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주가가 수요일(현지시간) 미국 프리마켓에서 소폭 하락세를 보이며, 전일 낙폭의 연장 가능성을 시사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의 배경으로 인공지능(AI) 칩 시장에서의 엔비디아 지배력에 대한 새로운 의구심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을 지목하고 있다.
2025년 11월 26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수년간 AI 붐의 중심에 서며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했던 엔비디아는 화요일 2.6% 하락했다. 이로써 11월 월간 기준으로는 누적 12% 하락한 상태다. 해당 흐름은 AI 관련 종목들이 대체로 동조화되는 양상을 보였던 과거와 달리, AI 트레이드의 분화가 가속되고 있음을 부각한다.
알파벳(구글 모회사) 주가는 정규장 개장 전 프리마켓에서 소폭 상승했다. 알파벳은 시가총액 4조 달러에 근접하며 상단을 ‘터치’할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전일에는 1.6% 상승했으며, 이달 들어 주가는 누적 15% 상승했다.
알파벳의 견조한 흐름에는 메타와의 협상 보도가 힘을 보탰다. 보도에 따르면 알파벳은 메타 데이터센터에 구글의 AI 특화 칩을 공급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아울러 구글은 이달 초 생성형 AI 모델인 제미나이 3(Gemini 3)에 대한 우호적 시장 반응과,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의 투자로도 지원을 받았다. 구글은 서드파티 벤더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AI 프로세서 자체 제작 역량을 강화하며 존재감을 신속히 구축하고 있다.
씨티(Citi) 애널리스트들은 고객 노트에서 구글의 AI 제품과 서비스가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월간 활동 사용자 수가 수십억 명에 이르는 대규모 플랫폼을 보유한 구글의 운영 규모가 이러한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구글의 AI 제품·서비스는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으며, 방대한 월간 활동 사용자 기반이 그 추세를 뒷받침할 수 있다.” — 씨티 애널리스트 노트
관측통들은 구글의 AI 칩 야심이 엔비디아에 대한 경쟁 압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동시에, AI 업계 전반에 퍼진 복잡한 상호 투자 구조—예컨대 엔비디아가 자금을 제공한 고객사가 엔비디아의 AI 칩을 대규모로 재구매하는 식의 ‘원형 거래(circular deals)’—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수요의 내구성과 매출 인식의 건전성에 대한 질문을 자극한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지난 1년으로 시계를 넓히면, 엔비디아 주가는 29% 이상 상승했다. 다만 최근 심리는 AI 전반에 걸친 버블 형성 가능성에 대한 경계로 약화됐다. 시장 일각에서는 20여 년 전 닷컴 붕괴를 연상케 하는 과열 조짐이 반복될 수 있다는 점을 리스크로 꼽는다.
이 같은 시선에 대해 엔비디아는 비판과 공매도 베팅에 대응하는 조짐을 보였다. 특히 『빅 쇼트(The Big Short)』로 잘 알려진 투자자 마이클 버리의 베팅이 화제가 된 가운데,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자사의 기본 사업 모델이 “경제적으로 건전(economically sound)”하며, 재무 보고 관행은 “완전하고 투명(complete and transparent)”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신문이 인용한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이러한 발언이 회사가 다소 “방어적(defensive)”인 인상을 줬다고 평가했다.
배경과 해설: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포인트
첫째, 프리마켓은 정규장 개장 전에 이뤄지는 거래로, 유동성이 상대적으로 얕고 변동성이 클 수 있다. 따라서 프리마켓의 하락은 정규장으로 이어질 수도 있지만, 거래량과 호가 스프레드에 따라 확대·축소될 여지가 크다. 이번 엔비디아의 약세 시그널은 전일 낙폭 2.6% 및 월간 -12%라는 수치와 결합해, 단기적으로 상승 모멘텀의 균열을 시사한다.
둘째, AI 칩 경쟁 구도는 ‘전통 반도체 설계사 vs. 빅테크의 자체 칩’ 구도로 재편되는 양상이다. 보도에 담긴 알파벳-메타 간 칩 공급 논의는 클라우드·소셜 플랫폼 사업자들이 자체적이거나 특정 파트너의 칩으로 비용과 성능 최적화를 시도한다는 흐름을 반영한다. 이는 고객 다변화를 추구하는 측면과 동시에, 특정 공급사 의존도 축소라는 전략적 포지셔닝을 의미한다.
셋째, 원형 거래(circular deals)에 대한 경계심은 실수요의 질을 가늠하는 핵심 잣대다. 공급사로부터 재원을 받은 고객이 다시 그 공급사의 고가 장비·칩을 대량 구매하는 구조는, 표면상의 수주·매출과 실질적인 수익성 사이에 괴리를 만들 수 있다. 이 점은 거시적 유동성 축소 국면에서 리스크 프리미엄의 변동성을 키울 요인이 된다.
넷째, 버블 논쟁은 기술 사이클에서 되풀이되는 주제다. 닷컴 버블 당시와 달리 오늘날 AI는 이미 광범위한 상용 적용이 진행 중이라는 반론도 존재하지만, 시장은 밸류에이션과 현금흐름의 정합성을 엄밀히 따지는 국면에 진입하는 모습이다. 엔비디아가 밝힌 “경제적으로 건전”하고 “완전·투명”하다는 메시지는 재무·공시 품질에 대한 신뢰를 호소하는 성격으로, 단기적으로는 심리 안정에 기여할 수 있으나, 실제 수주 구성·정책 규제·경쟁 강도 같은 펀더멘털 변수의 점검이 뒤따를 필요가 있다.
용어 설명
• 프리마켓: 정규장 개장 전 거래 시간대로, 호가 간격이 넓고 변동성이 큰 편이라 가격 시그널이 과장되기도 한다.
• 원형 거래(circular deals): 공급사가 고객에게 직·간접적 자금을 제공하고, 그 고객이 다시 공급사의 제품·서비스를 대규모 구매하는 순환 구조를 뜻한다.
• AI 버블: AI 관련 자산 가격이 기대·서사에 의해 과도하게 상승하는 현상으로, 실적·현금흐름이 이를 충분히 뒷받침하지 못할 경우 조정 위험이 커진다.
• 제미나이 3(Gemini 3): 구글의 최신 AI 모델 중 하나로, 이번 보도에서는 시장 호응이 긍정적으로 소개됐다.
핵심 정리
• 엔비디아: 전일 -2.6%, 월간 -12%, 프리마켓 약세.
• 알파벳: 프리마켓 강세, 시총 4조 달러 고지 접근. 전일 +1.6%, 월간 +15%.
• 경쟁 구도: 구글의 AI 칩 드라이브, 메타와의 잠재적 데이터센터 공급 논의.
• 리스크: 원형 거래 우려, AI 버블 논쟁 재점화.
• 회사 입장: 엔비디아, 사업 모델 “경제적으로 건전”·보고 “완전하고 투명” 강조. 일부 애널리스트는 “방어적” 인상 평가.
요컨대, 엔비디아의 프리마켓 약세는 지배력 논란과 경쟁 심화 우려가 교차하는 가운데, 알파벳의 강세는 AI 칩 내재화·파트너링 전략이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는 흐름을 반영한다. 투자자들은 수요의 질과 재무 투명성, 그리고 경쟁의 양상이라는 세 축에서 지속가능성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