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로이터) — 중국 제조업 활동이 11월에도 8개월 연속 위축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로이터 설문이 전했다. 이는 국내외 수요 둔화 속에서 고강도 구조개혁을 지속할지, 아니면 추가 경기부양책을 확대할지를 둘러싼 정책 당국의 딜레마를 극명하게 드러낸다.
2025년 11월 28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21명의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공식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10월 49.0에서 11월 49.2로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여전히 경기 확장과 위축을 가르는 50선 아래에 머무를 전망이다. 관련 공식 지표는 일요일 발표될 예정이다.
로이터는 코로나19 이후 회복세의 지속 가능성이 제조업 현장에서 여전히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미국과의 비용 높은 무역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많은 공장들이 세계 최대 소비시장에서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공급망과 판매처를 다변화하는 압박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수십 년간 중국 정책 당국은 성장 둔화 국면에서 비교적 신뢰할 수 있는 두 개의 레버를 활용해 왔다. 하나는 거대한 제조업 기계를 재가동해 수출을 끌어올리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국가 주도 인프라 투자를 확대해 경기 모멘텀을 만드는 방식이다.
그러나 세계 경기 둔화와 장기화한 부동산 위기, 그리고 막대한 부채에 짓눌린 지방정부의 재정 제약이 겹치면서, 전통적 경기 활성화 수단의 효용이 약화되고 있다. 그 결과 정책의 초점은 다시금 경제 구조개혁의 필요성에 맞춰지고 있다.
목요일에 발표된 별도의 산업 이익 통계는 시장 예상을 밑돌았다. 이는 지난해 성장 부양을 위해 당국이 추가 경기부양을 선택했던 영향으로, 높은 기준(기저) 효과가 올해 수치를 상대적으로 부진하게 보이도록 만든 것이 한 요인으로 지목됐다.
세계 2위 경제인 중국은 여전히 대외 수요 둔화의 충격에 취약한 상태다. 3분기 성장률은 1년 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며, 외부 환경의 차가운 역풍이 실물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재확인시켰다.
정책 당국은 공급–수요 불균형을 시정하고 가계 소비를 끌어올리며, 일부 국가에 버금가는 경제 규모를 가진 성(省)들마저 자립을 어렵게 만드는 무거운 지방정부 부채 문제를 다뤄야 한다는 점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러한 구조적 변화는 고통을 수반하고 정치적 리스크를 내포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전쟁이 경제 전반에 추가 압력을 가하는 시점에, 구조개혁의 속도와 범위를 조정하는 일은 더욱 신중함을 요구한다.
수요일 중국 정부는 새로운 소비 진작 방안을 공개했다. 이번 계획은 농촌 지역의 소비재 업그레이드를 겨냥하는 한편, “반려동물, 애니메이션, 트렌디 토이”와 같은 세부 소비 섹터에도 초점을 맞췄다.
한편, 로이터 설문에 참여한 애널리스트들은 민간 부문의 RatingDog PMI가 전달 50.6에서 50.5로 소폭 하락하며 확장·축소의 경계인 50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핵심 용어 해설과 맥락
PMI(구매관리자지수)는 제조업체의 신규주문, 생산, 고용, 공급자 배송시간, 재고 등 세부 항목을 종합해 산출하는 경기 선행지표다. 지수 50을 기준으로 50 초과는 확장, 50 미만은 위축을 의미한다. 49.2는 전월 49.0보다 수축 폭이 다소 완화됐음을 시사하지만, 여전히 제조업 활동이 전체적으로 수축 국면에 있음을 뜻한다.
기저효과란 비교 기준이 되는 과거 수치의 높고 낮음에 따라, 동일한 실제 변화라도 증감률이 왜곡되어 보일 수 있는 현상을 말한다. 지난해 추가 부양으로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면, 올해는 실제 여건이 나쁘지 않더라도 상대적으로 부진해 보일 수 있다.
구조개혁은 단기적인 부양책과 달리, 산업 구조, 재정 구조, 규제 체계 등 경제의 기초 체력을 바꾸는 정책 묶음을 지칭한다. 생산성 제고와 수요기반 확충을 목표로 하지만, 단기 성장 둔화와 이해관계 조정에 따른 정치적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관찰과 해석
이번 로이터 설문 결과가 현실화될 경우, 공식 제조업 PMI 49.2는 위축 국면의 완화를 암시하면서도 8개월 연속 축소라는 흐름을 바꾸지는 못한다. 이는 수요 회복의 질과 속도에 대한 의문을 남기며, 정책 당국의 초점을 광범위한 부양보다 표적형 지원과 구조개혁의 병행으로 이동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산업 이익의 예상 하회와 높은 기저라는 설명은, 기업 실적의 모멘텀이 단기간 내 뚜렷하게 개선되기 어렵다는 신호로 읽힐 수 있다. 반면 민간 RatingDog PMI 50.5 전망은 일부 선별적 회복 조짐을 시사하지만, 확장세의 견고함을 판단하기에는 근소한 차이에 그친다.
정책적 함의
전통적 경기부양 수단의 효력이 제한되는 가운데, 중국은 지방정부 부채 부담을 완화하고, 가계의 소득·소비여력을 높이는 조치, 그리고 수출 의존도를 낮추는 내수 중심의 수요 전환을 얼마나 일관되고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된다. 동시에, 글로벌 수요 둔화와 무역 갈등이라는 외부 변수는 제조업의 수주와 투자 결정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줄 전망이다.
세부 소비 진작 방향의 의미
농촌 소비재 업그레이드와 반려동물·애니메이션·트렌디 토이 등 특정 소비 분야에 대한 집중은, 내수 다변화와 소비 트렌드의 포착을 통해 가계 지출을 촉진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다만 이러한 조치가 제조업 PMI와 같은 실물 지표의 전반적 반등으로 이어지려면, 가계 신뢰와 고용·소득 개선이 동반돼야 한다.
종합
결론적으로, 49.2(공식 PMI)와 50.5(민간 RatingDog PMI)라는 엇갈린 시그널은 중국 경제가 수요정체와 구조적 제약을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과도기에 있음을 보여준다. 일요일 발표될 공식 지표는 정책 경로의 세부 조정과 시장의 기대 형성에 중요한 기준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