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전틱 커머스가 바꿀 미국 리테일의 2030: 검색에서 ‘대화형 구매’로 이동할 때, 승자와 패자, 그리고 마진 구조의 재편
경제 전문 칼럼니스트·데이터 분석가 시각
- 핵심 명제: 대형 언어모델과 AI 에이전트로 대표되는 ‘에이전틱 커머스(agentic commerce)’는 2026~2030년 미국 전자상거래의 구매 여정을 검색→클릭에서 대화→지시→자동화로 바꾸며, 리테일·결제·광고·보안 생태계의 수익 풀과 비용 구조를 재편한다.
- 정량 근거: 모건스탠리는 2030년 미국 전자상거래 GMV의 10~20%가 에이전틱 커머스에서 발생한다고 추정한다(기준 시나리오 1,900억달러, 상단 3,850억달러). 범용 LLM 월간 사용률은 ChatGPT 45%, Gemini 32%, Meta AI 22%인 반면, 리테일러 전용 보조도구는 4~11% 수준에 머문다.
- 리스크: 포터 CEO는 ‘AI가 사기범의 삶도 더 쉽게 만든다’고 경고했다. 최근 6개월 소비자 측 에이전틱 쇼핑은 200% 증가, 사기범의 AI 활용은 거의 10배 늘었다. 무차별 차단보다는 정교한 인증·행동 분석·리스크 기반 MFA로 ‘좋은 트래픽’을 살리고 ‘악성 트래픽’을 덜어낼 역량이 관건이다.
- 교통정리: 검색광고 기반 퍼널 상단의 집중도가 낮아지며 CAC의 판이 재편된다. OTA 산업 분석이 시사하듯, LLM 플랫폼이 상단 퍼널을 분절하면 구글 CPC의 가격결정력이 약화될 수 있고, ‘제로 코스트 트래픽’에 가까운 LLM 추천이 초기에는 CAC를 낮출 여지가 있다.
1) 왜 지금 ‘에이전틱 커머스’인가: 채택, 행동, 전환의 3단 점화
소비자와 상거래의 대화형 전환은 세 단계에서 가속된다. 첫째는 채택이다. 모건스탠리 알파와이즈 설문에 따르면 미국 응답자의 45%가 지난달 ChatGPT를, 32%가 구글 Gemini를, 22%가 Meta AI를 사용했다. 반면 아마존 Rufus, 월마트 Sparky, 타깃 Shopping Assistant 등 리테일러 전용 보조도구의 월간 사용률은 4~11%로 낮다. 둘째는 행동이다. ChatGPT 사용자 53%, Gemini 사용자 46%가 상품 조사·가격 비교에 LLM을 활용했다. 셋째는 전환이다. ChatGPT 사용자 36%가 지난달 AI 추천에 기반해 실제 구매를 했고, 이는 미국인 약 16%가 LLM 추천 기반 구매를 경험했다는 의미다. 이러한 ‘채택→행동→전환’ 고리는 초기이지만 확실한 복리 경로를 보여준다. 모건스탠리는 이 트렌드가 식료품·생활소비재 등 반복구매 카테고리에서 먼저 굳어질 것으로 봤다.
주의해야 할 점은 플랫폼 레벨 도구가 리테일러 전용 도구보다 2~6배 빠르게 스케일한다는 사실이다. 광범위한 용례를 품은 범용 LLM은 ‘접점’을 획득하는 데 유리하고, 그 접점에서 상업 행동으로 넘어갈 확률이 디폴트로 깔린다. 반대로 리테일러 전용 도구는 쇼핑 맥락에서 강점이지만 생태계가 폐쇄되어 초기 모수 확보가 더디다. 결론적으로, 2026~2028년 에이전틱 커머스 도입의 속도·지리·카테고리 편차는 ‘플랫폼 우선, 리테일러 내재화 후행’의 경로를 따를 가능성이 높다.
2) 수요 측 변화: 블랙프라이데이의 사례, ‘이벤트의 압축’에서 ‘시즌의 분산’으로
블랙프라이데이는 더 이상 ‘하루의 축제’가 아니다. 오프라인 트래픽의 절대량은 정체하는 반면 온라인 지출은 확대된다. 2025년 블랙프라이데이 오후 6시 30분(ET)까지 온라인 매출은 86억달러로 전년 대비 9.4% 증가했다(Adobe Analytics). 대형 할인 이벤트의 ‘무결성’은 훼손되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의 ‘다시는 볼 수 없는 최저가’가 연휴로 가까워질수록 더 좋은 가격이 나오는 환경에서 질식한다. 오프라인은 ‘도어버스터’라는 긴급성의 힘을 잃고, 온라인은 검색보다 대화형 추천을 경유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어떤 TV를 사야 해?’가 ‘내 방 크기, 예산, 콘솔 호환성 기준으로 이번 주 가장 가치가 높은 TV 하나만 골라줘’라는 프롬프트로 치환될 때, LLM이 ‘탐색–비교–추천–구매’의 연속 동작을 자동화한다.
