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FPC, 은행 자본 벤치마크 14%→13% 하향…가계·기업 대출 활성화 유도

영국 금융정책위원회(FPC)영국 은행 자본요건 벤치마크를 위험가중자산(RWA)의 14%에서 13%로 낮췄다. 이번 조정은 가계와 기업에 대한 대출을 보다 원활히 지원하도록 은행의 자본 활용에 대한 확신을 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

2025년 12월 2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 결정은 영란은행(BoE)의 ‘Financial Stability in Focus’ 보고서에서 발표됐다. 보고서는 벤치마크 하향이 영국 은행 시스템의 구조와 리스크 관리가 2015년 첫 벤치마크 설정 이후 진전되었다는 FPC의 평가를 반영한다고 밝혔다.

FPC는 은행권의 위험 측정 역량 개선과 일부 대형 은행의 체계적 중요도(systemic importance) 축소를 근거로 제시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이 보유한 자본을 보다 자신 있게 실물경제로 흘려보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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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다음과 같이 명시했다. “FPC의 벤치마크가 낮아진 만큼, 은행들은 영국의 가계와 기업에 대한 대출을 위해 자신들의 자본자원을 활용하는 데 있어 더 큰 확실성과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이번에 제시된 Tier 1(기본자본) 자본요건 13% 벤치마크기본 ‘최적’ 수준 11%(영국의 경기대응적 자본완충장치중립 수준 포함)에, 위험 측정의 공백을 보정하기 위한 추가 2%포인트를 더해 도출됐다. 이는 측정상 불확실성을 완충하면서도 실물경제 지원 능력을 유지하는 균형점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FPC는 바젤 3.12027년 1월 영국에 도입되면, 규제 개편으로 위험 측정이 더 정교해져 건전성규제청(PRA)최저요건을 약 0.5%포인트 낮출 수 있게 되며, 그 결과 시스템 전반의 자본요건이 약 13% 수준으로 수렴할 것으로 내다봤다. 즉, 국제 기준 정합성 제고와 모형 개선이 자본요건의 체계적 합리화를 이끌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위원회는 자본요건을 이번 벤치마크(13%)보다 유의미하게 낮추는 경우, 금융불안정 위험이 커져 장기 기대 GDP가 크게 감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단기 신용공급 확대의 유인이 과도한 레버리지와 변동성 확대를 초래해, 결과적으로 성장경로를 훼손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보고서는 자본체계를 더욱 효과적으로 만들기 위한 후속 검토 과제도 제시했다. 핵심은 규제 완충자본(buffer)의 활용성 제고와, 영국 내 레버리지비율(leverage ratio) 제도의 운용 방식 재점검이다. 이는 스트레스 상황에서 완충자본이 실제로 사용되도록 장벽을 낮추고, 단순자본규제가 위험기반 규제와 어떻게 조화될지를 다시 설계하겠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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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은행 자본여력과 주주환원

영국 은행들은 현재 각 기관별 편차가 큰 가운데, 요건 대비 약 RWA의 2% 수준자본 헤드룸(headroom)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아울러 최근 3년간 주요 영국 은행들이 자사주 매입과 배당을 통해 약 900억 파운드(£90bn)를 주주에게 환원했다고 FPC는 밝혔다. 이는 규제상 여력이 일정 수준 유지되어 왔음을 시사하는 동시에, 향후 자본배분의 우선순위가 대출 확대와 주주환원 사이에서 조정될 수 있음을 암시한다.


용어와 제도의 맥락 설명

금융정책위원회(FPC)는 영란은행 내 거시건전성정책을 담당하는 기구로, 금융시스템 전반의 안정성 위험을 식별·완화하는 역할을 맡는다. 위험가중자산(RWA)은 자산별 위험도를 반영해 가중치를 부여한 총자산으로, 자본비율의 분모가 된다. 비율이 같은 자본이라도, RWA 산정이 보수적일수록 요구되는 자본 수준은 높아진다.

Tier 1(기본자본)은 손실흡수력이 높은 보통주자본(CET1)과 추가기본자본(AT1)을 포함하는 핵심자본이다. 경기대응적 자본완충장치(CCyB)는 경기 국면에 따라 추가 자본을 쌓거나 풀어, 위기 시 신용경색을 완화하는 장치다. 중립 수준은 경기중립적 환경에서 적정하다고 판단되는 기준치로 이해하면 된다.

레버리지비율은 위험가중을 고려하지 않고 총노출액 대비 자본을 보는 단순자본규제로, 위험가중 규제의 보완재다. 위험모형이 과소추정될 가능성을 제어하고, 복잡한 포지션의 누적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바젤 3.1은 위험가중 및 시장·운영리스크 산정의 표준을 정교화해, 측정 일관성을 높이는 국제 규제개편안이다. 건전성규제청(PRA)은 영란은행 산하 미시건전성 감독당국으로 은행별 최소요건 설정과 감독을 수행한다.


전문가적 시각: 정책 의도와 파급경로

벤치마크의 1%포인트 하향은 상징성과 실무적 신호효과가 크다. 첫째, 은행들은 규제상 여유자본을 대출 포트폴리오 확장에 투입할 유인을 더 갖게 된다. 둘째, 완충자본의 ‘사용 가능성’을 공식화함으로써, 스트레스 구간에서도 대출공급이 급격히 위축되지 않도록 장치를 보강한다. 셋째, 바젤 3.1이 예정대로 2027년 1월 시행되어 위험측정의 보수성과 일관성이 향상되면, 최저요건 0.5%포인트 인하 여지가 생겨 시스템 자본비율이 자연스럽게 13% 수준으로 정렬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FPC가 선을 그은 바와 같이 벤치마크 이하의 과도한 완화는 금융불안정 리스크를 높여 장기 기대 GDP를 훼손할 수 있다. 이는 단기적으로 신용이 늘어도, 위험가격 산정이 느슨해질 경우 장기적 손실흡수능력이 약화되고, 충격 시 신용수축과 자산가격 조정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음을 경고한다. 결과적으로 이번 조정은 ‘대출 활성화’와 ‘금융안정’ 사이의 균형점을 정교하게 재설정하려는 시도라 할 수 있다.

주주환원 측면에서는 최근 £90bn 규모의 배당·자사주 매입이 확인된 만큼, 자본 배분의 우선순위가 시장의 관심사다. 벤치마크 하향이 신용공급 확대로 더 많이 연결될지, 아니면 추가적인 환원정책으로 이어질지는 각 은행의 리스크 선호도, 자본모형, 자산구성에 따라 상이하게 전개될 수 있다. 기관별 편차가 크다는 점은 동일한 정책 신호라도 은행별 전략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핵심 포인트 요약

— FPC, 자본요건 벤치마크RWA의 14%→13%로 하향, 대출 촉진 신호.

— 13%는 기본 최적 11% + 측정 공백 보정 2%p로 구성.

바젤 3.1 영국 시행 시점(2027년 1월)에 시스템 자본요건이 약 13%로 수렴 전망, PRA는 최저요건을 약 0.5%p 낮출 여지.

— 벤치마크 대비 과도한 인하는 장기 기대 GDP의 유의미한 감소 초래 가능성.

— 영국 은행, 요건 대비 약 2%p 헤드룸 보유; 최근 3년간 주요 은행이 £90bn을 배당·자사주 매입으로 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