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인프라 ‘6개월마다 두 배’의 약속과 2026년까지의 슈퍼사이클: 구글·엔비디아·UBS 수치로 본 미국 증시·경제의 장기 경로
이중석의 마켓 롱뷰 — 2025년 말, 미국 증시는 ‘AI의 힘’과 ‘금리·정책의 관성’이 매 순간 충돌하는 변곡점에 서 있다. 그러나 시장 노이즈를 걷어내고 1~3년의 장기 축으로 바라보면 핵심 축은 한 가지로 수렴한다. AI 인프라 투자 사이클이 실제로 2026년까지 견조하게 이어질 수 있는가다.
핵심 요약(Key Takeaways)
- AI Capex 슈퍼사이클: UBS는 2026년 글로벌 AI 관련 자본지출을 5,710억 달러(2025년 4,230억 달러 대비 증가)로, 2026~2030년 누적으로 4.7조 달러로 제시했다. AI 투자 확대가 실물 GDP에도 기여하고 있으며, 2025년 2분기 미국 실질 GDP 성장률에 0.8%p를 더했다는 집계가 나왔다(인베스팅닷컴/UBS 정리).
- 공급제약 속의 ‘6개월 더블링’: 구글은 전사회의에서 “향후 4~5년 동안 컴퓨트 용량을 6개월마다 두 배”로 늘려 1,000배를 달성하겠다고 내부에 제시했다(CNBC). 2025년 Capex 가이던스를 910억~930억 달러로 두 차례 상향했고, 2026년 ‘대폭 증가’를 예고했다.
- 풀스택 선도와 변동성의 공존: 엔비디아는 3분기 실적·가이던스가 컨센서스를 상회했음에도 주가 변동이 커졌다. 그럼에도 Raymond James 등은 소프트웨어 스택과 풀스택 시스템이 만드는 해자를 근거로 ‘스트롱바이’를 재확인했다. 아시아 공급망(소프트뱅크, 하이닉스, TSMC 등)까지 동조하는 글로벌 밸류체인 변동성은 구조적 테마의 단기 진폭을 키우는 요인이다.
- 닷컴과 다른 ‘현금흐름의 AI’: 연준 제퍼슨 부의장은 AI 관련주 급등이 수익·부채 구조 측면에서 2000년과 다르다고 언급했다. 동시에 UBS는 수익화(monetization)가 투자 속도를 아직 따라잡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2026년까지의 핵심 쟁점은 바로 이 간극의 해소다.
- 정책·규제의 프레임 전환: 백악관의 주(州) AI 법 선제 봉쇄 성격의 행정명령 초안은 ‘50개 주 패치워크’를 연방 단일 기준으로 묶으려는 시도다(CNBC). 실행 시 준수비용 하향·배포속도 상향의 효과가 가능하지만, 정치·사회적 반작용과 소송 리스크를 동반한다.
1) ‘AI Capex 슈퍼사이클’의 숫자로 본 실체
2025년 11월의 데이터는 AI 투자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라, 거시·산업·지수를 관통하는 구조적 파고임을 가리킨다. UBS는 인베스팅닷컴 보도를 통해 2026년 AI 관련 Capex 5,710억 달러, 2026~2030년 누적 4.7조 달러를 제시했다. MSCI AC World에서 IT·커뮤니케이션 비중은 36%, 미국 Russell 3000의 지난 1년 상승분 중 72%가 상위 9개 대형 기술주에 의해 설명됐다는 사실은, 이미 자본시장의 리스크·리턴 구조가 AI 중심으로 재편됐음을 시사한다.
실물경제 파이프라인에서도 신호가 포착된다. UBS는 정보처리 장비·소프트웨어 투자가 2025년 2분기 미국 실질 GDP 성장률에 0.8%p를 더했다고 집계했다. 수치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투자→실물 성장의 파이프가 작동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여기에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메타 등 하이퍼스케일러 4사의 올해 합산 Capex가 3,800억 달러+로 추정되는 가운데(CNBC 보도 요약), 구글은 2025년 Capex 가이던스를 910~930억 달러로 연내 두 차례 상향했고, 2026년 ‘대폭 증가’ 가능성을 열어뒀다.
