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가 4월 이후 최악의 주간 성과를 기록하며 긴장감이 증폭됐다. 특히 AI(인공지능) 관련 대형주 주변의 과열이 열기로 번졌다가 급격히 식는 양상을 보였고, 목요일에는 나스닥이 장중 상승장에서 급락장으로의 최대 폭 전환을 연출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른바 “Liberation Day” 발언이 증시를 뒤흔든 4월 이후 가장 격정적인 일중 변동이었다고 평가된다. 충격은 유럽과 아시아로 확산했다. 유럽 Stoxx 600 지수는 1개월 최저를 찍었고, 독일 DAX는 6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밀렸다. 아시아 증시는 한 주를 짙은 약세로 마감했다.
2025년 11월 23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이러한 주식·채권·암호화폐 등 자산군 전반의 고변동성은 다가오는 거래 주간에도 중요한 함의를 남긴다. CNBC 인터내셔널 뉴스룸에서는 올해 가장 사랑받은 종목군과 트럼프 행정부의 백악관 복귀정치 이벤트가 자산가격의 민감도를 높였다는 맥락 이후 가파르게 오른 일부 자산군에서 투자자 신중론이 왜 커지고 있는지를 두고 토론이 이어졌다. 핵심 질문은 하나다. 지금, 시장이 개를 흔드는 꼬리는 과연 무엇인가라는 것이다.

표현 해설 — “tail wagging the dog”은 부분(꼬리)이 전체(개)를 좌우한다는 관용어로, 국소 요인이나 특정 섹터의 움직임이 전체 시장을 흔드는 상황을 뜻한다. 아래에서는 CNBC가 제시한 네 개의 ‘꼬리’를 추적한다.
TAIL 1: AI 불안(AI Anxiety)
수요일, Nvidia가 견조한 분기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AI 버블 논쟁에 종지부를 찍지는 못했다. 시장의 시선은 AI 하이퍼스케일러로 불리는 아마존, 알파벳,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등으로 쏠려 있다. 이들은 데이터센터 확장을 위해 부채 조달을 병행하고 있으며, 유럽의 주요 대기업들도 유사한 고민에 직면해 있다. 샬럿 리드(CNBC)는 화·수요일 파리에서 열리는 Adopt AI Summit을 현지 취재해, 유럽 대기업들이 AI 지출 계획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점검할 예정이다.
AI 설비투자(capex) 확대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기술주 불안과 맞물리며 채권시장으로도 번졌다. 이는 기업 재무 레버리지와 신용스프레드에 대한 경계로 확장될 소지가 있다는 인식에서 비롯된다설비투자(capex): 미래 성장을 위한 고정자산 투자. 하이퍼스케일러: 초대형 클라우드·데이터센터 운영사.
TAIL 2: 암호화폐(크립토) 우려
칼라일 그룹의 제프 커리 최고전략책임자(CSO)는 런던에서 CNBC의 줄리애나 타텔바움과 만나, 이번 주 크립토 시장의 큰 변동과 AI 관련 기술주 불안 사이에 연쇄 연결고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를 “구(舊)경제의 반격”으로 규정했다.
제프 커리 발언: “빅테크를 보유한 이들이 대개 크립토도 함께 들고 있다. 빅테크에서의 손실을 메우기 위해 그들은 크립토를 판다. 그러면 하락의 폭력적인 순환이 시작된다.”
커리는 또한 암호화폐를 초기 수용(early-adoption)이 활발한 리스크온(risk-on) 자산으로 정의했다. 이는 금리·유동성·기술 모멘텀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성상, 기술주 매도세와 상호 증폭을 일으킬 수 있음을 시사한다risk-on/risk-off: 투자자 선호가 위험자산/안전자산으로 이동하는 정서의 스위칭.