이 변화의 장기적 요점은 소비자 편익이 커지고 ‘사전 조사’가 상수화되는 만큼, 가격 투명성이 높아지고 정가의 의미가 무뎌진다는 점이다. 무차별적인 상시 할인은 브랜드 신뢰를 훼손한다. 소매업체는 가격 아키텍처를 재설계해야 한다. 할인 빈도·폭·기간의 규율을 복원하고, 비가격 가치(제품력, 멤버십 혜택, 체험)를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 에이전틱 커머스는 바로 그 규율 위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작동한다. LLM은 ‘의미적으로 풍부한 데이터’를 좋아한다. 스펙·호환성·보증·A S·재고·배송·반품 가능 여부 같은 필드가 촘촘할수록 추천 품질은 올라간다.
3) 공급 측 조건: AI 상거래의 숨은 원가, 데이터센터와 모델 비용
AI 상거래의 경험을 지탱하는 것은 ‘보이지 않는’ 전력·냉각·네트워킹·보안이다. 슈퍼컴퓨팅 2025 컨퍼런스의 신호는 분명했다. 데이터센터는 고전압 DC 전력, 액체냉각, 모듈러 솔루션으로 전환 중이며 2028년 이후까지 실수요 가시성이 이어진다. 이는 LLM 보조와 에이전틱 워크플로를 대규모로 운영하려는 리테일 플랫폼에 재무적 함의를 던진다. 모델이 커질수록 단위 쿼리 비용과 지연(latency)을 관리해야 하고, 계절 피크에서는 병목이 생길 수 있다. 2026~2028년 대형 리테일러의 COGS와 SG A에는 ‘AI 원가’라는 새로운 항목이 얹힐 것이다. 반대로 범용 LLM 플랫폼을 리스처럼 사용하는 모델은 초기 투자 대신 변동비 의존도가 높아져, 트래픽 급등 시 마진이 찢어질 수 있다. 따라서 장기적으로는 하이브리드 전략(범용 LLM+도메인 특화 모델+오프로드 인프라)이 비용과 품질을 동시에 최적화하는 경로다.
4) CAC의 재편: ‘검색광고 의존’에서 ‘에이전트 디폴트’로
OTA 산업 분석은 광고 시장의 변위를 선취적으로 보여줬다. 번스타인은 LLM이 퍼널 상단을 분절함에 따라 구글의 가격결정력이 약화될 수 있고, 최소한 도입 초기에는 ‘제로 코스트 트래픽’에 가까운 추천 유입이 CAC를 낮출 수 있다고 본다. 에이전틱 커머스가 본격화되면 다음의 변환이 동시에 진행된다.
- 발견–탐색의 장소 이동: 타이핑 검색→대화형 프롬프트. 쿼리 수와 형태가 바뀌며 SEO·SEM의 전통적 지렛대가 일부 무력화된다.
- 광고에서 미션으로: 검색광고의 임프레션이 줄고, 에이전트에게 ‘미션’을 주는 상호작용이 늘어난다(예산·취향·제약 입력→최적 셋업 반환).
- 수익 분배의 변화: LLM 플랫폼의 구매 유도 채널이 유의미해지면 광고·제휴·리퍼럴 수익의 재분배가 일어난다. 초기에는 CPC보다 CPC 유사 혹은 고정비 모델이, 장기에는 트랜잭션 쉐어 혹은 유료 API 접근이 늘 수 있다.
리테일러 관점에서 중요한 것은 ‘에이전트 친화 데이터와 파이프’를 갖추는 일이다. 의미 데이터와 API 접근 가능 콘텐츠는 LLM이 상품을 잘 ‘보게’ 하고, 재고–배송–가격–반품 정책을 최신으로 유지하게 한다. 이때 신뢰 신호(브랜드 평판, 검증된 후기, A S 품질)가 중요해진다. OTA 분석이 시사하듯 최종 고객은 ‘마지막 클릭 직전까지 비교·검증’을 원한다. LLM 시대에도 이 욕구는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가짜 딜’에 대한 소비자의 피로감은 에이전트에게 투명한 근거 제시를 요구한다.
