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선물 가격이 공급 확대 전망에 압력을 받으며 하락했다. 3월물 ICE 아라비카(KCH26)는 -3.05센트(-0.80%) 하락 중이며, 1월물 ICE 로부스타(RMF26)는 전장 대비 -89달러(-1.99%)로 마감해 1주 저점을 기록했다. 시장은 EU의 산림벌채 규정(EUDR) 시행 1년 유예 결정과 베트남의 수확 가속 신호를 주된 하락 요인으로 해석하고 있다.
2025년 12월 2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EU 의회는 지난 수요일 산림벌채 방지 규정(EUDR) 적용을 1년 연기하기로 승인했다. 이 연기로 인해 아프리카·인도네시아·남미 일부 지역에서 산림벌채가 진행 중임에도 당분간 농산물(커피·대두·카카오 등) 대EU 수출이 지속될 수 있어, 커피의 공급이 풍부하게 유지될 가능성이 가격을 누르고 있다. EUDR은 EU로 반입되는 주요 원자재가 산림파괴에 연루되지 않았음을 추적·증명하도록 요구하는 규정이다.
베트남발 공급 압력도 두드러진다. 베트남 커피·카카오협회(Vicofa) 회장은 로부스타 수확의 10%가 완료됐으며, 건조한 날씨 전망으로 이달 중 수확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수출이 증가 궤도에 올라 있다고 진단했으며, 이에 따라 로부스타 선물은 추가 약세를 보였다.
다만 하락폭은 제한됐다. 브라질의 건조 우려가 완충 역할을 하고 있어서다. 민간 기상사 소마르 메테오롤로지아(Somar Meteorologia)는 브라질 최대 아라비카 산지인 미나스제라이스가 11월 28일로 끝난 주간에 20.4mm의 강수만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역사적 평균의 39% 수준으로, 개화·결실기에 필요한 수분이 부족할 수 있다는 경계심을 자극했다.
거래소 재고 축소도 가격을 지지하고 있다. 미국의 브라질산 커피 수입에 대한 관세 부과 이후, ICE 모니터링 재고가 빠르게 감소했다.
ICE 아라비카 인증 재고는 11월 20일 398,645포대로 1.75년래 최저를 기록했고, ICE 로부스타 재고는 오늘 4,120롯으로 11개월래 최저까지 감소했다.
관세 여파로 미국 바이어들이 브라질산 신규 계약을 취소하면서 미국 내 공급이 빠듯해졌다. 미국의 볶지 않은 생두의 약 3분의 1이 브라질산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영향은 적지 않다. 실제로, 8~10월 미국의 브라질산 커피 구매는 전년 동기 대비 52% 감소한 983,970포대로 집계됐다. 이 기간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가 발효된 시점과 겹친다.
한편, 중장기 공급 확대 신호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한다. 스톤엑스(StoneX)는 11월 19일 브라질의 새 마케팅 연도 2026/27 커피 생산량을 7,070만 포대로 전망했다. 이 중 아라비카 4,720만 포대로 전년 대비 +29% 증가를 예상했다.
베트남의 물량 증대도 가격에 부담이다. 11월 6일 베트남 통계청은 2025년 1~10월 커피 수출이 전년 대비 +13.4% 증가한 131만 톤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2025/26년 생산은 전년 대비 +6% 증가한 176만 톤(2,940만 포대)으로 4년 만의 최고치가 예상된다. Vicofa는 10월 24일 날씨가 우호적인 경우 2025/26년 산출이 전년보다 10% 많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베트남은 세계 최대 로부스타 생산국이다.
글로벌 공급 타이트닝 신호도 혼재한다. 11월 7일 국제커피기구(ICO)는 현재 마케팅 연도(10~9월) 세계 커피 수출이 전년 대비 -0.3% 감소한 1억3,865.8만 포대였다고 밝혔다. 이는 재고 축소와 맞물릴 경우 단기적으로 가격 하방을 지지할 수 있는 요소다.
브라질의 공식 전망도 엇갈린다. 9월 4일 브라질 농작물 전망기관 코나브(Conab)는 2025년 브라질 아라비카 생산 추정을 5월 3,700만 포대에서 -4.9% 낮춘 3,520만 포대로 하향했다. 브라질 2025년 전체 커피 생산도 5,570만 포대에서 5,520만 포대로 -0.9% 축소했다.
반면, 미국 농무부 해외농업국(FAS)은 6월 25일 2025/26 세계 커피 생산이 전년 대비 +2.5% 증가한 1억7,868만 포대로 사상 최대를 이룰 것으로 내다봤다. 세부적으로 아라비카는 -1.7% 감소한 9,702.2만 포대, 로부스타는 +7.9% 증가한 8,165.8만 포대로 견조한 로부스타 확대로 총량을 끌어올릴 것으로 봤다. 국가별로는 브라질 2025/26이 전년 대비 +0.5% 증가한 6,500만 포대, 베트남 2025/26은 +6.9% 늘어난 3,100만 포대로 4년래 최고 전망이다. 2025/26 기말재고는 +4.9% 증가한 2,281.9만 포대(2024/25의 2,175.2만 포대 대비)로 예측됐다.
용어·지표 해설
EUDR(EU 산림벌채 규정)은 EU로 수입되는 커피·카카오·대두 등 산지 추적 및 산림 비연루성을 증명하도록 요구하는 규정이다. 시행이 1년 유예되면서 단기적으로는 공급 차질 완화 요인이 된다. 아라비카는 향미가 섬세해 프리미엄을 받는 품종, 로부스타는 카페인 함량이 높고 생산성이 높아 인스턴트·블렌딩에 널리 쓰인다. ICE 인증 재고는 선물인수도 적격 원두의 거래소 보관량으로, 포대(bag)는 보통 60kg 단위, 롯(lot)은 거래소 규격 수량 단위를 뜻한다. 소마르 메테오롤로지아는 브라질 민간 기상사, 코나브는 브라질 정부 산하 작황예측기관, FAS는 미국 농무부 산하기관, ICO는 정부 간 협의체다.
시장 해설과 전망
단기 시황은 규제 유예(EUDR)와 베트남 수확 가속이라는 공급 우호 요인이 가격 하방 압력을 키우는 가운데, 브라질 건조와 ICE 재고 축소가 하단을 방어하는 엇갈린 구도다. 특히 미국-브라질 관세로 인한 미국 내 실수요 재고 타이트는 선물-현물 스프레드와 인도 부담을 자극할 수 있다. 반면, 2025/26 글로벌 생산 사상 최대 전망과 베트남 생산·수출 증가는 중기적으로 로부스타 중심의 공급 확장 신호로 해석된다.
투자자와 수요·조달 담당자는 미나스제라이스 강수의 회복 여부, 베트남 12월 수확·선적 속도, ICE 인증 재고의 저점 통과, 그리고 EUDR 최종 이행 일정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이들 변수는 아라비카-로부스타 스프레드의 방향성과 커머셜 헤지 수요를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미국의 브라질산 관세가 유지되는 동안에는 지역별 물류 동선 재편과 원산지 다변화에 따른 상대 가격 변동성에도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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