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노동생산성이 지난 30년간 다른 선진국을 상회한 이유를 골드만삭스가 체계적으로 해부했다. 이 분석 메모에 따르면 미국은 1995년 이후 노동생산성 증가율에서 다른 선진국을 크게 앞서며, 격차의 상당 부분이 정보기술(IT) 생산과 IT 집약 부문에서 비롯됐다. 보고서는 또한 자본심화와 총요소생산성(TFP)의 차이가 미·유럽 간 구조적 격차를 설명한다고 지적했다.
2025년 11월 30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최근 노트에서 미국 노동생산성이 연평균 2.1% 증가해 왔다고 밝혔다. 이는 동일 기간 타 선진국 평균의 두 배 이상에 해당하며, 결과적으로 누적 기준으로는 약 50%의 격차가 벌어졌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이 같은 생산성 우위가 전산업의 광범위한 구조적 요인에서 기인한다고 평가한다.
보고서 핵심 수치에 따르면, 1995년 이후 미국의 연평균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2.1%로 집계됐다. 이로 인해 미국과 기타 선진국 간 생산성은 누적 약 50%p의 차이를 보이게 됐다. 골드만삭스는 이러한 격차의 선두 원천으로 IT 생산과 전문 서비스·금융·보험 등 IT 집약 부문을 지목했다.
더 구체적으로, 골드만삭스는 미·유로지역 간 연간 노동생산성 격차 중 약 0.55%p가 투자 확대에 따른 자본심화에서 비롯된다고 추정했다. 또한 0.35%p는 총요소생산성(TFP)이 더 빨리 향상된 영향으로 분석했다. 미국의 TFP는 연평균 약 0.95% 증가한 반면, 유로지역은 약 0.6% 증가에 그쳤다.
한편, 보고서는 격차의 일부가 측정상의 차이로 과대평가됐을 가능성도 짚었다. 미국의 하드웨어·소프트웨어 가격지수는 유럽보다 더 가파르게 하락했는데, 이는 미국 통계기관이 품질 조정을 더 크게 반영했기 때문일 수 있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이러한 품질 조정이 1995년 이후 연간 TFP 증가율에 거의 0.1%p를 추가한 것으로 추정했다.
또한 2019년 이후 미국 생산성 통계에서 근로시간이 과소 측정돼 측정상 생산성이 연간 약 0.2%p 높아지는 효과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 두 가지 요인을 합치면 연간 TFP 격차의 0.1%p를 다소 상회하는 부분을 설명할 수 있으며, 조정된 TFP 격차는 연간 약 0.25%p 수준으로 축소된다는 설명이다.
조정 후 격차를 설명하는 네 가지 구조적 동력에 대해 골드만삭스는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첫째, 소프트웨어·R&D 등 무형자산 투자에서 미국이 우위를 보였다. 1995~2019년 동안 무형자산 투자는 미국의 자본심화를 연 0.25%p 끌어올렸지만, 유로지역은 연 0.1%p 미만에 그쳤다. 아울러 무형자산의 파급효과가 미국의 TFP를 연 0.2%p 높였고, 유럽은 연 0.1%p에 그쳤다. 이 요인만으로도 조정 후 격차의 약 40%를 설명한다.
둘째, 노동과 자본의 효율적 배분이다. 오배분(misallocation)은 미국의 TFP 증가를 잠재력의 약 45% 수준으로, 유로지역은 30% 수준으로 낮추는 것으로 추정됐다. 유로지역이 미국과 같은 효율 수준을 달성하면 연간 약 0.1%p의 격차를 줄일 수 있다고 본다.
셋째, 경영 품질 요인이다. 보고서가 인용한 연구에 따르면 경영 관행은 미국 기업 간 생산성 변동의 20% 이상을 설명한다. 유로지역의 경영 관행을 미국 수준으로 정렬할 경우 격차의 5~10%가 축소되며, 이는 대략 연 0.02%p에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넷째, 기업 규모다. 미국 기업은 전 생애주기에서 더 큰 규모를 유지하는 경향이 있고, 2007년 이후 대기업의 생산성 증가율은 소기업의 약 두 배에 달했다. 골드만삭스는 남아 있는 0.03%p의 설명되지 않은 격차를 규모의 경제와 ‘슈퍼스타’ 기업에서 비롯된 생산성 파급효과로 일부 설명했다.
