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달러 약세…12월 연준 금리 인하 기대 확대·RBNZ 결정에 뉴질랜드달러 급등

싱가포르발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 달러화가 수요일(현지시간) 완만한 약세를 보였다. 이는 최근의 무난한 미국 경제지표12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금리 인하 기대를 강화한 가운데, 차기 연준 의장 유력 후보가 보다 완화적(dovish) 기조로 통화정책을 이끌 가능성에 투자자들이 베팅한 영향으로 해석된다.

2025년 11월 26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뉴질랜드달러(NZD)뉴질랜드준비은행(RBNZ)이 시장 예상대로 금리를 인하했지만 향후 정책 경로에 대해 더 매파적(hawkish) 전망을 제시한 직후 급등했다. 호주달러(AUD)도 국내 물가가 예상을 웃돌았다는 통계 발표에 일시적으로 상승폭을 키웠다.

키위화(뉴질랜드달러)0.75% 상승0.5663달러를 기록했으며, 호주달러0.14% 오른 0.6478달러에 거래됐다. 호주달러는 데이터 발표 직후 한때 약 0.3%까지 상승폭을 넓히기도 했다.

주목

미국 지표와 연준 금리 인하 기대

다른 한편, 화요일 공개된 미국 지표에서는 9월 소매판매 증가율이 예상치를 하회한 반면, 생산자물가지수(PPI)예상과 부합했다. 또한 11월 소비자신뢰지수고용과 가계 재정에 대한 우려로 저하됐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트레이더들은 다음 달 연준의 금리 인하 베팅을 확대했다. CME 페드워치(FedWatch) 도구에 따르면, 시장은 25bp(0.25%포인트) 인하 가능성을 84%로 반영하고 있다. 이는 달러화에 하방 압력을 가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밤사이 지표는 확실히 미국 경기 둔화의 그림을 그렸고, FOMC의 단기 금리 인하 명분을 강화했다.” — 캐롤 콩, 오스트레일리아커먼웰스은행(CBA) 외환 전략가


유로·파운드·옵션 시장 동향

주목

유로화는 달러 약세에 힘입어 1.16달러 심리적 레벨에 근접하며 1.1567달러에서 최종 호가됐다. 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평화안과 관련해 일부 진전 신호가 감지된 점도 미미하게 지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화요일, 미국이 지원하는 전쟁 종식 기본 프레임워크의 추진 의사를 밝히며,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와의 회담에서 쟁점 사안을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논의에 유럽 동맹국들도 포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영국 파운드화1.3166달러에서 보합권을 유지했다. 같은 날 늦게 레이첼 리브스 영국 재무장관이 발표할 정책 예산안을 앞두고 경계감이 팽배했다. 리브스 장관은 수백억 파운드 규모의 세금 인상을 발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예산 결과를 앞두고 파운드 변동성 확대에 대비하려는 수요가 옵션 시장에 쏠렸다. 맥쿼리그룹의 세계 외환·금리 전략가 티에리 위즈먼은 노트에서 “가을 예산 성명”을 앞둔 수 주 동안 파운드화에 대한 투기 및 헤지 활동이 강화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예산안이 재정 책임성(fiscally responsible)을 보여준다면 단기 안도 랠리가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달러 인덱스와 차기 연준 의장 인선 이슈

달러지수0.03% 하락99.82를 기록했다. 전 거래일에는 0.3% 하락해 약 3주 만의 최대 일간 낙폭을 보였다.

달러를 끌어내린 또 다른 요인으로는, 블룸버그가 보도한 케빈 해셋 백악관 경제고문이 차기 연준 의장 유력 주자로 부상했다는 소식이 꼽힌다. 해셋은 제롬 파월 현 의장 체제하에서의 현재 금리 수준보다 더 낮은 금리가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궤를 같이해온 인물로 알려져 있다.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화요일, 트럼프 대통령이 크리스마스 이전에 인선을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해셋은 트럼프 대통령의 저금리 선호와 긴밀히 보조를 맞추는 인물로 평가된다. 그가 임명될 경우 행정부의 완화적 정책 추진에 힘이 실릴 것이다.” — 로드리고 카트릴, 내셔널오스트레일리아은행(NAB) 수석 FX 전략가


엔화·개입 경계와 유동성 이슈

달러 약세는 약세를 이어온 엔화에 일시적 숨통을 제공했다. 다만 수요일 엔화는 0.1% 하락달러당 156.24엔을 기록했으며, 지난주 10개월래 최저치157.90엔에서 다소 거리를 둔 수준이다.

트레이더들은 일본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목요일 미국 추수감사절거래 유동성이 얇아질 수 있어, 당국이 시장에 개입하기에 ‘창(window)’이 열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추수감사절에는 유동성이 얇아지기 때문에 일본 당국이 개입하기에 더 적절한 시기가 될 수 있다. 그럴 경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더 커질 것이다.” — CBA의 캐롤 콩

“일본 당국자들의 최근 발언을 고려할 때, 이번 주 직접 개입 리스크는 분명히 존재한다.” — CBA의 캐롤 콩


용어 해설 및 맥락

매파(hawkish)비둘기파(dovish)는 통화정책 성향을 가리키는 표현이다. 매파는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금리 인상 등 긴축을 선호하고, 비둘기파는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 인하 등 완화를 선호한다. bp(베이시스 포인트)는 금리 변화의 최소단위로, 25bp=0.25%p를 의미한다.

CME 페드워치는 선물시장을 기반으로 연준 금리 결정의 확률을 추정하는 도구다. 시장참가자들이 가격에 반영한 기대를 수치로 보여주므로, 정책 경로에 대한 컨센서스를 가늠하는 참고지표로 널리 쓰인다.

옵션 시장의 변동성 헤지는 주요 이벤트(예: 예산안, 중앙은행 결정) 전후로 급격한 환율 변동에 대비해 풋/콜 옵션을 매입하는 전략을 말한다. 이는 포트폴리오 방어에 유용하나, 비용(프리미엄)이 수반되며 이벤트 결과에 따라 단기적으로 환율이 급등락할 수 있다.

외환시장 개입은 통화당국이 환율 안정을 위해 외환을 매매하는 조치다. 일반적으로 유동성이 얇은 시기에는 동일한 거래가 더 큰 가격 효과를 내므로, 당국이 효율적인 개입 타이밍으로 선택하는 경우가 있다.


시장 파급과 관전 포인트

현재 외환시장은 두 축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 첫째, 미국 경기 둔화 신호가 누적되며 12월 연준 인하 기대가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 둘째, 차기 연준 의장 인선과 같은 정책 불확실성달러 프리미엄을 압박하고 있다. 이러한 조합은 고금리 통화 선호의 약화로 이어져, 상대적으로 고용·물가 지표가 견조하거나 금리 경로가 매파적으로 재해석되는 통화(예: NZD)의 상대강세를 돕고 있다.

반면, 영국의 경우 세수 확충을 위한 큰 폭의 세제 강화 시그널이 성장 기대를 눌러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며, 시장은 재정 책임성장 전략 사이의 균형점에 주목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지정학적 완화 기대가 유로에 미약한 지지로 작용하고 있으나, 방향성은 여전히 미국 데이터·연준에 더 크게 좌우되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엔화개입 경계 아래 민감하게 반응하는 가운데, 미국의 휴장유동성 공백을 만들 수 있어 단기 가격 탄력성이 확대될 소지가 있다. 트레이더들은 수치 지표(소매판매·PPI·소비자신뢰)정책 신호(연준 인선·RBNZ 가이던스) 사이의 교차 신호를 면밀히 점검하며 포지션을 조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