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NDON — By Eric Onstad 트라피구라(Trafigura)의 전(前) 니켈 거래 책임자가 6억 달러 규모의 금속 대체 사기 공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인도 출신 사업가 프라티크 굽타(Prateek Gupta)는 영국 런던에서 진행 중인 재판에서, 해당 임원이 값비싼 금속을 저가 혹은 무가치 금속으로 바꿔치기하는 계획을 함께 꾸몄다고 주장했으나, 전 책임자는 이를 강하게 부정했다다.
2025년 11월 24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스위스 제네바에 본사를 둔 트라피구라는 2년이 훌쩍 지난 시점에 굽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굽타와 그의 회사들이 순도 99.8%의 고품위 니켈을 인도하기로 약정했으나 실제로는 강철 또는 고철을 납품했다고 주장하고 있다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거주하는 굽타는 반박 입장을 내고, 사기 구상은 트라피구라 내부 인력에 의해 고안됐다며, 복잡한 회전거래 구조를 만들어 겉보기에 트라피구라의 니켈 트레이딩 위상을 부풀리려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다.
소크라티스 이코노무(Sokratis Oikonomou)는 2017년 트라피구라의 니켈 트레이딩 총책을 맡은 인물로, 런던 고등법원에 제출한 서면 증언에서 “나는 그러한 어떠한 계획을 고안하거나, 인지하거나, 가담하지 않았다”고 밝혔다고 전했다다.
그는 이어 “나의 진정성을 희생하고 경력을 위태롭게 하면서 그런 계획을 만들고 제안했다는 시사에 모욕감을 느낀다”고 말했다고 전했다다.
트라피구라는 약 16년 근무 끝에 2023년 1월 이코노무의 고용을 종료했다다.
증거와 내부 조사
2023년 12월, 굽타와 그의 변호인단은 트라피구라 직원들과의 채팅 내역과 이메일을 법원에 제출했다. 굽타 측은 이 자료들이 자신이 단독으로 운영한 사기가 아니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주장했다다.
트라피구라는 이전부터 내부적으로 직원들의 공모 여부를 점검했으며, 관련자들의 부인 진술에 만족했다고 밝힌 바 있다다.
굽타에 따르면, 이코노무는 2019년 5월 트라피구라와 굽타 측 회사들 간의 니켈 거래 물량을 연간 5만 톤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러나 굽타는 시장에 고품위 니켈이 충분하지 않다고 답하며, 고철과 합금을 포함하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말했다다.
굽타는 또, 이코노무가 공개 시장에서 저품위 니켈을 거래하는 방안은 거부했다며, 그 이유로 트라피구라의 거래 은행인 시티(Citi)가 고품위 니켈만 금융지원한다고 들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시티는 해당 사기 사건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다.
또한 굽타는 이코노무가 “트랜짓 파이낸싱(transit financing)” 방식을 제안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굽타 소유 혹은 연계 회사들이 니켈을 트라피구라에 매도하고, 이후 항구에 도착하면 다른 굽타 연계사가 이를 되사들이는 구조로, 제3자가 대체 납품(바꿔치기)를 눈치채지 못하게 하기 위한 조치였다는 설명이다다.
트라피구라는 양측이 트랜짓 파이낸싱 형태로 거래를 운영해온 사실 자체는 인정했으나, 그것이 저품위 니켈이나 저가 금속을 은밀히 거래하기 위해 고안된 것은 아니었다고 반박했다다.
아울러 트라피구라는 자사가 순도 99.8%의 순수 니켈로 믿고 대금을 지급했음에도, 당시 물품의 진위를 검증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유효한 서류·품목코드·검사가 빠진 것은 관리상 누락(oversight)이었다고 설명했다다.
한편 굽타는 자산 동결 명령의 적용 대상에 계속 남아 있으며, 2023년 12월 이 명령을 해제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실패했다다.
핵심 쟁점 정리
첫째, 이번 사건은 “무엇이 거래되었는가”라는 본질적 문제를 다룬다. 트라피구라는 계약상 99.8% 순도 니켈이 인도되어야 했다고 주장하며, 실제로는 강철 또는 고철이 도착했다고 말한다. 반면, 굽타 측은 회사 내부 인력이 구조를 설계했으며, 거래 성격과 목적이 내부적으로 합의된 범위에 있었다는 취지로 다투고 있다다.