5) 신뢰와 보안: 사기 지능의 10배 가속과 대응의 원칙
포터 CEO 마이클 라이트블랫: ‘AI와 맞서 싸우려면 AI가 필요하다. 사기범이 가진 데이터보다 나은 데이터, 그리고 정교한 인증 설계가 답이다.’
최근 6개월 소비자 측 에이전틱 쇼핑은 200% 늘었고, 사기범의 AI 활용은 10배 증가했다. 수천 대 봇이 우량 소비자로 위장해 다중 상점에 동시 침투하는 그림을 상상해 보라. 결제 봇, 반품 악용, 계정 장악이 상호 연결되며 피해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중요한 것은 ‘무작정 금지’가 해법이 아니라는 점이다. 일부 소매업체가 AI 기반 구매를 차단하는 규칙을 검토했지만, 이는 양질의 트래픽을 함께 차단하는 역효과를 낸다. 대응의 원칙은 다음과 같다.
- 다층 인증: 비밀번호·쿠키 중심에서 벗어나 행동 기반 신호, 디바이스 지문, 리스크 점수화, 동적 MFA를 조합한다.
- 컨텍스트 결합: 장바구니–결제–반품 단계별 컨텍스트를 연결해 비정상 패턴을 실시간 탐지한다.
- 제로 트러스트 결제: 토큰화·네트워크 토큰·3DS·SCA 등 도구를 거래 위험도에 따라 동적으로 발동한다.
- 프라이버시–개인화 균형: 추천 정확도를 높이되, 데이터 최소 수집·목적 제한·감사 로그로 규제 리스크를 낮춘다.
결제 네트워크와 리테일러는 리스크 공유 모델을 재설계해야 한다. 라이트블랫의 경고처럼 ‘사기 인공지능’이 빨라지는 시대에는 방어 인공지능이 더 빠르지 않으면 마진이 녹는다.
6) ‘플랫폼 vs 리테일러’ 전개: 도입 속도와 초기 수익 풀
모건스탠리의 채택 데이터가 보여주듯, 2026~2027년에는 범용 LLM이 초기 수익 풀을 더 크게 가져갈 공산이 크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범용 LLM은 질문 총량을 흡수한다. 에이전틱 커머스는 질문 총량이 늘수록 더 똑똑해진다. 반면 리테일러 전용 도구는 깊이에서 우위를 가진다. 장기적으로는 리테일러가 데이터 품질·배송 신뢰·반품 편의·멤버십 혜택으로 승부하면서 LLM과 파이프를 대등하게 놓는 구도가 될 것이다. 결국 에이전틱 커머스는 ‘범위의 경제 vs 깊이의 경제’의 공진화다.
7) 2030 시나리오: 침투율, 마진, CAC, 사기 비용
| 항목 | 보수적(베어) | 기준(베이스) | 낙관(불) |
|---|---|---|---|
| 에이전틱 커머스 침투율(전자상거래 GMV 대비) | 6~8% | 10~15% | 18~20% |
| 미국 GMV 규모 환산 | 1,100~1,500억달러 | 1,900~2,800억달러 | 3,300~3,850억달러 |
| 평균 CAC 변화 | 대체로 보합(검색광고 대체 지연) | 5~10% 하락(플랫폼 추천 유입 증가) | 10~20% 하락(LLM–리테일러 파이프 정착) |
| 소매 SG A 중 ‘AI 원가’ 비중 | 0.3~0.5%p 상승 | 0.6~0.8%p 상승 | 0.9~1.2%p 상승(규모의 경제로 단위원가 하락) |
| 사기 손실률 | 0.1~0.2%p 상승(차단 정책 느림) | 보합(공격–방어 동시 고도화) | 0.05~0.1%p 하락(고도화된 방어 AI 확산) |
| 리테일 영업이익률(에이전틱 채택 상위) | 보합(원가 상승 상쇄) | +0.3~0.6%p(가격 차별화·반품 최적화 가시화) | +0.8~1.2%p(가치지각 향상·CAC 하락 누적) |
가정: 전자상거래 GMV 성장률은 중간 한 자릿수, 물가·관세는 완만한 둔화, 규제는 과도한 제약 없이 안전망 중심으로 진화. 표의 포인트는 단순하다. 채택률이 높아질수록 CAC 절감과 가치지각 개선이 영업이익률에 누적된다. 다만 AI 원가와 사기 대응비용의 상승이 동반되므로, ‘데이터 품질+리스크 엔진+경험 설계’의 삼박자를 갖춘 기업이 한계수익을 가져간다.