“미국의 생산성 우위는 무형자산 투자, 효율적 자원배분, 경영 품질, 기업 규모가 맞물린 결과이며, IT 집약 부문이 핵심적 역할을 했다.”
용어 설명과 해설
– 노동생산성은 일반적으로 근로자당 산출 또는 시간당 산출을 뜻한다. 이 수치가 높을수록 동일한 노동 투입으로 더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함을 의미한다.
– 총요소생산성(TFP)은 노동·자본 등 전통적 투입요소로 설명되지 않는 효율성 향상을 가리킨다. 기술혁신, 조직혁신, 경영 개선, 공급망 효율화 등이 포함된다.
– 자본심화는 근로자 1인당 자본 스톡이 늘어 생산성이 오르는 현상을 뜻한다. 기계·설비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데이터, R&D 같은 무형자산도 자본으로 간주될 수 있다.
– 오배분(misallocation)은 생산성이 높은 기업에 자원(노동·자본)이 충분히 가지 못하는 비효율을 의미한다. 규제·금융제약·시장경쟁의 제약 등이 원인일 수 있다.
– 생산성 파급효과(spillover)는 선도 기업의 기술·노하우·관리 관행이 다른 기업으로 확산돼 전체 생산성이 높아지는 메커니즘을 말한다. 대형 ‘슈퍼스타’ 기업 주변에서 이러한 파급이 강해지는 경향이 있다.
분석적 시사점
골드만삭스의 정량 분석은 IT 집약 부문과 무형자산 투자가 장기 생산성을 견인한다는 메시지를 확증한다. 미국의 무형자산 투자 우위(연 0.25%p 대 유로지역 0.1%p 미만)와 무형 파급효과(미국 0.2%p 대 유럽 0.1%p)는 디지털 전환·데이터 활용·R&D 생태계가 누적적 학습효과와 범용 기술 확산을 통해 TFP를 구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음을 시사한다. 동시에, 오배분 축소와 경영 품질 개선은 정책과 기업 전략 양 측면에서 낮은 비용으로 높은 효율을 확보할 수 있는 영역임을 시사한다.
그러나 보고서는 측정상의 요인이 격차를 일부 과대평가했다고 명확히 지적한다. 품질 조정 강도의 차이와 근로시간 과소계상은 통계상 TFP와 노동생산성의 격차를 키울 수 있으며, 이를 반영하면 연간 TFP 격차는 약 0.25%p로 조정된다. 이는 국가 간 통계 비교의 신중함과 측정방법의 투명성이 정책·투자 판단에서 중요함을 재확인시킨다.
또한 기업 규모와 ‘슈퍼스타’ 기업의 규모의 경제가 남은 격차(약 0.03%p)에 기여한다는 대목은, 상위 기업의 기술·플랫폼·데이터 우위가 생산성 격차를 지속시키는 메커니즘을 뒷받침한다. 이는 파급효과의 확산 경로—공급망, 인력 이동, 벤더 네트워크, 오픈소스·개방형 생태계 등—를 강화해 범경제적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전략의 중요성을 시사한다.
결론적으로, 미국의 생산성 우위는 IT·무형자산 투자, 자원배분 효율, 경영 품질, 기업 규모의 상호작용으로 설명되며, 통계 측정 차이를 감안해도 구조적 우위는 유효하다는 평가다. 유로지역이 효율성 제고(연 0.1%p)와 경영 관행 개선(연 0.02%p), 무형투자 확대를 동시 추진한다면 격차는 점진적으로 축소될 수 있다. 다만 보고서가 강조하듯, 정책·투자 효과의 계량화에는 측정방법의 일관성과 품질 조정의 정밀성이 선행돼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