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아 선물 가격이 글로벌 잉여 축소 기대에 힘입어 상승 마감했다. 현지시간 월요일, ICE 뉴욕 3월물 코코아(CCH26)는 +52포인트(+0.94%) 올라 마감했고, ICE 런던 3월물 코코아 #7(CAH26)도 +24포인트(+0.59%) 상승했다. 뉴욕 선물은 2주래 최고가를, 런던 선물은 1.5주래 최고가를 기록하며 지난 금요일의 급등 흐름을 이어갔다.
2025년 12월 1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상승세의 배경에는 국제코코아기구(ICCO)의 최신 전망 조정이 있다. ICCO는 지난 금요일, 2024/25 시즌 글로벌 코코아 잉여 전망치를 14만2,000톤에서 4만9,000톤으로 하향했고, 동 시즌 생산 전망치도 484만톤에서 469만톤(4.69 MMT)으로 낮췄다. 이 같은 공급 측 타이트화 신호가 선물가격에 지지로 작용했다.
코트디부아르(아이보리코스트)의 항만 도착 물량 감소도 상승 모멘텀을 키웠다. 월요일 발표된 정부 통계에 따르면, 10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신규 마케팅 연도 동안 농가가 항만으로 반입한 코코아는 718,451톤으로, 전년 동기 734,026톤 대비 -2.1% 감소했다. 코트디부아르는 세계 최대의 코코아 생산국이다.
미국 항만에 보관된 ICE 모니터링 코코아 재고도 가격을 떠받쳤다. 지난 수요일 기준 재고는 1,709,185 포대로 8.5개월래 최저를 기록했다. 선물시장에서 등록 재고의 축소는 즉시 인도가능 물량 부족 우려를 키우며 현·선물 스프레드와 베이시스에 강세 요인으로 작용한다.
다만 불과 얼마 전까지는 충분한 글로벌 공급 전망이 가격을 압박했다. 11월 19일, 서아프리카의 풍작 기대가 부각되면서 코코아 가격은 최근월물 기준 1.75년래 저점까지 급락했다. 코트디부아르 농가들은 코코아 나무 생육이 양호하며, 최근 건조한 날씨가 수확 콩의 건조에 도움이 됐다고 전했고, 가나 농가들도 우호적 기상 덕분에 코코아 꼬투리(팟)가 빠르게 발달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몬델레즈(Mondelez)는 서아프리카의 최신 코코아 팟 카운트(나무당 꼬투리 수)가 5년 평균 대비 7% 높고, 작황은 작년보다 “유의미하게 더 높다”고 밝혔다.
코트디부아르의 주요작(메인 크롭) 수확이 막 시작되었으며, 현지 농가들은 품질에 대해 낙관적이라고 전했다.
정책 변수도 가격에 영향을 주고 있다. 유럽의회는 지난 수요일, EUDR(산림벌채 방지 규제)의 1년 시행 연기를 승인했다. EUDR은 대두·코코아 등 EU로 수입되는 주요 원자재가 연관된 산림벌채를 추적·완화하려는 규제다. 시행 연기로 인해 아프리카·인도네시아·남미 등 일부 산림벌채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이 당분간 EU로 계속 유입될 수 있어, 단기 공급 여력이 유지되는 요인으로 해석됐다.
또한 11월 14일,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내 재배되지 않는 상품(코코아 포함)에 대한 상호 10% 관세와 브라질산 식품 수입에 대한 40% 관세를 철회한다고 밝힌 이후, 코코아 가격에는 하방 압력이 가해졌다. 브라질은 세계 코코아 생산 상위 10개국에 포함된다.
수요 측 신호는 여전히 엇갈린다. 10월 30일, 허쉬(Hershey) 최고경영자는 올해 핼러윈 시즌 초콜릿 판매가 “실망스러웠다”고 밝혔다. 2024년 미국 연간 캔디 판매의 약 18%가 핼러윈에 집중되며, 이는 크리스마스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비중이다. 한편, 아시아 코코아협회는 10월 17일 3분기 아시아 그라인딩(원두 분쇄) 물량이 전년 대비 -17% 감소한 183,413톤으로, 9년 만에 최저의 3분기였다고 발표했다. 유럽 코코아협회도 10월 16일 3분기 유럽 그라인딩이 -4.8% 감소한 337,353톤으로, 10년 만에 가장 낮은 3분기였다고 밝혔다. 전미과자협회(NCA)는 북미 3분기 그라인딩이 +3.2% 증가한 112,784톤이라고 밝혔으나, 신규 보고기관 편입으로 통계가 왜곡되었다고 덧붙였다. 관련해, 리서치업체 서카나(Circana)에 따르면 9월 7일까지 13주 동안 북미 초콜릿 캔디 판매량은 전년 대비 -21% 이상 감소했다.
