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파라주 베렘(Reuters) — 영국 부동산 운용사가 자산 260억 유로(미화 299.3억 달러)를 관리하며 홍수·산불 등 기후 관련 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런던 소재 데이터 분석 기업 ‘클라이밋 엑스(Climate X)’에 도움을 요청했다 다.
2025년 11월 22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클라이밋 엑스는 미국의 과학 데이터에 일부 근거한 AI 기반 리스크 모델링 도구를 활용해, 유럽과 아시아에 위치한 사빌스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Savills Investment Management)의 자산 300곳이 이상기후로 교란될 경우 잠재적 피해 규모를 산출하기 시작했다 다.
사빌스 측은 해당 정보가 투자 의사결정에 실질적 도움을 준다고 밝혔으며, 향후 수백 개의 추가 자산에 대해서도 클라이밋 엑스의 분석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과학 서비스 지출을 감축하는 가운데, 기후변화 심화와 극한기상 증가로 분석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가뭄·오염 리스크 평가에서 미개척 광물 매장지 후보지 탐색까지 제공하는 민간 데이터 기업의 붐이 촉발되고 있다 다.
가트너(Gartner)는 지구 인텔리전스(earth intelligence) 분야의 매출이 2030년까지 최소 10% 증가해 42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하며, 지난 7월 이 산업을 “새로운 수익 성장 기회”로 규정했다 다.
세계경제포럼(WEF)은 지구 인텔리전스가 리스크 축소·기회 창출·일자리 창출을 통해 2030년까지 총 3.8조 달러의 경제적 가치를 실현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현재의 2,660억 달러 대비 대폭 증가한 규모다 다.
한편, 민간 데이터 붐은 정확성과 접근성이라는 과제도 남긴다. 로이터와 인터뷰한 12개사 이상의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 같은 정부 기관의 기초(베이스라인) 데이터 없이는 민간이 할 수 있는 일에 본질적 한계가 있다 다.
카밀 클루자 클라이밋 엑스 공동창업자 겸 COO는 “그 데이터가 없다면 우리 모델이 좋은지 나쁜지조차 솔직히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다.
메탄 플룸(대기 중 메탄 기둥)이나 홍수지도 같은 기후 관련 미국 데이터세트가 공공 영역에서 사라질 가능성을 감안해, 클루자의 회사는 EU·일본·영국 기상청(UK Met Office) 등 대체 출처에 더 의존할 계획이다 다.
클루자는 “우리는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검증하기 위해 정부 데이터를 대량으로 활용한다”며 “정부는 과거 홍수 이력과 지반침하, 산사태 등 핵심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
기회와 비용의 공존
가트너는 머지않아 민간 기업이 전 세계 데이터 서비스 지출의 과반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는 약 15% 수준이다 다.
이 같은 변화는 민간의 공격적 수요와 함께 미국의 과학 지원 축소가 맞물린 결과다. 업계 경영진은 로이터에 “자본 조달이 그 어느 때보다 용이하다”고 전했다 다.
트랙슨(Tracxn)이 로이터에 독점 제공한 데이터에 따르면, 2025년 지구 인텔리전스 기업들은 11월 21일까지 57건의 라운드를 통해 총 32억 달러를 조달했다. 이는 2024년 89건·11억 달러, 2023년 99건·8억4,500만 달러에서 급증한 수치다 다.
캐나다 몬트리올의 GHGSat(세계 최대 메탄 데이터 제공업체)은 9월 전환사채와 부채로 4,700만 달러를 조달했으며, 현재 궤도에 있는 13기에 더해 위성 2기 추가 발사를 계획 중이다 다.
GHGSat의 영국 법인 책임자 댄 윅스는 “사업이 좋고, 사업이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
민간 위성 모니터링도 가파르게 확대 중이다. Concerned Scientists 연합에 따르면, 지구 관측·과학에 초점을 맞춘 상업 위성은 2005년 7기에서 2023년 666기로 늘었다 다.
정부와 에너지 기업들이 메탄 누출 탐지를 통한 온실가스 감축과 수익성 개선을 위해 GHGSat의 지원을 찾는 가운데, 윅스는 “민간 기업으로서 해마다 상당한 성장을 경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
형평성·접근성·수익성의 균형
상장사들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대표 기업 중 하나인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주가는 1월 이후 190% 상승했다 다.
네덜란드 본사의 푸그로(Fugro)는 토양 조사로 시작한 지 70년 만에 지리공간(지오스페이셜) 데이터 기업으로 성장해, 해양 조사와 해역 지도화를 확장하며 연 매출 22억 달러 이상을 올리고 있다 다.
