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리스크 회피 심리 확산 속 5% 급락…9만 달러 하회

런던—비트코인(BTC)이 리스크 회피 심리가 재점화되면서 5% 하락, $90,000(9만 달러) 선 밑으로 내려갔다. 2021년 암호화폐 급락장 이후 가장 가파른 월간 낙폭을 기록한 직후의 연장선에서, 주식과 디지털 자산 전반에서 자금 이탈이 이어진 흐름이다.

2025년 12월 1일, 로이터(Reuters) 보도에 따르면, 이번 하락은 월초부터 강화된 위험회피 흐름과 맞물려 글로벌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를 전반적으로 위축시키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세계 최대 시가총액의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은 5% 하락해 $86,627를 기록했다. 이는 11월 초 이후 가장 큰 일중 하락을 향하고 있는 수준이며, 지난달 기록한 8개월 만의 저점인 $80,553 부근에서 움직이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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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은 11월에만 $18,000 이상을 반납하며 2021년 5월 이후 달러 기준으로 가장 큰 월간 손실을 기록했다. 당시에는 복수의 암호화폐가 동반 급락하는 등 시장 전반의 취약성이 노출된 바 있다.

주식시장에서는 유럽 증시가 장 초반 하락했고, 미국 주가지수 선물은 주요 지수 기준으로 -0.6%~-0.7% 하락 개장을 시사했다. 동시에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XAU/USD)스위스 프랑이 소폭 강세를 보이며 방어적 수요가 포착됐다.

비트코인의 역사적 시계열이 상대적으로 짧기 때문에, 12월의 계절성(seasonality)이 뚜렷하게 확립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2012년 이후 평균적으로 12월 비트코인은 약 9.7% 상승하는 경향이 있었고, 성과 상위 월은 10월(평균 +16.6%), 최약세 월은 9월(평균 -3.5%)로 집계돼 왔다.

현 시점에서 더 주목되는 것은 비트코인과 주식시장 간의 긴밀한 상관관계다. 분석가들은 비트코인이 위험자산 전반의 심리를 선행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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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TB의 리서치 디렉터 캐슬린 브룩스(Kathleen Brooks)는 “현재 비트코인은 전반적인 위험 선호 심리를 선행 지표로 보여주는 경향이 있으며, 이 하락은 이달 초 주식시장에도 좋지 않은 신호”라고 평가했다. 이어 “(월요일) 구체적인 촉발 요인은 뚜렷하지 않지만, 지난주 변동성의 급락VIX가 지난 12개월 평균 아래로 내려간 점—이 연말 전망의 불확실성을 우려하는 일부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시가총액 기준 2위 암호화폐인 이더(ETH)6% 하락한 $2,840로 거래됐으며, 11월 한 달 동안 약 22% 하락했다. 이는 2월의 32% 급락 이후 가장 큰 월간 낙폭이다.

암호화폐 시가총액 전체는 사상 최고치인 약 $4.3조에 도달한 이후 $1조 이상의 가치가 증발했다고 코인게코(CoinGecko)는 밝혔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현물 비트코인 기반 ETF에서는 11월에 사상 최대 월간 순유출 $3.43 billion(약 34억 달러)이 발생했다고 LSEG 집계가 전했다. 그럼에도 연초 이후 누적으로는 $21 billion(약 210억 달러) 순유입이 이어진 상태다.


핵심 포인트 해설

1) 리스크 회피 전환: 유럽 증시 약세미국 선물 하락, 금·스위스 프랑의 강세는 투자자들이 안전자산 선호로 기울고 있음을 시사한다. 비트코인은 최근 몇 년간 전통자산 대비 변동성이 큰 특성상, 리스크 오프 국면에서 먼저 매도 압력을 받는 경향이 나타난다.

2) 변동성 지표(VIX)와 심리: 브룩스가 언급한 VIX는 미국 S&P 500 옵션시장에서 추정되는 향후 30일 변동성 기대를 반영하는 지표다. 일반적으로 VIX가 급등하면 공포 심리가 확산된 것으로, 하락하면 안도 또는 만족 심리가 강화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평균선 하회처럼 안정 과신으로 비칠 수 있는 구간에서는 돌발 이벤트에 대한 민감도가 커져, 오히려 취약성이 노출될 수 있다.