8) 승자–패자 지형: 리테일, 광고, 결제, 보안
| 축 | 잠재 승자 | 잠재 도전 | 논리 |
|---|---|---|---|
| 범용 LLM 플랫폼 | 빅테크 LLM, 하이퍼스케일러 | 쿼리 원가·지연·규제 | 상단 퍼널을 대화형으로 흡수. 초기 수익 풀 확대, 그러나 단위 비용·신뢰·조작 리스크 관리가 숙제. |
| 리테일 플랫폼 | 아마존·월마트·타깃·쇼피파이 생태계 | 데이터·API 정합성, 사기 방어 | 에이전트 친화 데이터와 파이프를 갖춘 곳이 CAC 우위. 반품·배송·멤버십 신뢰가 ‘추천→구매’ 전환을 밀어준다. |
| 광고·검색 | LLM 추천 네트워크·커머스 미디어 | 전통 검색광고 | 퍼널 상단이 재편. 커머스 미디어·리테일 미디어·LLM 네트워크가 초두 노출을 가져가며, CPC 의존 매체는 조정 압력. |
| 결제·인증 | 토큰화·리스크 기반 인증·네트워크 토큰 사업자 | 정적 규칙·낡은 KYC | 다층 인증과 컨텍스트 기반 리스크 엔진이 표준이 된다. 마찰 최소화와 보안의 균형이 승부처. |
| 사기 방어 | 행동 분석·그래프 기반 탐지·MDR | 수동 룰·고정 2FA | 사기 AI의 속도를 이기려면 탐지 AI의 속도가 더 빨라야 한다. 데이터 우위와 그래프 인사이트가 결정적 차이. |
광고 지형을 보자. OTA 사례는 구글 CPC의 가격결정력이 낮아질 수 있음을 시사했지만, 반대로 구글·메타도 LLM·커머스 미디어를 빠르게 붙이고 있다. 승자는 ‘소비자가 묻는 곳과 에이전트가 답하는 곳’을 동시에 장악하는 주체일 것이다.
9) 규제·거버넌스: 데이터 권리, 추천 투명성, 스폰서드 표기
에이전틱 커머스는 개인정보, 추천 책임, 광고 표기의 삼중 과제를 동반한다. EU는 DMA·DSA, 미국은 주별 프라이버시법과 연방 논의가 활발하다. 거버넌스의 원칙은 다음과 같다.
- 데이터 최소주의와 목적 제한: 추천 성능에 필요한 최소 데이터만 수집하고, 2차 활용을 제한한다.
- 추천 근거의 설명가능성: LLM 추천에 스폰서드·어필리에이트 여부를 명시하고, 근거를 사용자가 이해할 수준으로 제공한다.
- 아동·취약계층 보호: 민감군 대상 추천 제한과 보호장치를 강화한다.
규제는 성장의 브레이크가 아니라 ‘신뢰의 보험’이다. 초기의 과열을 지나 2028~2030년의 안정 구간에서는 신뢰 가능한 에이전틱 커머스가 더 큰 TAM을 만든다.
10) 실행 로드맵: 기업과 투자자에게 주는 체크리스트
리테일·브랜드를 위한 6단계
- 데이터 리치화: 스펙·호환성·보증·재고·배송·반품·리뷰 요약의 표준 필드를 정비한다.
- API 거버넌스: 파트너·에이전트가 안전하게 접근하도록 권한·속도 제한·감사 로그를 갖춘다.
- 프롬프트 UX: 프롬프트 템플릿과 제약 조건을 표준화해 허위 매칭을 줄인다.
- 리스크 엔진: 행동 기반 신호와 그래프 분석을 결합한 탐지 체계를 운영한다.
- 경험–보안 균형: 위험 기반 MFA와 원클릭 결제의 균형을 찾는다.
- ROI 측정: CAC–AOV–전환율–취소율–반품율–사기 손실의 대시보드를 구성한다.
투자자에게 유의미한 선행지표
- 에이전틱 주문 비중, LLM 추천 유입 트래픽 비중
- CAC 추세와 커머스 미디어 매출의 성장률
- 반품율·취소율의 개선 여부
- 사기 손실률과 차지백 비율의 추세
- 데이터센터 비용·토큰 비용의 단위당 변화
11) 반론과 리스크: 과장 논쟁, 경제 순환, 기술 비용의 현실
미즈호는 ‘에이전틱 커머스가 과장되었는가?’라는 질문에 즉답으로 ‘아니다’라고 말했지만, 동시에 ‘아직 매우 초기·탐색 단계’라고 단서를 달았다. 실제로 월마트 웹사이트 트래픽의 약 1%가 ChatGPT에서 유입되는 등 레퍼럴 신호는 보이지만, 표본은 아직 협소하고 전환 효율은 불균등하다. 또한 2026~2027년 경기 둔화 국면이 현실화하면 AI 원가와 데이터센터 비용은 P L에 부담이 될 수 있다. 대형 모델이 ‘모든 것의 열쇠’가 아닐 수도 있다. 도메인 특화의 소형 모델과 룰 기반 자동화가 결합된 경량 스트랙이 경제적일 수 있다. 이 균형점을 찾는 것이 2028년의 경쟁력이 될 것이다.