공급 측면에서 나이지리아 변수가 주목된다. 세계 5위 코코아 생산국인 나이지리아의 코코아협회는 2025/26 시즌 생산이 전년 대비 -11% 감소한 305,000톤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2024/25 시즌 전망치는 344,000톤). 같은 맥락에서, 나이지리아의 9월 코코아 수출은 전년 대비 14,511톤으로 변동이 없었다고 보고됐다.
장기 수급 지표는 여전히 타이트함을 시사한다. 5월 30일, 국제코코아기구(ICCO)는 2023/24 시즌 글로벌 코코아 공급 부족 규모를 -494,000톤으로 상향, 60여 년 만에 최대 부족이라고 밝혔다. 같은 시즌 글로벌 생산은 전년 대비 -12.9% 감소한 436.8만톤(4.368 MMT)으로 추정되었다. 또, 글로벌 재고/그라인딩 비율은 27.0%로 46년 만의 최저로 내려갔다. 반면, 지난 금요일 발표에서 ICCO는 2024/25 시즌에는 4만9,000톤의 글로벌 잉여가 발생해 4년 만에 첫 흑자가 될 것으로 내다봤고, 글로벌 생산은 전년 대비 +7.4% 증가한 469만톤(4.69 MMT)으로 추정했다.
용어 풀이와 맥락(투자자 참고)
– 그라인딩(Grinding): 코코아 원두를 분쇄해 버터와 파우더로 전환하는 공정 지표다. 실제 수요와 가공 가동률을 가늠하는 대표적 수요 지표로, 감소는 수요 약화 또는 원료 가격 부담을 시사한다.
– 재고/그라인딩 비율(Stocks-to-Grindings Ratio): 가용 재고가 연간 분쇄 수요 대비 어느 정도인지를 나타내는 수급 타이트니스의 핵심 지표다. 낮을수록 가격 탄력성이 커지고 변동성이 확대되기 쉽다.
– ICE 등록 재고: 선물 인도에 사용 가능한 규격·품질 인증 재고다. 이 지표가 하락하면 근월물 중심의 스퀴즈(공급 압박)가 발생할 수 있다.
– EUDR: EU가 도입한 산림벌채 방지 규제로, 공급망 추적 및 준수 의무를 강화한다. 시행 연기는 단기 수입 차질 완화로, 코코아에선 공급 여력 유지로 해석된다.
– CCH26/CAH26: 각각 ICE 뉴욕/런던 2026년 3월물을 의미하는 선물 종목 코드다. 표기상의 *0는 연속차트 조회용 기호로 쓰인다.
분석과 시사점
현재 코코아 시장은 공급 축소 시그널과 수요 둔화 시그널이 동시에 존재하는 상쇄 국면에 있다. 단기적으로는 ICCO의 잉여 축소, 코트디부아르 항만 반입 감소, ICE 등록 재고 하락이라는 공급 타이트 요인이 우세해 근월물 강세·스프레드 견조를 뒷받침한다. 반면, 아시아·유럽 그라인딩 감소, 북미 초콜릿 판매량 부진 등은 완제품 수요의 부담을 보여준다. 이 조합은 만기 구조에서 근월 중심의 프리미엄을 강화하는 한편, 곡물·연성상품 전반의 위험 프리미엄과 결합해 가격 변동성 확대로 귀결될 소지가 있다.
정책 변수는 방향성의 완충재 역할을 한다. EUDR 시행 연기는 공급망 리스크를 일시적으로 낮추며, 미국발 관세 철회는 브라질 등 비미국산 공급의 비용 부담을 덜어 수입 여건을 완화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아프리카 기상·병충해, 농가 투입비, 현지 정책 가격 등은 여전히 예기치 못한 공급 충격의 통로다. 특히 등록 재고의 추가 감소와 항만 반입 지연은 근월물 스퀴즈 리스크를 키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실무적으로는 다음 포인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첫째, 주간 코트디부아르·가나 도착 물량과 ICE 등록 재고의 추세 확인이 중요하다. 둘째, 그라인딩 데이터는 내수·수출용 수요 탄력성을 가늠하게 해 가격 상단을 제어할 수 있다. 셋째, 정책·규제(EUDR 일정, 통상 관세 변화)와 환율은 지역 간 차익거래·스프레드에 영향을 준다. 넷째, 선물·옵션 포지션 관리에선 등록 재고·스프레드 민감도를 반영해 헤지 비중·만기 구조를 조정하는 접근이 유효하다.
기타 공지
기사 게재 시점 기준,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는 본문에서 언급된 어떠한 증권에도 직·간접 보유 포지션이 없다고 밝혔다. 본 기사에 포함된 모든 정보와 데이터는 정보 제공 목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