둘째, “트랜짓 파이낸싱”의 존재 자체는 양측 모두 인정한다. 그러나 그 의도와 용도에 대해서는 입장이 갈린다. 굽타 측은 대체 납품을 은폐하기 위한 장치였다고 주장하는 반면, 트라피구라는 해당 구조가 저품위 금속 거래를 숨기기 위한 장치가 아니었다고 선을 긋는다다.
셋째, 내부 통제와 검증의 문제다. 트라피구라는 문서·품목코드·검사가 누락된 상태에서 대금을 집행한 점을 인정하면서도 이를 절차적 누락으로 설명한다. 이는 원자재 거래에서 일반적으로 중시되는 신용장(L/C), 선하증권(B/L), 검사증명 등 기본 확인 절차의 중요성을 재확인시키는 대목이다다.
용어 설명 및 맥락
• 99.8% 순도 니켈: 금속 거래에서 품위(grade)는 가격과 직결된다. 99.8% 순도는 고품위 니켈의 대표적 사양 중 하나이며, 배터리·합금 등 다양한 산업용 수요를 겨냥한다. 본 건에서 이 사양이 계약의 핵심 기준으로 제시됐다다.
• 트랜짓 파이낸싱(Transit Financing): 화물이 운송 중(트랜짓)일 때, 매도–매수–재매수 등 일련의 금융·거래 절차를 얹는 구조를 지칭한다. 정상적 상황에서는 유동성 확보나 재고·가격 위험 분산 등 목적이 있을 수 있으나, 본 사안에서는 그 의도가 쟁점으로 부상했다다.
• 자산 동결 명령(Freezing Order): 법원이 피고의 자산 처분을 제한해 판결의 실효성을 보전하는 민사 보전 조치다. 굽타는 2023년 12월 해제를 시도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고 사건 기록은 전한다다.
현재 재판에서 드러난 진술의 핵심
• 이코노무의 부인: “어떠한 공모도 없었다.” — 이는 직접적 공모를 부정하는 핵심 증언으로, 형성·인지·가담 3요소를 모두 부인했다다.
• 굽타의 맞불: “사안은 내부에서 고안됐고, 거래 구조는 회사의 니켈 위상을 높이는 데 복무했다.” — 구조적 공모를 시사하는 주장으로, 채팅·이메일 등의 자료를 보강 근거로 들고 있다다.
• 트라피구라의 내부 조사 입장: “직원 공모 부인에 신뢰를 뒀다.” — 회사는 내부 검증을 통해 직원 관여 의혹을 일단락했다고 밝히되, 검증 누락은 절차적 문제로 인정했다다.
전문가적 시사점(해설)
이번 사건은 원자재 실물거래에서 품위 검증과 서류 적합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본 보도에 따르면 트라피구라는 유효 문서·품목코드·검사 부재 상태에서 순도 99.8% 니켈로 믿고 대금을 지급했으며, 이를 oversight로 설명했다. 통상적으로는 샘플링·성분분석(assay)·독립검사기관 인증이 결제에 앞서 요구되고, 선적·도착 단계 모두에서 문서 일치성 확인이 관행이다. 본 사안이 사실관계 확정으로 이어질 경우, 내부 통제 절차의 재점검과 거래상 위험관리의 보완 필요성이 커질 수 있다다.
또한 트랜짓 파이낸싱은 유동성 관리 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본 건에서 논란의 초점은 구조의 목적에 있다. 재판부는 저품위 금속의 은밀한 순환을 의도한 설계였는지, 아니면 통상적 금융구조였는지를 가르는 판단을 내려야 한다. 이 과정에서 채팅·이메일을 포함한 디지털 기록과 내부 승인 체계가 중요한 증거로 기능할 가능성이 있다다.
끝으로, 자산 동결 명령이 유지되는 한, 피고 측의 현금흐름과 법적 방어 전략에 제약이 발생할 수 있다. 다만, 본 보도 범위에서 확인되는 것은 해제 시도 불발(2023년 12월)이라는 절차적 사실이며, 그 이상의 판단은 법원의 최종 결론에 달려 있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