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투자자금 조달 급증에 美 회사채 시장 부담 커진다…빅테크 공모채 대거 발행 여파 분석

뉴욕(로이터) — 투자자들은 AI(인공지능) 설비 투자를 뒷받침하기 위해 늘어나는 공모 부채미국 회사채 시장의 소화 능력을 시험하고, 장기적으로는 기술주의 매력도까지 약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 점점 더 불안해하고 있다. 현재 대다수 대형 기업의 레버리지(부채비율)가 낮은 편임에도, 자금 조달 속도규모가 빠르게 커지는 점이 부담으로 부각되고 있다.

2025년 11월 21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빅테크는 AI에 최적화된 데이터센터 구축 경쟁을 서두르며 통상 보유 현금에 의존하던 투자 관행에서 벗어나 채권시장으로 공격적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는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자금 조달 행태에 나타난 유의미한 전환으로 평가된다.

9월 이후 이른바 ‘하이퍼스케일러’로 불리는 대형 클라우드·AI 플랫폼 4개사의 공모채 발행액은 총 약 900억 달러에 달했다. 구체적으로 알파벳(구글 모회사)250억 달러, 메타300억 달러, 오라클180억 달러, 아마존이 가장 최근에 150억 달러를 각각 조달했다. 반면 다섯 번째 축인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몇 주간 공모채 시장을 찾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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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은 이들 기업의 규모 대비 낮은 레버리지를 감안할 때, 주가 밸류에이션에 즉각적인 충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모 부채 발행이 급증하면서 시장의 공급 흡수 능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고, 이는 최근 AI 관련 지출에 대한 경계와 맞물려 6개월 연속 상승했던 미국 증시가 이달 들어 급격히 되돌림을 보이는 데 일조했다. 그럼에도 S&P 500 지수는 연초 이후 11% 상승률을 유지하고 있으며, 기술주가 상승을 주도했다.

웰링턴 매니지먼트 컴퍼니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브리즈 쿠라나는 “이 모든 하이퍼스케일러들의 발행 물량이 쏟아지고 있으며, AI는 사모 신용시장이나 자유현금흐름이 아니라 결국 공모채 시장에서 자금이 조달될 것이라는 점을 시장이 깨닫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를 뒷받침할 자본은 어딘가에서 와야 한다. 결국 주식에서 채권으로 자금이 이동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메타가 10월 블루 아울 캐피탈과 체결한 270억 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자금 조달(사모 성격)을 포함하면, 하이퍼스케일러의 올해 부채 조달은 최근 5년 평균인 280억 달러에서 1,200억 달러 이상으로 급증했다고 BOFA 시큐리티즈 애널리스트들은 전했다.

기술기업들의 부채 증가는, 높은 AI 수익성에 대한 기대가 시장을 지지해 왔음에도, 아직 대규모 자본지출을 정당화할 만큼의 확정적 이익이 실현되지 않았다는 경계와 맞물려 새로운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 프랭클린 템플턴 인스티튜트의 글로벌 투자전략가 래리 해더웨이는 “최근 몇 주간 AI 지출 스토리에 의문이 제기됐다. 이는 기업들이 그 지출을 부채를 포함한 다양한 방식으로 조달할 필요가 있다는 문제와 연결돼 있다”고 설명했다.

세이지 어드바이저리는 최근 노트에서 AI 설비투자(Capex)2024년 2천억 달러+에서 2025년 4천억 달러 미만, 2027년 6천억 달러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순부채 발행2026년1천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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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하이퍼스케일러에 컴퓨팅 파워를 공급하는 핵심 업체인 엔비디아는 장기부채를 1월 85억 달러에서 3분기 말 75억 달러로 축소했다. S&P 글로벌 레이팅스는 지난달, 매출 성장견조한 현금흐름을 이유로 엔비디아의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했다.

마이크로소프트오라클은 논평을 거절했다. 아마존 대변인은 최근 공모채 발행 대금이 사업 투자, 향후 자본적지출, 만기 도래 부채 상환에 사용될 예정이라며, 이러한 조달 결정은 통상적 계획의 일부라고 밝혔다. 알파벳메타는 즉각적인 논평을 내지 않았다.


시장 제약: 스프레드와 신규발행 프리미엄의 미세한 변화

최근 기술기업 회사채에 대한 수요는 견조했지만, 투자자들은 신규발행 프리미엄을 상당 폭 요구했다. 제너스 헨더슨에 따르면, 알파벳메타는 최근 발행에서 기존 채권 대비10~15bp(베이시스포인트) 높은 금리를 지급했다.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해 온 미국 투자등급(IG) 신용스프레드는, 최근 몇 주간 기술주 중심의 신규 공급 급증 우려를 일부 반영하며 소폭 확대됐다.

