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BS가 유럽 소비재 대형주 두 곳에 대해 상반된 투자의견을 제시했다. 스위스계 투자은행인 UBS는 안경 및 아이웨어(eyewear) 선두업체 에실로룩소티카(EssilorLuxottica)의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하고, 이탈리아 명품 그룹 프라다(Prada)의 투자의견은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했다. UBS는 두 기업의 성장 궤적이 크게 엇갈릴 것이라는 점을 핵심 근거로 들었다다.
2025년 11월 27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UBS는 에실로룩소티카의 목표주가를 355유로로 제시했다. 이는 11월 24일 종가 303.70유로 대비 22% 상승 여력에 해당한다. 반면 프라다의 목표가는 홍콩달러(HK$) 50으로 하향 조정됐는데, 이는 종전 HK$ 74 대비 32% 낮춘 수치다. 프라다 주가는 11월 25일 HK$ 46에 마감했다다.
에실로룩소티카: ‘스마트글래스’가 여는 차세대 성장 스토리
UBS는 에실로룩소티카의 투자의견 상향의 핵심 논리를 ‘스마트글래스(smartglasses)’ 사업에서 찾았다. UBS는 해당 사업이 2040년까지 약 1,100억유로 규모의 카테고리를 교란(disrupt)할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UBS는 2026년 유기적(Organic) 매출 성장률 10.1%을 예상하며, 에실로룩소티카가 “
이르면 2026년에 우리가 커버하는 종목 중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이름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고 밝혔다다.
세부 지표도 제시됐다. UBS는 2026년 매출 301.1억유로, EBIT 마진 17.1%를 전망했다. 또한 회사 주식은 2026년 기준 주가수익비율(P/E) 38.1배에 거래되고 있으며, 2025~2028년 기간 매출과 주당순이익(EPS)의 연평균성장률(CAGR)이 각각 9%, 16%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다.
수요 조사: 높은 구매 의향, 낮은 이해도가 동시에 나타나
UBS Evidence Lab이 실시한 미국 소비자 1,000명 이상 대상 설문에서, 응답자의 거의 80%가 12개월 내 스마트글래스 구매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다만, 구매 확산의 가장 큰 장벽은 “
제품 기능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제한적
”이라는 점으로 지목됐다. Ray-Ban Meta는 비(非)사용자 집단에서 약 60%의 인지율을 기록했으며, 다른 브랜드 중 10%를 넘은 곳은 없었다. 흥미롭게도 현재 보유자는 평균 응답자 대비 1.3배 높은 가격을 지불할 의사를 보여, 가격 결정력이 확인됐다고 UBS는 해석했다다.
시장 점유율 전망도 제시됐다. UBS는 에실로룩소티카가 2040년에 약 30%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으며, 이는 매출 약 310억유로에 해당한다고 추정했다. 다만 “아직 초기 단계의 변수가 많다”는 이유로 이 시나리오에 40%의 확률만을 부여해 신중한 접근을 유지했다다.
프라다: 성장 둔화와 투자 확대가 마진 개선 속도를 제약
반면 UBS는 프라다에 대해 ‘매수’에서 ‘중립’으로 의견을 낮췄다. 2019~2024년 프라다는 유기적 매출 성장률(CAGR) 12%로, 섹터 평균 8%을 상회하며 강한 점유율 확대를 보여왔다. 그러나 UBS는 “
LFL(동일점포) 정상화 추세, 매장 면적(스페이스) 확대 기여도 상승, 투자 증액이 맞물리며 마진 개선 속도가 둔화될 것
”으로 전망했다다.
UBS의 2026년 그룹 유기적 매출 성장률 전망치는 7%로, 명품 섹터 평균 대비 1%포인트 상회에 그칠 것으로 봤다. 이는 2025년에 예상되는 섹터 대비 8%포인트 초과 성장과 비교하면 격차가 크게 줄어드는 구조다. 소매(리테일) 성장률은 8%로 추정되며, 브랜드별로는 프라다 4%, 미우미우(Miu Miu) 16%로 예상되는데, 미우미우는 2025년 36%에서 완만한 둔화가 나타날 것으로 제시됐다다.
UBS는 프라다의 역풍 요인으로 “맥시멀리즘(maximalist) 패션의 복귀 조짐”과 신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선임으로 디올(Dior)과 샤넬(Chanel)의 경쟁 심화 가능성을 지목했다. 또한 매장 면적 5% 확대에는 투자 증가가 수반돼, 2026년 EBIT 마진 23.5%는 전년 대비 10bp(0.10%p) 개선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다.
