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핀테크 기업 클라르나(Klarna)가 미국 달러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클라르나는 디지털 자산에 대한 규제 감시 강화 흐름 속에서 대형 결제 기업들의 진입이 가속되는 경쟁 구도에 본격 합류한다.
2025년 11월 25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클라르나가 준비 중인 토큰의 명칭은 KlarnaUSD다. 회사는 이 토큰이 현재 테스트 단계에 있으며, 2026년 메인넷에서 정식 이용 가능해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해당 토큰은 미국 달러로 100% 담보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테이블코인은 현금 등 전통적 법정화폐 가치에 연동돼 가격 변동성을 낮춘 암호화폐다. 최근 몇 년간, 투자자와 트레이더들은 보다 변동성이 큰 토큰 간 자금을 이동하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매개 수단을 선호하는 경향이 커지며 사용이 확대됐다.
클라르나는 KlarnaUSD를 일상 결제와 국경 간 송금·결제에 맞춘 솔루션으로 포지셔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이를 통해 기존 전통 은행 시스템 대비 더 빠르고 저렴한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클라르나는 BNPLBuy Now, Pay Later(선구매·후지불) 모델로 성장한 유럽 최대급 핀테크 중 하나다. 회사는 미국에서 가장 큰 사용자 기반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스테이블코인은 결제 특화 블록체인인 템포(Tempo)에서 구동될 예정이다. 템포는 스트라이프(Stripe)와 크립토 투자사 패러다임(Paradigm)이 개발한 네트워크다.
대형 경쟁사인 페이팔(PayPal)은 이미 자체 달러 토큰을 출시했다. 이어 스트라이프도 올해 초 암호화폐 기업 브리지(Bridge)를 11억 달러에 인수한 뒤 스테이블코인을 출시했다.
이 같은 행보는 미국과 유럽에서 디지털 자산 규제 정립이 진전되는 흐름과 맞물려 있다. 보도에 따르면, 클라르나를 포함한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는 미국의 GENIUS 법안과 유럽의 MiCAMarkets in Crypto-Assets 같은 규제 프레임워크의 도입으로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세바스티안 시에미아트코브스키(Sebastian Siemiatkowski) 클라르나 최고경영자(CEO)는 “크립토는 마침내 빠르고, 비용이 낮으며, 안전하고, 확장성에 맞게 구축된 단계에 도달했다. 이는 클라르나의 크립토 여정의 시작”이라고 밝혔다. 그는 과거 암호화폐에 회의적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혀온 인물로 알려져 있다.
또한 클라르나는 지난주 9월 대규모 주식시장 상장 이후 발표한 첫 분기 실적에서 매출이 애널리스트 예상치를 상회했다고 전했다.
핵심 개념 풀이
스테이블코인: 달러·유로 등 법정화폐 가치에 1:1로 연동되도록 설계된 디지털 토큰을 뜻한다. 가격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높아, 암호자산 시장 내에서 거래·송금의 중간 매개로 널리 활용된다.
메인넷(Mainnet): 실제 사용자가 거래를 수행하는 실운영 블록체인 네트워크다. 이와 대비되는 테스트넷은 기능 검증과 기술 점검을 위한 시험 환경을 의미한다. 클라르나는 테스트를 거쳐 2026년 메인넷에서 KlarnaUSD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BNPL(선구매·후지불): 소비자가 상품을 먼저 구매하고, 대금을 분할·후불로 지불하는 결제 서비스 모델이다. 전자상거래의 전환율 개선과 소비자 자금 유연성 제고에 활용된다.
국경 간 결제: 서로 다른 통화·국가 간 거래로, 전통 금융망에서는 처리 시간과 비용이 상대적으로 크다. 스테이블코인을 이용하면 정산 시간 단축과 수수료 절감을 기대하는 흐름이 확산돼 왔다.
디지털 결제 시장의 전략적 맥락
클라르나의 KlarnaUSD 계획은, 페이팔과 스트라이프 등 주요 결제 플랫폼이 스테이블코인을 도입하는 경쟁 구도가 본격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결제 사업자 입장에서 스테이블코인은 △빠른 결제 승인 △낮은 수수료 구조 △글로벌 확장성 등 핵심 지표의 개선을 겨냥할 수 있는 수단으로 인식되어 왔다. 특히 전자상거래와 디지털 콘텐츠 구독, 크리에이터 경제 등 소액·고빈도 거래 영역에서 정산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템포(Tempo)가 결제 특화 블록체인으로 소개된 점은, 네트워크 설계가 처리 속도와 비용 효율화에 초점을 두고 있음을 시사한다. 여기에 패러다임과 같은 암호자산 전문 투자사의 참여와, 스트라이프의 결제 인프라 경험이 결합된 구조는, 일상 결제 및 국경 간 거래에 필요한 사용자 경험(UX)과 사업자 통합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해석된다.
규제 환경과 프레임워크
미국과 유럽은 디지털 자산에 대한 규제 틀을 단계적으로 구체화해 왔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GENIUS 법안과 유럽의 MiCA는 스테이블코인 사업자의 운영 기준과 투명성, 소비자 보호에 관한 정합성을 높이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클라르나를 포함한 발행사들이 이러한 프레임워크 하에서 규제 명확성을 확보할 경우, 시장 신뢰와 기관 참여가 확대될 여지가 있다.
결론 및 관전 포인트
클라르나의 KlarnaUSD는 2026년 메인넷 출시를 목표로 하며, 달러 100% 담보와 결제 특화 네트워크(템포)라는 조합으로 디지털 결제 시장의 속도·비용·확장성 공식을 다시 쓰려는 시도다. 페이팔과 스트라이프의 선행 사례, 미국·유럽의 규제 정비 흐름이 맞물리며, 스테이블코인이 일상 결제와 국경 간 트랜잭션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을지 주목된다. 동시에 클라르나가 BNPL에서 구축한 사용자 풀과 가맹점 네트워크를 디지털 토큰 결제와 어떻게 접목할지, 그리고 상장 이후 첫 분기에서 확인된 매출 성과가 신사업 확장에 어떤 실행 동력을 제공할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