2) 구글의 ‘6개월 더블링’과 물리적 제약: 전력·칩·네트워크
구글 클라우드의 아민 바닷 부사장은 전사회의에서 “이제 우리는 매 6개월마다 두 배로 늘려, 4~5년 안에 1,000배”라는 컴퓨트 증설 목표를 공개했다(CNBC). 이는 단순한 서버 확충이 아니라, 전력(발전·송전·냉각), 가속기, 스토리지, 네트워킹, 소프트웨어 스택의 동시 최적화를 전제한다. 회사는 7세대 TPU ‘아이언우드’를 공개하며, 2018년 대비 전력 효율 약 30배 수준을 제시했다. 효율 혁신과 맞춤형 실리콘은 동일 전력·비용 대비 처리량을 끌어올려, Capex의 투자수익률을 방어하는 핵심 수단이다.
그러나 수요가 강하다고 공급이 자동으로 따라오는 것은 아니다. 하이퍼스케일 Capex가 집중되는 분야는 GPU·HBM 같은 첨단 반도체, 전력 인프라 증설, 액체냉각 등 자본·시간 집약적 영역이다. 실제로 엔비디아 실적이 강한데도 주가가 급변하고, 일본·한국·대만의 반도체·장비주가 동조 약세로 출렁이는 현상(소프트뱅크, SK하이닉스, TSMC 등)은, 글로벌 공급망이 긴장된 균형 위에 있음을 보여준다. 수요 서프라이즈가 공급망 병목을 자극하면, 단기 변동성은 확대될 수밖에 없다.
요컨대, 2026년까지의 슈퍼사이클을 버티는 물리적 관문은 세 가지다. (1) 전력·냉각 증설 속도, (2) 가속기·HBM의 증산과 리드타임 단축, (3) 백본 네트워크의 슬루풋(throughput) 확장. 구글의 백로그 1,550억 달러(CFO 언급)와 “컴퓨트가 더 많았다면 숫자는 더 좋았을 것”(피차이)이라는 발언은, 현재의 병목이 수요 부재가 아니라 공급 제약에 가깝다는 점을 웅변한다.
3) AI 수익화의 현주소: 생산성 서사와 매출 전이의 시간차
UBS는 장기적으로 AI가 전 세계 노동 과업의 3분의 1을 자동화하고, 공급업체가 그 가치의 10%를 포착할 경우 연평균 1.5조 달러의 AI 매출 창출이 가능하다고 추정했다. 그러나 현재는 “수익화가 자본지출을 아직 따라가지 못한다”고 진단한다. 이 간극은 2026년까지의 경로에서 가장 중대한 불확실성이다.
현장에서의 단서들은 엇갈린다. IBM은 소프트웨어 중심 전환으로 마진 확장을 누적 중이라는 평가를 받는다(오펜하이머, 목표가 360달러). 반면 Veeva는 대형 바이오텍 고객의 Vault CRM 선택 둔화를 경고해, AI·클라우드 전환의 상용화 속도가 수요자별로 비대칭적임을 보여줬다. Doximity는 ‘수직형 소프트웨어의 내구적 성장’에 대한 신뢰로 ‘스트롱바이’ 상향을 받았지만, 올해 주가가 조정을 겪은 것도 사실이다. 아마존의 대규모 엔지니어 감축과 린(lean) 조직 지향은, AI 도구의 보급과 결합될 때 백오피스 생산성과 조직 구조의 재편을 가속할 변수다.
정리하면, 애플리케이션 매출의 전이가 선형적이지 않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2026년까지의 자본·장비 투입이 매출·현금흐름으로 확정 전이되는 속도는, 업종·고객군·데이터 접근성·규제 환경에 따라 차이가 벌어진다. 이는 투자자에게 인프라(엔에이블러) 대 애플리케이션(도메인)의 바벨 전략을 요구한다.
4) 거시·금융: ‘닷컴과 다르다’는 연준, 그리고 변동성의 정치학
연준 제퍼슨 부의장은 AI 랠리가 수익·부채 구조에서 닷컴과 다르다고 평가했다(인베스팅닷컴/클리블랜드 연은 콘퍼런스 발언). 자본시장에서 AI 대표주가 이익을 동반하고 있고, 부채 의존도가 낮아 신용경로를 통한 충격 전이가 제한될 수 있다는 관점이다. 동시에, 인프라 투자 확대 과정에서 차입이 늘면 레버리지 민감도도 커질 수 있으니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경계도 덧붙였다.
