤데리는 지난 2024년 10월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해 서구 지역의 사업을 축소하고 은행의 최대 시장인 아시아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전환한 바 있다.
HSBC는 글로벌 경기·정치적 불확실성 속에서 중국 내 사업을 확대하려는 시도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미국을 포함한 주요 경제권과의 무역·관세 갈등 심화는 은행의 미래 수익성 목표 달성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은행은 반기 실적 발표에서 경고했다. 은행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보도에서는 미국의 관세 영향이라고 표기)이 향후에는 유형자본이익률(Return on Tangible Equity) 목표인 중간대(미드티인) 수준 달성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런던에 본부를 둔 HSBC는 매출과 이익의 절반 이상을 아시아에서 창출한다. 최근 한 달 사이 일부 언론 보도는 복수의 외부 후보들을 이 의장 후보 선두주자로 지목했지만, 결국 내부 인사가 최종 선택되었다.
“이것은 전적으로 우발적이고 무계획적인 선임 절차로 보이며, 세계 금융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에 대한 승계 계획 부재를 시사한다.” — 존 크로닌(John Cronin), SeaPoint Insights 독립 은행 애널리스트
‘금융·감사 자격’
넬슨은 2024년 10월 1일부로 임시 의장 역할을 수행해왔으며, HSBC 이사회에는 2023년 9월 합류했다. 그는 KPMG에서 글로벌뱅킹 책임자 및 금융서비스 글로벌 책임자 등 고위직을 역임하며 영국 및 국제 금융·감사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쌓았다.
“임시 그룹 의장 역할을 맡은 이래 브렌던은 뛰어난 리더십 능력과 강력한 은행 업무 및 거버넌스 자격을 보여주었다.” — 앤 고드베히어(Ann Godbehere), 선임 독립이사(교체 절차를 주도)
한 헤지펀드 투자자는 넬슨의 의장 선임이 놀랍다고 평가하면서도 은행 입장에서는 ‘안전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해당 투자자는 언론과의 발언 권한이 없어 익명으로 발언을 요청했다.
넬슨은 HSBC의 첫 외부 출신 의장인 마크 터커가 은행에서 8년을 보낸 뒤 2025년 5월 사임 계획을 발표한 후 임시 의장으로 이동했다. 터커는 2025년 10월 1일에 보험사 AIA 그룹의 의장으로 복귀했다. 터커는 2010년부터 2017년까지 AIA의 최고경영자(CEO) 겸 사장을 역임한 바 있다.
넬슨은 거의 전 경력을 영국에서 보냈으며 공개적으로 아시아에서의 업무 실적을 갖고 있지 않다. 공시문에서 넬슨은 다음과 같이 밝혔다.
“이사회와 조르주, 그리고 보다 넓은 경영진과 협력하여 우리의 전략적·재무적 목표를 달성하는 데 계속 기여하기를 기대한다.” — 브렌던 넬슨
정식 의장으로서 넬슨은 엘헤데리 CEO가 중앙은행의 정책금리 인하로 인해 떨어지는 이자수익을 보완하기 위해 수수료 기반(fee-based) 수익을 확대하려는 노력을 감독하는 임무도 맡게 된다.
대대적 구조조정 배경
HSBC 주가는 홍콩에서의 장 초반 거래에서 대부분 보합권을 유지했다. 넬슨의 임명 발표 전 아침 거래 흐름과 대체로 일치했다.
엘헤데리는 2024년 9월 CEO로 취임한 이후 은행의 서구 시장 존재감을 축소하고 관리층 계층을 줄였으며 아시아로 전략적 전환을 가속화하는 대대적 구조조정을 시작했다. 이번 구조조정에는 유럽과 미주 지역의 인수합병(M&A) 및 일부 주식 관련 업무의 일부 철수가 포함됐다.
넬슨은 KPMG에서 25년 이상 고위직을 맡았으며 글로벌 뱅킹 의장과 금융서비스 글로벌 의장을 포함한 직책을 수행했다. HSBC 웹사이트에 따르면 그는 BP 및 NatWest Group의 이사회에도 재직한 경력이 있다.
은행 공시문은 넬슨이 그룹 감사위원회(Group Audit Committee) 의장직을 은행의 2025년 실적이 2026년 2월에 공시될 때까지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그 이후에는 해당 역할에서 교체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용어 설명 및 배경 정보
임시 의장(interim chair)은 정식 의장 선임 전 일정 기간 동안 의장 역할을 대행하는 직책이다. 기업지배구조 측면에서 임시 의장은 이사회 운영과 경영진 감독, 전략적 방향 설정의 핵심 역할을 수행하므로 정식 선임 여부는 주주와 시장의 신뢰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유형자본이익률(Return on Tangible Equity, RoTE)은 은행 등 금융기관이 무형자산(예: 브랜드 가치, 영업권 등) 가치를 제외한 유형자본에 대해 얼마만큼의 이익을 내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이다. HSBC는 중간대의 RoTE 목표를 공언해왔으며, 무역 갈등과 관세 등 외부 충격은 이 목표 달성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전문적 분석 및 시사점
넬슨의 정식 선임은 내부 안정성을 우선시하는 결정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은행이 지난 1년간 전개한 대규모 구조조정과 아시아 중심 전략 전환의 지속성을 확보하고, 이사회-경영진 간의 정책 일관성을 유지하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넬슨의 대부분 경력이 영국 기반이라는 점은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한 확장 전략을 감안할 때 일부 시장 참가자에게는 우려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글로벌 지정학적 긴장과 미·중 무역갈등, 관세정책의 변동성은 HSBC가 목표로 하는 수익성 수준을 달성하는 데 구조적 위험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엘헤데리의 수수료 기반 수익 확대 전략은 대출금리 하락기에서 수익을 보전하려는 합리적 대응이나, 단기간에 이를 충분히 확충하기 위해서는 자산·상품 포트폴리오의 재구성 및 대외 영업 전략의 세밀한 조정이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이사회가 공시에서 절차가 ‘견실했다’고 밝힌 점과 일부 외부 후보군을 검토한 사실은 존재하지만, 일부 애널리스트의 비판적 평가처럼 승계 계획의 투명성과 장기적 리더십 플랜에 대한 시장의 추가적 검증 요구는 남아 있다. 향후 HSBC의 2025년 실적 발표와 이사회 구성 변화의 세부 일정이 시장의 관심사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