거래 측면의 불확실성도 거론됐다. 연내 종결이 예상되는 13억8,000만달러 규모의 베르사체(Versace) 인수와 관련해 UBS는 2025~2026년 EPS가 한 자릿수대 후반(High single-digit) 퍼센트로 희석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UBS는 프라다의 2025, 2026, 2027년 실적 전망을 각각 1%, 3%, 5% 하향했고, 이는 평균 유기적 매출 성장률을 180bp 낮춘 것이 주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다.
핵심 수치 한눈에 보기
에실로룩소티카: 투자의견 ‘매수’, 목표가 355유로(종가 303.70유로 대비 +22% 여지), 2026년 유기적 성장률 10.1%, 매출 301.1억유로, EBIT 마진 17.1%, 2026년 P/E 38.1배, 2025~2028년 매출·EPS CAGR 각각 9%, 16%다.
프라다: 투자의견 ‘중립’, 목표가 HK$ 50(종전 HK$ 74 대비 -32%), 주가 11월 25일 HK$ 46 마감, 2026년 유기적 성장률 7%(섹터 대비 +1%p), 소매 성장률 8%(프라다 4%, 미우미우 16%), EBIT 마진 23.5%(+10bp)다다.
맥락과 해설: 왜 지금 이 변화가 중요한가
UBS의 판단은 카테고리 구조 변화와 패션 사이클 전환이라는 두 축으로 이해할 수 있다. 에실로룩소티카는 스마트글래스라는 경계 융합형(웨어러블+패션) 제품군에서 브랜드력(예: Ray-Ban)과 기술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초기 과실을 거둘 가능성이 크다. 설문상 높은 구매 의향과 가격 수용성은 수익성 있는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다. 다만 제품 기능에 대한 낮은 이해와 표준화 미진은 여전히 보급 속도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남는다다.
반대로 프라다는 지난 5년간의 초과 성과 이후, LFL 정상화, 매장 확장, 투자 확대라는 ‘필요하지만 마진에 부담’이 되는 과정을 병행하고 있다. 맥시멀리즘 회귀와 주요 경쟁사의 크리에이티브 드라이브 강화는 제품 차별화 비용과 마케팅 강도를 끌어올릴 소지가 있다. EBIT 마진 개선폭이 10bp에 그친다는 UBS의 시나리오는, 탑라인 성장 대비 이익 레버리지가 제한적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다.
투자자 체크포인트
– 에실로룩소티카: 스마트글래스 실사용자 확대 속도, 브랜드 인지율(Ray-Ban Meta 60%)의 매출 전환, 가격 수용성(현재 보유자 1.3배 지불 의사)의 지속성, 그리고 2040년 점유율 30% 시나리오(확률 40%)의 현실화 경로를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 프라다: LFL 트렌드의 변곡 여부, 매장 면적 5% 확대에 따른 투자 회수 기간, 미우미우 성장 둔화(36%→16%)의 브랜드 믹스 영향, 베르사체 인수(US$ 13.8억) 관련 EPS 희석 폭 및 시너지 가시화를 주목해야 한다다.
용어 풀이주
– CAGR: 연평균성장률. 기간 내 일정 비율로 성장한다고 가정할 때의 연간 평균 성장률이다.
– P/E: 주가수익비율. 주가가 주당순이익(EPS)의 몇 배에 거래되는지를 나타낸다.
– EBIT 마진: 이자 및 법인세 차감 전 이익률. 영업성과를 비교적 순수하게 보여준다.
– LFL(Like-for-like): 동일점포 기준 성장. 신규·폐점 효과를 제외해 내재 성장성을 본다.
– 스페이스(expansion): 매장 수·면적 확대에 따른 외형 성장 기여. 자본적 지출과 초기 비용을 수반한다.
– EPS 희석: 인수·증자 등으로 주식 수가 늘거나 이익 기여가 지연될 때, 주당이익이 낮아지는 현상이다다.
결론
UBS는 기술 접점이 강화되는 아이웨어에서의 성장 파이를 선점하려는 에실로룩소티카에 ‘매수’로 무게를 두었다. 반면, 명품 리테일의 정상화 국면과 투자 사이클 상의 마진 제약, 경쟁 구도의 재편이라는 과제를 안은 프라다는 ‘중립’으로 톤다운됐다. 동일 업종 내에서도 성장의 성격과 타이밍에 따라 밸류에이션과 모멘텀이 극명히 갈릴 수 있음을 시사하는 사례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