단기적으로는 금리·정책 커뮤니케이션이 밸류에이션 정합성을 흔들 수 있다. 뉴욕 연은 윌리엄스 총재의 ‘근시일 내 추가 조정(완화) 여지’ 시사는 기술주 멀티플에 우호적이나, 클리블랜드 연은 해먹 총재 등 매파적 코멘트는 할인율 경로에 상방 리스크를 만든다. 톰 리가 지적한 “크립토→기술주 선행”의 심리 연동은, AI 인프라 사이클의 장기 축과 무관한 단기 변동성의 파고를 되새기게 한다. 비트코인이 7개월래 저점으로 밀리고, 엔비디아가 실적 상회에도 3% 하락하며 나스닥이 2%대 급락한 하루는, 구조적 강세와 전술적 약세가 동거하는 국면임을 보여준다.
필자의 판단: 2026년까지의 구조적 낙관은 유지하되, 정책 이벤트·리스크오프의 단기 증폭을 내재화한 바벨·콜라(Optionality) 병행이 합리적이다.
5) 규제·정책의 프레임: 연방 단일 기준과 에너지 함의
백악관의 주(州) AI 법 선제 봉쇄를 겨냥한 행정명령(EO) 초안은, 상거래조항·연방 선점을 근거로 주(州) 규제의 효력을 약화시키고, 필요 시 연방 보조금(BEAD) 배제로 압박하겠다는 강경한 구상이다(CNBC). 실제 서명·집행 시, 기업의 준수비용과 배포 속도에 실질적 완화를 가져올 수 있다. 패치워크 규제는 AI 모델 업데이트·배포의 간접비용을 높이기 때문이다. 반대 측의 정치·법적 저항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러나 연방 단일 기준의 가능성 자체가 열리는 순간, AI 상용화 전반의 비용·속도·범위는 우상향 편향을 갖게 된다.
에너지 측면에서도 정책 메시지는 혼재한다. 트럼프 행정부의 해상 석유 시추 확대 계획(2031년까지 34건 임대 매각 초안: 알래스카·태평양·멕시코만) 발표는, 중장기 공급 신호를 강화한다(CNBC). 이는 곧 데이터센터 전력 수급·유가 변동과 교차한다. 당장 유가는 지정학 이슈와 달러 강세에 밀려 약세를 보였지만, AI 인프라의 전력집약도를 고려하면, 중장기 전력·연료 가격의 경로는 Capex ROI와 직결된다. 2026년까지의 AI 사이클에서 전력 정책·그리드 투자는 의외의 키 변수가 될 수 있다.
6) 2026년까지의 시나리오 매트릭스
| 시나리오 | 요약 | 주요 트리거 | 지표/모니터링 | 증시/섹터 함의 |
|---|---|---|---|---|
| 베이스(확률 高) | AI Capex 확대 지속, 수익화는 후행적 개선. 공급 병목 점진 해소. | 연방 단일 규제 프레임 진척, HBM 증산, 전력 프로젝트 가시화 | 하이퍼스케일러 Capex 가이던스/집행률, 백로그 추이, 데이터센터 전력증설 | 엔에이블러(반도체/전력/냉각) 우위, 애플리케이션 선별적 재평가 |
| 강세(확률 中) | 모델 효율화·맞춤형 실리콘 가속, 수익화 조기 가속. 금리 완화. | 구글 ‘6개월 더블링’ 가속 확인, 엔비디아·메모리 공급 여력 확대 | UBS 추정 상회하는 Capex 추세, AI 매출 KPI(사용량·프리미엄 과금) | IT·커뮤니케이션 재리레이팅, 장기 성장주 멀티플 확장 |
| 약세(확률 低~中) | 규제 충돌/소송, 전력·공급 병목 심화, 금리 반등. 버블 논쟁 격화. | 연방-주(州) 충돌 장기화, 에너지 가격 급등, 신용스프레드 확대 | Capex 삭감, 취소/연기 공시 증가, 크립토·하이베타 급락 | 엔에이블러·테마 전반 밸류에이션 압축, 방어주 회귀 |
7) 장기 투자전략: ‘엔에이블러–애플리케이션’ 바벨과 현금흐름 중심
포지셔닝 원칙
- 엔에이블러 코어: GPU/가속기, 메모리(HBM), 패키징, 냉각/전력 인프라, 데이터센터 네트워킹 등 병목의 초점에 자본이 모인다. 엔비디아 풀스택, HBM 선두, 전력·냉각 솔루션은 사이클의 알파를 내기 쉬운 축이다.
