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Apple)이 2025년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에서 삼성전자를 앞설 것으로 전망됐다고 카운터포인트 리서치(Counterpoint Research)가 밝혔다. 이는 2011년 이후 14년 만의 변화라는 점에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지형 변동을 시사한다.
2025년 11월 26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카운터포인트는 애플의 2025년 아이폰(iPhone) 출하량이 약 2억4,300만 대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출하량은 2억3,500만 대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애플의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19.4%, 삼성전자는 18.7%가 될 것으로 분석됐다.
출하량(Shipments)은 제조사가 유통 채널로 보낸 기기 수량을 뜻하며, 최종 소비자 판매량(Sales)과 정확히 동일하지 않다. 다만 출하량은 제조사의 생산·공급 계획과 채널 수요를 반영하기 때문에 수요 동향과 판매 기대치를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활용된다.
사진: 2025년 9월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 본사에서 열린 특별 행사에서 팀 쿡 애플 CEO가 아이폰 17 프로를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Justin Sullivan | Getty Images
카운터포인트는 애플의 선전이 아이폰 17 시리즈(9월 출시)의 흥행에 힘입은 결과라고 진단했다. 특히 연말 쇼핑 성수기 동안 아이폰 17 시리즈의 성과가 “호황(bumper)”을 누렸다고 평가했다. 미국 시장에서는 출시 후 첫 4주 동안 아이폰 에어(iPhone Air)를 포함한 아이폰 17 시리즈 판매가, 아이폰 16e를 제외한 아이폰 16 시리즈 대비 12% 더 높았다. 중국 시장에서도 같은 기간 아이폰 17 시리즈 판매가 전작 대비 18% 증가해, 중국이 애플 성장의 핵심 축임을 재확인했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 양왕(Yang Wang) 수석 애널리스트는 “아이폰 17 시리즈에 대한 매우 긍정적인 시장 반응을 넘어, 출하량 상향 전망의 핵심 동력은 교체 주기가 변곡점에 도달했다는 데 있다. 코로나19 기간에 스마트폰을 구입한 소비자들이 이제 업그레이드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중국 제조사들의 공세로 중저가(low-to-mid) 가격대에서 경쟁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카운터포인트는 지적했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가 글로벌 출하량 선두를 단기간에 회복하는 데는 제약이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장기 전망: 2029년까지 애플 1위 유지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는 애플이 2029년까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 근거 중 하나로, 2023년부터 2025년 2분기까지 3억5,800만 대의 중고(세컨드핸드) 아이폰이 판매됐다는 점을 들었다. 연구진은 “이들 사용자 상당수가 향후 신형 아이폰으로 업그레이드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러한 수요 풀(demand base)이 향후 여러 분기 동안 아이폰 출하량 증가를 지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애플은 미·중 간 관세 관련 완화 효과로 공급망 차질과 비용 부담이 예상보다 적었고, 이로 인해 신흥국을 포함한 일부 지역에서의 성장이 우호적 환경을 만났다고 평가된다. 여기에 달러 약세와 견조한 경제 전망(resilient economic outlook)이 소비자 신뢰를 받쳐 주면서, 아이폰 수요에 순풍으로 작용했다. 양왕 애널리스트는 “이 같은 구조적 순풍(structural tailwinds)을 바탕으로 애플은 2025년 연간 출하량에서 삼성전자를 앞지를 포지션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제품 로드맵 측면에서도 카운터포인트는 애플의 라인업 확장을 주목했다. 애플은 내년 보급형 아이폰 17e와 함께 폴더블 스마트폰을 출시할 것으로 관측됐다. 여기에 시리(Siri)의 AI 개선은 2026년으로 예정돼 있으며, 2027년에는 아이폰 대규모 디자인 개편이 예고돼 있어, 향후 수년간의 경쟁우위를 받칠 요인으로 제시됐다.
