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중앙은행(Bank of England, 이하 BoE)이 올해 영국 금융시스템의 리스크가 상승했다고 평가했다. BoE는 특히 인공지능(AI) 투자 관련 고평가, 대기업 대상 고위험 대출(프라이빗 크레딧 등), 그리고 정부채권(영국 길트) 관련 일부 거래에서 취약성이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BoE가 반기마다 발간하는 금융안정보고서에 담긴 핵심 메시지다.
2025년 12월 2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BoE는 최신 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영국 금융시스템이 직면한 위험도가 올해 들어 높아졌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AI 테마 관련 기업 밸류에이션의 과도한 팽창과 대기업을 겨냥한 위험성 높은 대출, 그리고 정부채권 시장의 일부 거래를 리스크의 구체적 원천으로 제시했다.
“2025년 동안 금융안정에 대한 위험이 증가했다.”
BoE는 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이같이 평가했다. 이어 글로벌 차원의 위험 요인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며, 세계 거시경제 전망을 둘러싼 상당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위험은 여전히 고조되어 있으며, 글로벌 거시경제 전망에는 실질적인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 핵심 위험 원천에는 지정학적 긴장, 무역 및 금융시장의 분절화, 그리고 국가채무 시장에 가해지는 압력이 포함된다.”
BoE는 이렇게 명시하며, 영국 내외의 복합적 요인이 금융안정 환경을 흔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핵심 포인트 1: AI 투자 관련 ‘고평가(Valuation Stretch)’해설
BoE가 언급한 ‘AI 투자 관련 기업의 고평가’는 주가와 기업가치가 기초 펀더멘털 대비 과도하게 높아진 상태를 의미한다. 이는 특정 혁신 테마에 자금이 집중될 때 자주 관찰되는 현상으로, 가격 변동성 확대와 급격한 조정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AI 생태계에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반도체, 클라우드 인프라, 데이터센터, 소프트웨어 플랫폼 기업 등이 이러한 밸류에이션 스트레칭의 영향을 받는다. BoE의 지적은 해당 섹터에 대한 과열 신호를 정책 당국 차원에서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AI와 같은 혁신 분야에서는 수익 실현까지의 시간지연과 경쟁 구도 변화가 실적 가시성을 낮출 수 있다. 이 경우 가격이 앞서 달리는 국면에서 예상치 못한 밸류에이션 재조정이 발생할 수 있으며, 레버리지(차입) 투자나 파생상품을 통한 익스포저가 누적된 상태라면 시장 충격은 더욱 증폭될 수 있다.
핵심 포인트 2: 대기업 대상 고위험 대출과 프라이빗 크레딧용어 설명
원문은 “risky lending to big companies”를 위험 요인으로 지목한다. 이는 은행권 외부에서 이루어지는 프라이빗 크레딧(private credit)과 같은 비은행권 대체대출을 포함해 이해할 수 있는 영역이다. 프라이빗 크레딧은 사모펀드·자산운용사 등이 직접 기업에 대출하는 구조로, 상대적으로 유연한 조건과 신속성으로 성장해왔다. 그러나 공개시장의 감시·공시 체계가 제한적이며, 계약 구조가 복잡하고, 담보·보호조항(코버넌트)의 질이 천차만별이라는 특징이 있어 경기 둔화 국면에서 부도율 상승·회수율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대기업이라 하더라도 차입구조가 복잡하고 금리 환경이 높게 유지될 경우 현금흐름 압박에 직면한다. 이때 대출자(대체신용 펀드 등)와 차입자 간의 이해관계가 상충할 수 있고, 재무재조정이 지연되면 손실 인식이 늦어지는 발목잡힌 유동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BoE의 경고는 이러한 신용 사이클 후반부 리스크를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핵심 포인트 3: 정부채권(길트) 시장의 일부 거래, ‘길트 레포’의 맥락개념
영국 정부채권은 통상 길트(gilt)로 불린다. 레포(repo)는 채권을 담보로 단기 자금을 조달·운용하는 거래로, 금융시장의 기본적인 유동성 메커니즘을 이룬다. 기사 제목에서 언급된 길트 레포는 영국 국채를 담보로 한 환매조건부 거래를 가리키며, 통상적으로는 안정적 자금조달의 통로지만, 특정 환경에서는 담보 가치 변동성, 마진콜 확대, 헤어컷 상향 등을 통해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BoE가 지적한 “정부채권 시장의 일부 거래”는 이러한 레포·증거금 구조의 취약성과 연동될 수 있으며, 담보 중심의 유동성 스트레스가 금융기관 간 상호연계성을 통해 파급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요컨대, 담보의 가격이 급변하면 레버리지 포지션이 연쇄적으로 축소되고, 이는 채권·파생상품·외환 등 주변 시장으로 전염될 수 있다. 이러한 구조적 메커니즘은 거시적 충격이나 정책 불확실성이 확대될 때 더욱 도드라진다.