12) 사례로 보는 신호: 옴니채널·가치지향 포맷의 초과성과
에이전틱 커머스는 ‘꾸준한 실행력’과 찰떡궁합이다. 가성비·분권형 가격정책·멤버십 락인이 강한 리테일러는 ‘추천→구매’ 전환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 지난해와 올해 TJX·ULTA 같은 사례가 보여주듯, 데이터·경험·재고·가격의 일관성이 높을수록 AI 보조의 효용이 비선형적으로 커진다. 반대로 ‘가짜 딜’과 과한 상시 할인은 에이전트 시대에 리스크다. LLM은 근거 요구에 민감하다. 허위 ‘베스트 프라이스’는 오래가지 못한다.
13) 소비자 보호: 이용자 체크리스트
- 공식 앱·도메인에서만 결제하고, 과도한 권한을 요구하는 에이전트는 최소 권한만 허용한다.
- 알림·한도·해외결제 차단으로 계정 방어선을 만든다.
- 결제 내역·저장 카드 정보를 주기적으로 점검한다.
- ‘스폰서드’ 표기와 추천 근거를 확인한다. 가격 비교 도구로 ‘가짜 딜’을 걸러낸다.
14) 결론: 2030을 향한 세 줄 요약
- 구매 여정의 전면 재설계: 검색–클릭의 시대에서 대화–지시–자동화의 시대로. 2030년 미국 전자상거래 GMV의 10~20%가 에이전틱 커머스에서 발생할 수 있다.
- 마진 구조의 재편: CAC 하락과 가치지각 개선이 영업이익률을 밀어올리지만, AI 원가와 사기 대응비용이 동반 상승한다. 데이터 품질·리스크 엔진·경험 설계를 갖춘 기업이 한계수익을 챙긴다.
- 신뢰가 성장의 전제: 추천 투명성, 스폰서드 표기, 개인정보 보호, 정교한 인증이 성장의 보험이다. 규제는 브레이크가 아니라 신뢰를 담보하는 안전벨트다.
오늘의 결론은 간단하다. 에이전틱 커머스는 ‘과장된 유행’이 아니라 ‘느리지만 확실한 복리’다. 2026~2027년은 접점 확장의 시간, 2028~2030년은 비용 효율화와 신뢰 고도화의 시간이다. 지금 리테일러에게 필요한 것은 ‘데이터–API–리스크–경험’의 4중 점검표이고, 투자자에게 필요한 것은 ‘채택률–CAC–사기 손실–AI 원가’의 4개 선행지표다. 이 네 박자에 맞춰 춤을 추는 기업이, 2030년 미국 소비의 무대 중앙에 설 것이다.
부록: 본 칼럼이 인용·참조한 최근 데이터·뉴스 포인트
- 모건스탠리: 2030년 에이전틱 커머스가 미국 전자상거래의 10~20%(GMV 1,900억~3,850억달러) 가능. ChatGPT 45%, Gemini 32%, Meta AI 22% 월간 사용; 리테일러 전용 도구 4~11%. ChatGPT 사용자 36%가 지난달 AI 추천 기반 구매.
- 미즈호: 에이전틱 커머스는 과장이 아니나 아직 매우 초기. 월마트 사이트 트래픽의 약 1%가 ChatGPT 유입 정황.
- 포터 CEO: 최근 6개월 소비자 에이전틱 쇼핑 200% 증가, 사기범 AI 활용 10배. ‘AI로 맞서야 한다’는 경고.
- 어도비 애널리틱스: 블랙프라이데이 오후 6시 30분(ET)까지 온라인 지출 86억달러, 전년 대비 9.4% 증가.
- 블랙프라이데이 구조 변화: 이벤트의 압축에서 시즌 분산으로. 오프라인 트래픽 정체·온라인 확대, 소비자 ‘가짜 딜’ 피로감 증대.
- SC25: 데이터센터 수요 견조, 액체냉각·고전압 DC 전환, 2028년 이후까지 실수요 가시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