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리아—브라질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목표 수준으로 되돌리기 위한 진전에 여전히 만족하지 못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가브리엘 갈리폴루 총재는 정책 당국이 데이터 의존적(data-dependent) 접근을 유지할 것임을 강조하며, 현 정책 기조가 목표 달성에 필요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으나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다.
2025년 11월 24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갈리폴루 총재는 브라질 은행업계 로비 단체인 페브라반(Febraban)이 주최한 행사에서 “우리는 인플레이션을 목표로 되돌리려는 우리의 책무(mandate)를 이행하기 위해 분명히 바람직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목표 달성까지 아직 갈 길이 남아 있다며 이 같은 신중 기조를 분명히 했다다.
“우리는 아직 우리가 바라는 위치에 이르지 못했기 때문에 여전히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그 때문에 금리는 제약적(restrictive)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갈리폴루 총재는 이어
“중앙은행은 그 책무를 이행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일을 할 것임을 매우 명확히 했다.”
고 덧붙였다다.
금리 동결과 목표 인플레이션 3%에 관한 정책 시그널도 재확인됐다. 올해 11월 초, 브라질 중앙은행은 연속 세 차례의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5%로 동결했다. 이는 거의 2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중앙은행은 상당 기간 금리를 동결하는 것만으로도 인플레이션을 공식 목표치인 3%로 유도하기에 충분하다는 자신감을 시사했다다.
Banco Master 청산과 금융안정 책무
갈리폴루 총재는 최근 Banco Master(마스터)의 청산(liquidation) 조치와 관련해, 중앙은행이 금융안정에 관한 법정 책무에 따라 “매뉴얼대로(rulebook)” 엄정하게 행동했다고 밝혔다다. 중앙은행은 마스터 콘글로머릿의 심각한 유동성 위기와 재무구조의 급격한 악화, 그리고 금융시스템 규정에 대한 중대한 위반을 동 조치의 근거로 제시했다다.
그는 중앙은행의 테크니컬 스태프와 “전 직원의 성실함”을 치하했으며, 특히 감독(Supervision) 부문을 이끄는 아일톤 아키노(Ailton Aquino) 이사의 역할을 강조했다다. 한편, 마스터는 투자 플랫폼을 통해 판매된 고수익(high-yield) 부채를 축으로 빠르게 성장했으나, 최근 수개월간 유동성 압력이 누적되며 어려움을 겪어왔다다.
핵심 개념 해설: ‘데이터 의존적 접근’과 ‘제약적 금리’
데이터 의존적 접근이란, 중앙은행이 미리 정해진 경로를 고수하기보다, 물가, 성장, 고용, 금융여건 등 최신 지표와 시장 상황에 따라 회의마다 정책 결정을 조정하는 방식을 의미한다다. 제약적 금리는 경제의 총수요를 억제해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추는 수준의 금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현 수준의 15% 금리는 경기 둔화의 비용을 감수하더라도 물가 안정이라는 중앙은행의 핵심 책무를 달성하기 위한 기조임을 시사한다다.
또한 법정 책무(mandate)는 중앙은행이 법령으로 부여받은 목표와 역할을 말하며, 브라질 중앙은행의 경우 물가 안정과 금융안정이 핵심 축이다. 유동성 위기는 단기 지불능력이 훼손되어 예금 인출 요구나 만기 도래 채무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태를 뜻한다. 청산(liquidation)은 금융기관의 영업을 정리하고 자산을 처분해 채권자에게 배분하는 절차다. 투자 플랫폼은 온라인·모바일 기반의 금융상품 판매·거래 채널을 의미하며, 고수익 채권은 일반적으로 높은 이자 수익을 제공하지만 그만큼 위험 프리미엄이 큰 증권을 가리킨다다.
갈리폴루 발언의 정책적 함의
갈리폴루 총재의 메시지는 크게 두 가지 축으로 정리된다다. 첫째, 인플레이션 목표(3%)에 대한 복귀 의지는 확고하며, 이를 위해 현행 제약적 금리를 유지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점이다. 둘째, 정책 경로는 특정한 사전 약속이 아니라 지표 흐름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는 중앙은행이 “필요한 모든 일”을 하겠다는 커뮤니케이션과 결합되어, 정책의 일관성과 신뢰를 재확인하는 효과를 낸다다.
특히 연속 세 차례의 회의에서 금리를 15%로 동결하고, 상당 기간의 동결만으로도 목표 인플레이션 달성이 가능하다는 신호를 보낸 점은, 통화정책이 충분히 긴축적이라는 내부 판단을 시사한다다. 동시에 “아직 만족하지 못한다”는 언급은, 물가 둔화의 증거가 보다 광범위하고 확실해질 때까지 서두르지 않겠다는 신중한 접근을 뜻한다다.
금융안정과 규율: Banco Master 사례의 의미
Banco Master 청산 관련 언급은, 브라질 중앙은행이 통화정책과 별개로 감독·규제 기능에서도 법과 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행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다. 중앙은행이 제시한 사유—심각한 유동성 위기, 재무 악화, 중대한 규정 위반—는 금융시스템의 파급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의 정당성을 뒷받침한다다. 갈리폴루 총재가 감독 부문과 아일톤 아키노 이사를 특별히 언급한 대목은, 사전 모니터링과 사후 조치를 포함한 감독 역량의 중요성을 환기한다다.
마스터가 투자 플랫폼을 통해 고수익 부채를 판매하는 공격적 전략으로 빠르게 성장했으나, 최근 유동성 압력에 직면해 왔다는 점은, 고수익·고위험 모델의 취약성을 다시 드러낸 사례로 해석될 수 있다다. 해당 사례는 상품 설계의 투명성, 유통 채널의 적합성, 유동성 관리 등 기초 체력이 흔들릴 경우, 성장 속도만으로는 시스템 리스크를 방어하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다다.
정책 커뮤니케이션과 시장의 관전 포인트
갈리폴루 총재의 발언은 통화정책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한편, 조건부라는 유연성을 유지한다는 점에서 균형을 취한다다. 요지는 “현재의 긴축 강도는 충분하다고 보지만, 지표가 그렇지 않다고 말하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다. 이는 인플레이션의 경로, 임금 및 기대 인플레이션의 안정성, 금융여건의 긴축 지속성 같은 변수들이 향후 판단의 핵심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다.
요약하면, 브라질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 목표 복귀와 금융안정 수호라는 이중 책무를 앞세워 고금리 동결과 엄정한 감독을 병행하고 있다다. 만족하지 못한다는 표현은 단순한 비관이 아니라, 정책 인내와 지표 근거를 바탕으로 한 책임 있는 신중함으로 읽힌다다. 이와 같은 메시지는 정책의 신뢰를 뒷받침하며, 과잉 낙관이나 섣부른 전환을 경계하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