글로벌 위험 환경: 지정학, 분절화, 국채시장 압력
BoE는 글로벌 차원의 위험을 지정학적 긴장, 무역·금융시장의 분절화(fragmentation), 그리고 주권(국가) 부채시장에 대한 압력으로 요약했다. 지정학 변수는 에너지·원자재 가격 경로와 공급망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며, 분절화는 자본 이동의 마찰 비용을 늘려 금융조건의 이질화를 심화시킨다. 주권채시장 압력은 금리 변동성 확대, 국채 수급의 왜곡, 그리고 재정 지속가능성 논란을 통해 금융기관의 보유자산 평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
BoE의 진단은 이러한 글로벌 충격이 영국 금융시스템의 복원력을 시험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높은 금리 수준의 지속과 성장 둔화가 맞물릴 경우, 취약 섹터 노출이 큰 금융기관·투자펀드·기업부문에서 스트레스가 비대칭적으로 커질 소지가 있다.
용어 정리독자 가이드
프라이빗 크레딧: 은행이 아닌 자산운용사·사모펀드 등이 기업에 직접 대출하는 시장을 말한다. 공시가 제한적이고 계약이 비표준화되어 있어 경기 하강기에 손실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길트(gilt): 영국 정부가 발행하는 국채의 통칭이다. 길트 레포는 길트를 담보로 한 환매조건부(레포) 거래로, 단기 유동성 조달의 핵심 수단이다.
밸류에이션 스트레칭: 주가나 기업가치가 실적·현금흐름 등 펀더멘털 대비 과도하게 높아진 상태를 뜻한다. 테마형 상승장에서 빈번하게 관찰되며, 조정 시 변동성이 커진다.
독자에게 유의미한 시사점
첫째, 테마 과열은 시스템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 AI 관련 자산의 급격한 리프라이싱(가격 재산정)은 레버리지·파생상품 포지션을 통해 금융시장 전반의 변동성으로 확산될 수 있다.
둘째, 비은행권 신용 중개의 확대는 금융중개 구조를 다변화하는 한편, 공시·투명성의 제약 때문에 충격이 누적되다 한꺼번에 표면화될 위험이 있다. 대기업 대상 대출이라도 금리·환율·수요 둔화가 겹칠 경우 리스크 전이가 나타날 수 있다.
셋째, 담보 기반 유동성에 의존하는 레포·증거금 체계는 평시에는 효율적이지만 스트레스 시 증거금 요건 상향, 헤어컷 확대, 마진콜 급증으로 변동성을 증폭시킬 수 있다.
기사의 사실관계 요약원문 기반
BoE는 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서 “2025년 동안 금융안정에 대한 위험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BoE는 AI 투자 기업의 고평가, 대기업 대상 위험 대출, 정부채권 시장의 일부 거래를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 또한 “글로벌 위험이 여전히 고조되어 있으며 거시경제 전망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며, 지정학적 긴장, 무역·금융시장 분절화, 주권채시장 압력을 핵심 원천으로 들었다. 본 보도는 2025년 12월 2일 로이터가 런던에서 전했다.
참고: 본 기사는 원문이 전한 사실과 직접 인용을 충실히 번역·정리했으며, 용어 해설·맥락 설명은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일반적 설명이다. 구체적 투자 판단은 각자의 책임 하에 이뤄져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