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 러시아 정부가 국가 최대 민간 고용주인 러시아철도(RZD)를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사안에 정통한 두 명의 관계자가 밝혔다다. 러시아철도는 총 4조 루블(약 508억 달러)에 달하는 부채를 떠안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다.
2025년 11월 25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국유기업인 러시아철도는 전시(戰時) 경제의 급격한 둔화 속에서 매출 감소를 겪는 한편, 지난 20년래 최고 수준의 기준금리에 기인한 차입 비용 급등으로 재무 부담이 커졌다고 한다다. 러시아철도는 약 70만(700,000) 명을 고용하고 있어 고용·물류 측면 모두에서 핵심 인프라로 평가된다다.
익명을 조건으로 한 두 소식통에 따르면, 모스크바는 주로 국유은행에 대한 채무로 구성된 러시아철도의 부채 문제를 완화하기 위한 여러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다. 논의 대상에는 화물 운임 인상, 국가 보조금 확대, 세금 감면뿐 아니라, 국부펀드(National Wealth Fund) 자금의 투입까지 포함돼 있다고 전해졌다다.
한 소식통은 러시아 정부 관계자들이 11월 말 관련 회의를 열었으며, 12월에도 추가 회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다. 다만, 러시아철도와 러시아 정부, 교통부는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고 이 소식통은 말했다다.
아직 정부 공식 테이블에 오르지는 않았지만, 검토선상에 거론되는 아이디어로는 러시아철도의 차입금리 상한을 9%로 제한하는 방안, 또는 부채를 지분으로 전환해 국유은행이 회사 지분을 보유하게 만드는 방안이 있다고 한다다. 이는 사실상 채무 부담을 자본구조로 이전하는 성격을 띤다다.
특히 4,000억 루블 규모의 러시아철도 부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는 구체적 제안이 존재한다고 소식통 중 한 명은 전했다다. 아래와 같이 이번 논의의 목적이 요약된다고 했다다.
“러시아철도를 ‘구제(to save)’하기 위한 조치”로, 미·중에 이어 세계 3위 규모의 철도망을 운영하는 기간산업의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취지라는 설명이다다.
러시아철도는 2024년 회계(국제회계기준 적용)에서 매출 3.3조 루블, 지출 2.8조 루블을 보고했다다. 이어 2025년 상반기(6월 30일 기준) 재무제표에서는 순부채 3.3조 루블을 공시했으며, 이 가운데 단기부채가 1.8조 루블이라고 밝혔다다.
다만 불과 반년 사이 부채가 약 0.7조 루블 늘어난 구체적 원인은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다.
러시아철도는 태평양에서부터 흑해와 발트해에 이르는 광대한 영토를 횡단하며 여객·석유·각종 화물을 운송하는 러시아 최대 물류망으로, 러시아 경제 건전성을 가늠하는 ‘벨웨더’로도 간주돼 왔다다.
이 같은 고전(苦戰)은 국가 주도 전시 경제가 직면한 딜레마를 드러낸다다. 즉, ‘대마불사(too big to fail)’로 여겨지는 대형 공기업들이 국유은행에 과다하게 의존해 차입하고, 그 결과 국가가 최종 부담자로 남게 되는 구조다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이 4년 차에 접어들며 군비 지출이 사상 최고치로 치솟은 시점과 맞물려 재정 부담이 커진 형국이다다.
러시아 경제 둔화(RUSSIA SLOWING)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1·2기(2000~2008년) 동안 러시아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1999년 2,000억 달러 미만에서 1.7조 달러로 급증한 바 있다다. 그러나 현재 명목 GDP 2.2조 달러는 크림반도 병합 전인 2013년 수준과 대체로 유사하며, 올해 성장률도 뚜렷한 둔화가 예상된다다.
러시아 정부는 2025년 GDP 성장률이 2024년 4.3% 및 2023년 4.1%에서 1.0%로 급락할 것으로 내다본다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년 성장 전망을 0.9%에서 0.6%로 하향 조정했다다.
서방은 러시아 경제 약화를 통해 크렘린의 우크라이나 전쟁 전략을 바꾸도록 압박한다는 입장인 반면, 푸틴 대통령은 대외 압력에 굴복하지 않겠다며 경제는 전쟁 목표에 비해 부차적이라고 강조해 왔다다.
푸틴 대통령은 또한 수천 건의 서방 제재에도 러시아 경제가 예상보다 훨씬 선전했으며, 서방과 달리 국가 차원의 부채가 크지 않다고 주장한다다. 동시에 투자 부진과 고금리로 인한 고통은 인정한 바 있다다.
러시아 최대 대출기관 스베르방크의 한 고위 임원은 로이터에 러시아 경제의 “지속적 냉각”을 언급하며, 내년 성장률이 약 1% 수준에 그치고 기업 활동 위축이 4~5개 분기 동안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다.
환율 참고: $1 = 78.7500 루블소스: 로이터 표기
분석: 정부 지원 수단의 함의와 리스크
화물 운임 인상은 러시아철도의 현금흐름을 빠르게 개선할 수 있으나, 물류비 상승을 통해 인플레이션 압력이나 실물경제의 비용 전가로 이어질 수 있다다. 보조금 확대와 세금 감면은 직접적 재정부담 또는 기회비용을 수반하며, 국부펀드 투입은 재정 완충장치의 동원이라는 점에서 장기 재정여력에 대한 시장의 관찰대상이 될 수 있다다.
금리 상한(9%)은 고금리 국면에서 유의미한 이자비용 절감을 가져오지만, 시장금리 신호 왜곡과 다른 국영기업으로의 파급 요구 가능성을 내포한다다. 부채의 지분 전환은 부채비율을 낮추고 이자부담을 완화하는 대신, 국유은행의 지분 참여 확대로 지배구조 변화와 향후 배당정책 조정 이슈를 야기할 수 있다다.
특히 4,000억 루블의 부분적 부채-지분 스왑은 상징적 신뢰 표명과 시장 안정에 기여할 수 있으나, 선례로 굳을 경우 ‘대마불사’ 도덕적 해이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 있다다. 이는 국가·국유은행·기간산업 간 재무 상호의존이 심화된 러시아 전시경제의 구조적 특징을 재확인하는 대목이다다.
용어 해설
국부펀드(National Wealth Fund): 러시아 정부가 축적한 재정준비금으로, 거시 안정과 전략적 투자에 활용되는 자금 원천을 뜻한다다. 경기 충격 완화나 대형 공기업의 안정화에 완충재 역할을 할 수 있다다.
대마불사(Too Big To Fail): 시스템 리스크를 이유로 정부가 구조조정·구제에 나설 수밖에 없는 대형 기관·기업을 지칭한다다. 구제는 위기 확산을 막지만, 반복될 경우 도덕적 해이를 키울 수 있다다.
명목 GDP: 물가 상승분을 반영하지 않은 가격 기준의 국내총생산으로, 실질 성장률과는 구분된다다. 본문 수치(2.2조 달러 등)는 명목 기준이다다.
전망
러시아철도 지원책은 12월 추가 회의에서 구체화될 가능성이 있다다. 어떤 조합이 채택되든, 이자비용 경감·현금흐름 개선·재무구조 재편 간 정책 균형이 핵심이 될 전망이다다. 전시경제의 성장 둔화와 고금리 장기화가 이어지는 한, 기간산업의 재무안정을 둘러싼 정책 개입은 점진적·상시적으로 지속될 여지가 크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