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2차대전 이후 세 번째로 큰 증세 예산 임박—도이체방크 “총 350억 파운드 규모 재정긴축”

영국 정부가 2차 세계대전 이후 세 번째로 큰 규모의 증세 예산을 발표할 것으로 관측된다고 도이체방크(Deutsche Bank)가 분석했 다. 도이체방크의 이코노미스트 산제이 라자(Sanjay Raja)는 다음 주 공개될 가을 예산(Autumn Budget)을 앞두고 정책 관측이 고조되는 가운데, 영국이 전후 최대급 재정긴축 패키지 중 하나로 향하고 있다고 평가했 다.

2025년 11월 23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도이체방크는 이번 예산에서 약 300억 파운드 규모의 세금 인상약 50억 파운드의 지출 삭감이 제시될 것으로 내다봤 다. 이 조합은 11월 26일 발표될 재정 성명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세 번째로 큰 ‘세수 확대’ 예산으로 자리매김시킬 전망이 다.

도이체방크는 대형 깜짝 조치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면서도, 인플레이션이 잠재적 와일드카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 다. 예산 사전 전망에서 이 은행은 최소 40bp(베이시스 포인트)에 해당하는 디스인플레이션(물가 둔화) 효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했 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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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준을 상회하는 조치가 제시되면 금융시장에 ‘긍정적 서프라이즈’가 될 수 있다”

고 평가했 다. 이번 주 분석은 다양한 생계비(cost-of-living) 완화 조치CPI(소비자물가지수)와 RPI(소매물가지수) 경로에 미칠 영향을 더 면밀히 들여다본다.

가을 예산레이철 리브스(Rachel Reeves) 재무장관두 번째 재정 성명으로, 도이체방크는 이를 “고통스럽게 길었던 기다림” 이후에 나오는 조치라고 표현했 다. 은행은 거시경제 전망 하향, 최근의 정책 선회, 그리고 재정 회복력 강화라는 정치적 필요가 이번 예산의 기조를 규정하고 있다고 분석했 다.

총량으로 보면, 도이체방크는 이번 재정긴축(재정 건전화) 규모가 약 350억 파운드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 다. 이는 지난해 대규모 패키지에 이어 또 하나의 역사적으로 큰 폭의 긴축으로 평가됐 다.

긴축의 핵심개인 소득세 과세구간(퍼스널 택스 스레숄드) 동결 연장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했 다. 도이체방크는 리브스 장관이 선거공약(manifesto) 준수를 시사한 만큼, 표면적 세율(headline rate) 인상은 피하고 ‘백도어(back-door) 방식’의 세수 확대에 의존할 것으로 전망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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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으로 은행은 배당소득세자본이득세자산·부 관련 세목 조정, 국민보험(National Insurance) 부과 기반 확대, 특정 업종을 겨냥한 표적화된 부문별 조치를 합쳐 약 300억 파운드의 증세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 다. 여기에 지방세(카운슬택스) 또는 이른바 맨션택스를 포함한 부동산 세제 강화유력 변수로 거론됐 다.

도이체방크는 이러한 증세초기보다는 후반부에 집중(백로딩)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 다. 반면 지출 삭감최소화되는 대신, 현행 스펜딩 리뷰(Spending Review) 기간 종료 시점인 2029~30 회계연도 이후로 더 미뤄질 공산이 크다고 평가했 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이체방크는 이번 긴축 패키지가 “답보다 질문을 더 많이 남길” 것으로 전망했 다. 리브스 장관은 재정 여력(fiscal headroom)100억 파운드 수준에서 160억 파운드를 소폭 상회하는 수준으로 확대할 것으로 예상됐 다. 영국 국채(gilt) 관련 조달 계획 조정은 완만할 것으로 보이며, 올해 길트 발행 한도(remit)는 105억 파운드 증액되고, 2029~30년까지 누적으로 220억 파운드 증액될 것으로 예상됐 다.

종합하면, 다가오는 가을 예산공공부문 전략은 물론, 인플레이션, 차입, 그리고 길트 시장에 이르는 폭넓은 영역에서 수개월간의 흐름을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


용어 해설 및 맥락

베이시스 포인트(bp): 금리·물가 변동을 정밀하게 표현할 때 쓰는 단위로, 1bp=0.01%p를 뜻한 다. 40bp 디스인플레이션 효과는 0.40%p의 물가 둔화 압력을 의미한다.

CPI vs RPI: CPI(소비자물가지수)는 소비자 지출을 기준으로 한 물가 지표, RPI(소매물가지수)는 주택 관련 비용 등을 더 넓게 포함하는 지표다. 영국에선 RPI가 CPI보다 대체로 높게 나오는 경향이 있어, 세제나 규제 연동 시 실질 부담에 차이를 만들 수 있다.

길트(gilt): 영국 정부가 발행하는 파운드화 국채를 말한다. 길트 리밋(remit)은 해당 회계연도에 정부가 시장에 제시하는 연간 발행 계획 규모를 뜻한다.

재정 여력(Fiscal Headroom): 정부가 자체 설정한 재정 규칙(예: 부채비율 경로, 차입 한도 등)을 위반하지 않으면서 추가 지출 또는 감세에 활용할 수 있는 ‘완충 폭’을 의미한다.

과세구간 동결(Threshold Freeze): 명목 세율을 올리지 않고도 실효세 부담을 늘리는 전형적 방식이다. 임금과 물가가 오르며 더 많은 납세자가 상위 과세구간에 편입되는 ‘브래킷 크리프(Bracket Creep)’ 효과가 발생한다.


정책적 함의와 시장 포인트

도이체방크가 제시한 300억 파운드 증세+50억 파운드 지출 감축 조합은 인플레이션 경로완만한 디스인플레이션 압력을 가할 수 있다. 특히 생계비 부담 완화를 겨냥한 보완책의 설계에 따라 CPI와 RPI의 경로가 서로 다르게 조정될 수 있으며, 이는 공공요금·지방세·연금 연동 등 광범위한 정책 변수에 연쇄 영향을 준다.

백도어형 세수 확대명목세율 인상 회피라는 정치적 제약을 넘는 현실적 선택으로 꼽힌다. 다만 후반부(백로딩) 집중은 단기 경기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반면, 세수 불확실성정책 신뢰 측면에서 추가 설명을 요구한다. 지출 삭감을 2029~30 회계연도 이후로 미루는 구상 역시, 현행 서비스 수준 유지와 공공부문 생산성 과제 간의 균형점을 어떻게 잡을지가 쟁점이 다.

국채 조달 측면에선, 올해 105억 파운드길트 발행 증액2029~30년까지 누적 220억 파운드 증액은 점진적·관리가능한 범주로 해석됐다. 이는 차입비용만기 구조에 대한 시장의 가시성을 높이는 한편, 재정 여력 확대와의 정합성을 도모하는 접근으로 평가된다.

결론적으로, 영국 가을 예산재정 신뢰 회복물가 안정이라는 이중 목표를 향해 증세 중심의 점진적 긴축을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 도이체방크의 관측대로면 이번 패키지는 전후 최대급 수준의 역사적 이정표가 되며, 향후 수개월 동안 인플레이션, 차입 여건, 길트 시장 전반에 지속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