카운터포인트는 “가격대 다변화를 통해 성장하는 ‘e’ 시리즈를 포함하고, Pro·기본 모델의 출시 주기에 대한 잠재적 조정을 병행함으로써, 애플은 특히 신흥시장의 상향 이동 수요를 포착하고 하위 프리미엄(lower premium) 세그먼트에서의 존재감을 강화할 전략적 포지셔닝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iOS 생태계에 대한 선호 확대, 기기간 호환성, 그리고 교체 시점에 도달한 구형 모델이 애플의 설치 기반(installed base) 내에 상당수 존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애플은 2020년대 말까지 다른 스마트폰 제조사(OEM)들에 대한 우위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핵심 개념 설명: 용어 바로 이해하기
출하량(Shipments)과 판매량(Sales)의 차이: 출하량은 제조사가 도매·소매 채널로 보낸 수량이며, 최종 소비자에게 실제 판매된 수량과는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출하량은 제조사의 생산 계획과 채널 재고를 반영하여, 향후 수요를 예측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된다.
교체 주기 변곡점(Inflection Point): 대규모로 기기를 구입했던 시점(예: 코로나19 기간)으로부터 수년이 지나, 배터리 성능 저하·OS 지원 기간·신기능 도입 등의 이유로 업그레이드 수요가 급증하는 시점을 말한다.
하위 프리미엄(lower premium) 세그먼트: 플래그십 대비 가격은 낮지만, 성능·디자인·브랜드 요소가 중저가보다 우위에 있는 구간을 뜻한다. 애플의 ‘e’ 시리즈는 이 영역에서 도달 범위를 넓히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iOS 생태계: 아이폰·아이패드·맥·워치·에어팟 등 기기간 연동, 아이클라우드와 앱스토어를 포함한 소프트웨어·서비스 전반의 통합 환경을 의미한다. 높은 잠금효과(lock-in)로 인해 교체 시에도 동일 생태계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시장 함의와 전략적 시사점
이번 전망은 애플이 제품 경쟁력(아이폰 17 시리즈), 생태계 충성도(iOS), 거시 환경 순풍(달러 약세·소비 심리)라는 세 가지 축을 동시에 확보했음을 시사한다. 특히 미국과 중국 양대 시장에서의 동시 성장은 브랜드 파워와 가격 전략의 조합이 효과적이었음을 반영한다. 중고 아이폰의 대규모 판매(2023~2025년 2분기 3억5,800만 대)는 향후 업그레이드 수요라는 지연된 성장 동인을 내포한다.
삼성전자의 과제는 중저가 영역에서의 중국 업체와의 가격·스펙 경쟁을 관리하면서, 폴더블·AI 기능 등 차별화가 가능한 상위 세그먼트의 수익성을 유지·확대하는 데 있다. 이는 출시 주기 최적화, 채널 인벤토리 관리, 지역별 가격 정책의 정교화를 요구한다.
투자자와 업계는 향후 관전 포인트로 다음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첫째, 아이폰 17 시리즈의 성수기 이후 수요 지속성과 평균판매단가(ASP) 추이. 둘째, 중국 및 신흥국에서의 채널 재고 정상화 속도. 셋째, 중국 OEM의 중저가 신제품 공세와 삼성의 대응. 넷째, 환율과 관세·통상 환경 변화가 공급망·가격에 미치는 영향이다. 이러한 변수들은 2025년 출하량 순위는 물론 2026~2029년의 점유율 궤적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종합하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의 이번 전망은 아이폰 17을 중심으로 한 제품 사이클과 생태계 결속, 그리고 거시환경의 우호적 조합이 애플의 1위 탈환과 장기 리더십을 지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삼성전자는 중저가 세그먼트에서의 효율성과 프리미엄에서의 차별화를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복합 과제에 직면해 있다. 출하량과 판매량의 괴리를 감안하더라도, 교체 수요와 라인업 전략의 우열이 향후 수년간 시장 판도를 가를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