마크 헤이네 푸그로 CEO는 “우리는 지도화를 하고, 그다음 모델링을 하며, 이후에는 모니터링을 한다. 그것이 인공 구조물이든 자연환경이든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다.
현재 푸그로 업무의 3분의 2는 해상(offshore)에서 이뤄진다. 연안 환경 관리를 지원하고 선박의 안전 운항을 돕는 수중 지도를 구축한다 다.
다만, 이들 기업도 변동성에서 자유롭지 않다. 푸그로는 2024년 4% 성장을 기록한 뒤, 미국의 재생에너지 지원에 제동이 걸리며 해상 풍력 고객들이 부진해 일부 타격을 입었다. 이에 따라 3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14.5% 감소했다 다.
푸그로는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유엔 ‘오션 디케이드 코퍼릿 데이터 그룹’의 공동의장을 맡아, 에너지·통신·수산 등 산업계에 축적된 해양 데이터의 공익적 활용을 추진하고 있다 다.
헤이네는 “셸(Shell), BP, 토탈(Total), 에퀴노르(Equinor) 등 12개 대형 기업을 초청해, 상업 목적으로 수집된 해양 데이터를 어떻게 공개할지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
아울러 푸그로는 민간 GIS 소프트웨어 기업 에스리(Esri)와 손잡고, 기후 취약 섬나라의 연안을 대상으로 해안선 지도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를 카리브 해에서 시작했다 다.
헤이네는 “부유한 국가들이 저지대 섬나라의 해수면 상승 대응을 돕는 데 책임이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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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어와 배경 설명
지구 인텔리전스(earth intelligence)는 위성·항공·지상 센서 등에서 수집된 방대한 지구 관측 데이터를 분석해, 기후 리스크 평가나 자연재해 예측, 자산·인프라 취약성 진단, 자원 탐사 등에 활용하는 산업을 뜻한다 다. NOAA(미국 국립해양대기청)은 기상·해양·대기 관련 기초자료를 장기간 축적해 민간·학계·정부의 표준 참조점 역할을 한다 다. 영국 기상청(UK Met Office)과 일본의 공공기관 등도 유사한 기후·기상 데이터를 생산한다 다.
메탄 플룸은 위성·항공 관측에서 식별되는 고농도 메탄의 기둥 형태 신호로, 누출 지점 추적과 배출량 추정에 쓰인다 다. 전환사채(콘버터블 노트)는 일정 조건에서 주식으로 전환 가능한 채무로, 성장 기업이 지분 희석을 관리하며 자금을 조달할 때 자주 활용한다 다.
전문적 시사점
기사에 제시된 수치와 발언을 종합하면, 공공 기초데이터에 민간의 고도 분석을 결합하는 혼합 생태계가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다. 정부의 데이터 공개 범위가 축소될 경우, 기업들은 EU·영국·일본 등 대체 출처로 데이터 조달을 다변화하며 검증(Validation) 체계를 유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다. 이는 데이터 품질 보증과 모델 신뢰성 확보에 필수적이나, 접근 비용 상승과 데이터 불평등을 야기할 수 있어, 공익적 데이터 공유와 수익 모델 간 균형 설정이 관건이다 다.
또한, 위성 인프라의 증가(2005년 7기 → 2023년 666기)는 공간·시간 해상도를 높여 메탄 누출 탐지나 연안 관리 같은 응용을 가속하지만, 표준화·상호운용성 없이 플랫폼이 난립할 경우 검증·통합 비용이 커질 수 있다 다. 기업 사례에서 보듯, 정책 변동성(예: 재생에너지 지원 축소)은 발주·프로젝트 지연을 통해 공급망에 연쇄적 영향을 미치므로, 다변화된 수요처와 서비스 포트폴리오가 리스크 완화의 핵심이 된다 다.
자본 측면에서는, 라운드 수가 줄고(99→89→57) 금액이 커지는(8.45→11→32억 달러) 스케일업 중심 조달이 관찰된다. 이는 제품—시장 적합성을 확인한 일부 선도 기업에 자금이 선별 집중되는 신호로 해석된다 다. 동시에, 검증용 공공 데이터의 지속적 접근성이 약화되면, 모델 성능 설명가능성과 감사 가능성을 둘러싼 규제·평가 프레임워크 수요가 커질 수 있다 다.
종합하면, 본 기사에서 드러난 공공의 후퇴와 민간의 약진은 데이터 주권·공익 접근성·산업 경쟁력의 재조정을 예고한다. 개방형 기초데이터의 유지·보강과 민간 혁신의 수익화가 함께 작동할 때, 정확성·형평성·수익성의 균형점이 마련될 가능성이 크다 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