3) 계절성의 한계: 2012년 이후 집계된 평균값에 따르면 12월은 평균 +9.7%로 양호한 편이지만, 표본 기간이 짧고 외생 변수(규제·거시·유동성 등) 영향이 큰 자산 특성상 계절성에 과도하게 의존하기 어렵다. 특히 올해는 11월의 큰 폭 조정 직후라는 점에서, 과거 평균 경향과의 괴리가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4) 상관관계의 재부상: 최근 비트코인은 주식시장과의 동행성이 강화되는 모습을 보여 왔다. 이는 유동성 환경거시 리스크 요인에 대한 민감도가 높다는 뜻이며, 단기적으로는 주요 지수의 방향성변동성 레짐의 전환이 암호화폐 가격 경로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5) 현물 비트코인 ETF 흐름: 11월 사상 최대 순유출은 가격 변동성과 맞물려 단기 리밸런싱 또는 차익실현 성격이 가세했을 가능성을 내포한다. 동시에 연초 이후 누적 순유입이 여전히 크다는 점은, 구조적 수요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님을 시사한다. 현물 ETF는 실제 비트코인을 기초자산으로 보유·추종한다는 점에서, 자금 유출입이 현물 수급에 직접적인 파급을 낳을 수 있다.


용어·맥락 설명

리스크 온/오프: 투자자들이 수익 추구를 위해 위험자산 비중을 늘리는 국면이 ‘리스크 온’, 불확실성 확대 시 위험자산을 줄이고 안전자산으로 이동하는 국면이 ‘리스크 오프’다. 본 기사에서는 리스크 오프가 강화된 상황을 다룬다.

VIX(변동성지수): S&P 500 옵션가격으로부터 산출하는 향후 한 달간 변동성 기대 지표로, 흔히 ‘공포지수’로 불린다. 기사에서 언급된 “최근 12개월 평균 하회”는 시장이 단기간 과도한 안정을 가격에 반영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계절성(Seasonality): 특정 시기(월·분기 등)에 반복되는 수익률 패턴을 의미한다. 다만 자산의 역사적 표본이 짧거나 구조 변화가 빠른 경우, 과거 평균은 참고치에 그칠 수 있다.

현물 비트코인 ETF: 선물 ETF와 달리 실제 비트코인을 기초자산으로 직접 보유해 가격을 추종한다. 자금이 유입되면 운용사는 비트코인을 매수하고, 유출되면 매도하는 메커니즘을 통해 현물 시장 수급에 영향을 준다.


종합 분석

이번 5% 일중 급락은 11월의 대규모 월간 손실 직후에 이어졌다는 점에서 단기 하방 모멘텀의 연속성을 보여준다. 유럽 증시 약세, 미국 선물 하락, 금·스위스 프랑 강세 등 크로스에셋 시그널이 공조하는 가운데, 비트코인이 다시금 리스크 선행지표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VIX가 평균선 아래로 내려온 ‘저변동성 구간’에서 나타난 하락은, 표면적 안정 아래 잠재된 불확실성에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했음을 시사한다.

중장기적으로는 현물 ETF 자금흐름거시 유동성, 규제·정책 변화가 가격의 레짐 전환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11월 기록된 사상 최대 월간 순유출은 단기적 조정 압력을 강화하는 요인이 될 수 있으나, 연중 누적 순유입이 여전히 크게 남아 있다는 사실은 기관·리테일의 구조적 관심이 완전히 꺼지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이에 따라 단기 수급 요인과 장기 수요 축이 혼재하는 국면에서 가격 변동성이 확대·지속될 여지가 크다.

결론적으로, 비트코인의 $90,000 하회$86,627 지점으로의 하락은 위험회피 심리의 재부상상관관계 강화, ETF 자금흐름 변동이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시장은 연말 불확실성낮아진 표면 변동성 사이의 괴리를 경계하고 있으며, 이는 단기적으로 암호화폐와 주식 등 위험자산 전반에 보수적 베타를 강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