제너스 헨더슨은 “올해 대부분의 기간 동안 신용스프레드는 꾸준히 축소돼 왔다. 그러나 최근 특히 기술 섹터에서 쏟아진 대규모 공급게임 체인저가 됐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대형 기술기업들의 총 AI 투자에서 부채 조달이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작은 부분에 머물 전망이다. UBS는 최근, 이들의 계획된 자본적지출 중 약 80~90%가 여전히 자유현금흐름에서 충당된다고 추정했다. 세이지 어드바이저리 역시 상위 하이퍼스케일러들이 ‘현금 > 부채’ 상태에서 완만한 차입으로 이동하더라도, 레버리지는 미만(총부채가 벌어들이는 이익보다 적음)으로 유지될 것으로 봤다.

골드만 삭스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주 노트에서 “단기적으로는 공급 병목이나 투자자 수요현금흐름이나 재무구조 여력보다 AI Capex의 제약 요인이 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분석했다.

또한 애널리스트들은 오라클을 제외할 경우, 상위 하이퍼스케일러들은 추가 부채 7천억 달러까지도 흡수 가능한 재무 여력이 있으며, 그 경우에도 전형적인 A+ 등급 기업 평균보다 낮은 레버리지를 유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나틱시스 인베스트먼트 매니저스 솔루션즈의 포트폴리오 전략가 개럿 멜슨은 “이들 기업은 여전히 막대한 현금을 창출하는 매우 견고한 사업 라인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용어 설명과 맥락

하이퍼스케일러: 글로벌 규모의 클라우드·AI 인프라를 운영하며, 수요 증가에 맞춰 신속히 용량을 확장할 수 있는 빅테크를 뜻한다. 본문에서는 알파벳, 메타, 아마존, 오라클, 마이크로소프트를 지칭한다.

투자등급 신용스프레드: 국채 대비 회사채가 제공하는 추가 금리로,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신용 위험 보상의 크기를 나타낸다. 스프레드 확대는 대체로 위험 인식 상승·공급 증가를 반영한다.

신규발행 프리미엄: 동일 발행사의 유통 중인 기존 채권보다 새로 발행되는 채권에 더 높은 금리를 붙여야 수요가 모이는 현상이다. 공급 급증기에는 프리미엄이 커지기 쉽다.

순부채 발행: 총 발행에서 만기 상환자사채 매입 등을 제외한 실질 부채 증가분을 의미한다. 기업의 실제 레버리지 변화를 가늠하는 지표다.

레버리지 1× 미만: 총부채가 기업의 이익(또는 EBITDA 등)보다 적다는 뜻으로, 재무 건전성이 양호하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심층 분석: 채권 공급파동이 기술주와 크레딧에 남길 흔적

기사의 수치들이 보여주듯, 공모채 중심의 대규모 조달은 이미 현실화됐다. 수요가 견조하더라도, 10~15bp가산금리를 요구받는 국면은 기술 섹터의 공급 쇼크가격결정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음을 시사한다. 이는 주식-채권 간 자금 재배분 압력과 맞물려, 단기적으로는 IG 스프레드점증적 확대기술주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내포한다.

다만, UBS·세이지 어드바이저리의 판단처럼 현금흐름이 주요 재원이라는 전제와, 골드만 삭스가 지적한 공급 병목/수요 구속 요인을 고려하면, 현재의 레버리지 경로재무 건전성을 훼손하는 수준으로 비화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오라클 제외7천억 달러 추가 부채 흡수 가능성 언급은, 상위 하이퍼스케일러의 대차대조표 여력을 재확인시킨다.

결국 핵심 쟁점은 두 가지다. 첫째, 채권 시장의 소화 능력: 단기적으로는 신규발행 프리미엄스프레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둘째, AI 수익 실현의 속도: 수익화가 늦어지면, 밸류에이션조달비용긴장 관계가 확대될 수 있다. 반대로, 현금창출력이 유지·확대된다면, 현재의 차입 전환자본비용 최적화로 귀결될 여지가 있다.

요컨대, AI 투자 사이클현금흐름-부채-주가 간 균형이 시험대에 올랐다. 투자자 심리는 공급파동에 민감하게 반응하겠지만, 대형 기술기업의 기초 체력현금창출력이 유지되는 한, 구조적 리스크로의 전이는 제한될 수 있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발행 템포AI Capex 집행 속도, 그리고 스프레드새 균형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