- 애플리케이션 위성: 수직형 소프트웨어(의료·제조·법률 등), 생산성 스위트, AI CRM 등은 수익화 지연과 채택 속도 차를 감안한 선별 접근이 필요하다. 도메인 강점·락인 구조·프라이싱 권한을 점검한다.
- 현금흐름·가시성: FCF/매출 비율, Capex to Sales의 균형, 백로그/ARR의 질이 중요하다. UBS가 지적한 ‘수익화의 시차’를 견디는 체력이 핵심이다.
리스크 헤지
- 거시·정책 헤지: 금리·달러 강세 국면엔 하이베타의 변동성이 급증한다. 단기적으로는 부채비율 낮은 대형주, 방어 섹터로의 스프레드 축소가 유효하다.
- 공급망·에너지: 전력·연료비 쇼크는 데이터센터 원가에 직격탄이다. 전력·그리드 투자 수혜를 일부 담아 상쇄하는 바스켓 구성이 합리적이다.
8) ‘이 사이클을 꺾을 수 있는 것들’: 얼리워닝 체크리스트
- Capex 취소/연기 공시 증가: 하이퍼스케일러, 콜로케이션, 반도체 장비업체들의 가이던스 하향·주문 취소는 사이클의 초기 균열이다.
- 전력 프로젝트 병목: 송전선 인허가 지연, 냉각설비 납기 급증은 데이터센터 착공 지연으로 직결된다.
- 규제 충돌의 장기화: 연방-주(州) AI 규제 충돌로 배포가 지연되면, 수익화 타이밍이 늦춰진다.
- 가속기·HBM 공급 쇼크: 특정 공정·소재 병목으로 리드타임이 다시 늘면, AI 서비스 출시가 줄줄이 밀린다.
- 금리·신용 스트레스: 레버리지 없다고 안심할 수 없다. 신용스프레드 확대는 멀티플 압축을 재개한다.
9) 결론: ‘가속과 지연’의 공존, 2026년은 여전히 우상향
2025년 말의 AI 관련 뉴스 스트림은 상반된 시그널을 동시에 던진다. 구글은 “6개월마다 두 배, 1,000배”라는 역사적 속도를 선언했고, UBS는 5,710억 달러의 2026년 Capex와 4.7조 달러의 5개년 누적을 제시했다. 엔비디아는 ‘실적→변동성’의 역설 한복판에서도 풀스택 해자를 지켰고, 연준 제퍼슨은 닷컴과 다른 현금흐름의 AI를 강조했다. 반면, 애플리케이션 단에서는 채택의 비대칭과 수익화의 시차가 확인되고, 규제·정책의 줄다리기와 에너지 변수는 비용 곡선의 불확실성을 남긴다.
필자의 견해는 명료하다. AI 인프라 슈퍼사이클은 2026년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궤적은 직선이 아니라, 가속과 지연이 교차하는 ‘점선’일 것이다. 따라서 엔에이블러 코어–애플리케이션 위성의 바벨 구성을 바탕으로, 현금흐름·백로그·전력·규제의 4대 지표를 월별로 점검하는 절차가 장기성과 변동성의 공존을 이겨내는 최적의 방법이다. 규제 프레임이 연방 단일 기준으로 수렴하고, 전력·공급망 병목이 순차적으로 풀리는 한, AI가 만든 생산성의 총합은 결국 이익·GDP·멀티플의 우상향으로 귀결될 것이다.
데이터 출처 및 근거: 인베스팅닷컴(UBS 리포트·연준 제퍼슨 발언·시장 데이터), CNBC(구글 전사회·Capex·엔비디아 실적 맥락·아시아 반도체 변동·백악관 AI EO 초안·오프쇼어 시추 확대 계획·유가 동향 등), 로이터·Barchart(미 증시 변동·연준 발언·원자재·선물시장 동향). 본 칼럼은 공개된 기사·수치에 근거한 장기 전망이며, 투자 권유가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