TAIL 3: 지연된 거시 지표(Delayed Data)
미국 셧다운 탓에 일부 통계 발표가 밀리면서, 최근의 실업률 상승(9월) 및 다른 하향 수정 지표들이 투자심리를 위축시켰음에도, 연방준비제도(Fed)의 다음 행보는 오히려 불확실해졌다. 가장 최근 공개된 FOMC 의사록은 12월 회의에서의 ‘조치’ 생략 선호를 시사한다. 스탠다드차타드의 스티븐 잉글랜더는 보고서에서 “우리는 12월 금리 인하를 내년 1분기(유력: 1월)로 이동시켰다”고 적었다. 그는 또 “매파적 정서가 비둘기파보다 더 강한 의지를 보인다”고 평가했다.
정책 톤 해설: “매파(hawkish)”는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긴축·고금리를 선호하는 기조를, “비둘기파(dovish)”는 완화·저금리 기조를 선호하는 경향을 뜻한다. 셧다운은 정부 예산 미통과로 인한 업무 중단 상태를 말하며, 통계 공표 지연을 초래할 수 있다FOMC: 연방공개시장위원회, 미국 통화정책 결정 기구.
TAIL 4: 재정 변수(Fiscal Feelings)
영국에서는 재무장관 레이철 리브스가 수요일 예정된 예산안 발표를 앞두고 막판 담금질에 들어갔다. ‘올해의 재정 이벤트’로 불리는 이번 발표를 둘러싼 급격한 기대 변화는 주로 영국 국채시장에서 선반영되어 왔다. 이안 킹은 웨스트민스터에서 생중계로 현장을 전할 예정이고, CNBC UK Exchange는 리브스가 약 300억 파운드(£30 billion) 규모의 재정 공백에 대응하려는 구상들을 정리했다.
이처럼 재정 정책, 통화 정책, AI·기술 사이클, 크립토 리스크가 동시에 작동하는 가운데, 가장 안전한 추정은 변동성 지속에 무게가 실리는 것이다. 이는 CNBC가 던진 질문—“모든 꼬리가 동시에 개를 흔드는가”—에 대한 실용적 답변이기도 하다.
이번 주 주요 글로벌 이벤트
월요일: 프로서스 실적, ECB 크리스틴 라가르드 연설.
화요일: 알리바바 실적, 이지젯 실적.
수요일: 미국 GDP 발표, 미국 CPI 발표.
목요일: 유럽 소비자신뢰 지표.
금요일: 프랑스 GDP, 독일 물가 지표.
맥락·용어 해설 및 투자자 체크포인트
1) AI 하이퍼스케일러와 데이터센터 — 대형 클라우드 사업자들은 고성능 GPU와 전력·냉각 인프라를 갖춘 데이터센터를 신속히 증설하고 있다. 시장은 부채를 통한 대규모 capex가 현금흐름·신용지표에 미칠 영향을 예민하게 따진다.
2) 크립토-빅테크 동조화 — 유동성 환경이 타이트해질수록 리스크온 포지션 간 상관성 상승이 나타날 수 있다. 제프 커리의 설명은 마진콜·손실보전 등 기술적 메커니즘이 매도 연쇄를 촉발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3) 연준의 ‘12월 스킵’ 가능성 — 의사록과 잉글랜더의 코멘트는 정책기대가 2026회계연도 초·중반으로 밀릴 수 있음을 시사한다. 지표 지연은 방향성 불확실성을 키우며, 단기적으로는 헤지 수요와 프리미엄 확대로 연결되기 쉽다.
4) 영국 재정과 금리곡선 — 영국의 예산안은 성장·투자 인센티브와 재정건전성 사이의 균형이 관건이다. 국채 발행 계획과 세제 변화에 따라 길트 곡선과 파운드화의 단기 변동성이 확대될 소지가 있다.
전망 — CNBC가 정리한 네 가지 ‘꼬리’는 각각 독립적이면서도 상호작용한다. AI 투자 사이클로 촉발된 크레딧·금리 민감도, 크립토의 변동성을 통한 리스크 전이, 지표 지연과 정책 신호 혼선, 그리고 재정정책의 채권시장 파급이 피드백 루프를 구성한다. 이런 환경에서는 섹터·지역·자산군의 분산과 변동성 관리가 핵심 과제로 부각된다. CNBC의 결론처럼, 변동성의 연장에 대비하는 전략적 유연성이 요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