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오스틴 굴즈비(Austan Goolsbee)가 기준금리 인하를 성급히 앞당기는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경계심을 드러냈다. 그는 인플레이션 둔화 진전의 정체와 정부 셧다운으로 인한 공식 통계의 공백을 이유로 들어, 단기적 통화정책 결정에서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발언은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열린 CFA 소사이어티 오브 인디애나폴리스(인디애나폴리스 공인재무분석가협회) 행사에서 나왔다.
2025년 11월 20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굴즈비 총재는 “기초 경제(underlying economy)는 상당히 견조하다”는 판단을 유지하면서도, 단기적 금리 경로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앞당긴 인하”를 경계했다. 그는 최근의 물가 흐름과 데이터 가시성 저하를 거론하며, 당분간 연준이 정책 일관성과 인플레이션 목표를 우선시해야 한다고 시사했다.
“내 판단으로, 기초 경제는 꽤 강하다고 본다. 결국 금리는 상당 폭 낮아질 수 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너무 많은 금리 인하를 앞당기는 것(front-loading)과, 이것이 일시적일 것이며 인플레이션이 다시 내려갈 것이라고 가정하는 데 대해 다소 불편하다.”
그는 연준의 물가 안정 목표를 재확인했다. 굴즈비는 “인플레이션에 대해 우리는 2% 목표를 설정했고, 3% 인플레이션은 너무 높다”며 “우리는 2%연준 목표 인플레이션이라는 신성한 약속을 했다”고 말했다. 이는 연준의 신뢰도와 목표 일관성을 강조한 대목이다.
물가 흐름에 대해서는 “둔화가 멈춘 것(stalled)처럼 보이고, 잘못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을 수 있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그는 이러한 인플레이션의 재가속 가능성이 단기 금리 인하에 대한 주저함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정부 셧다운으로 인해 공식 경제 통계의 생산·발표가 지연 또는 중단되면서, 물가와 성장에 대한 실시간 판단이 어려워진 점을 강조했다. 굴즈비는 “불이 꺼졌기 때문에 공식 데이터는 큰 혼란”이라며, 이 같은 데이터 공백은 “노동시장보다 인플레이션 측면을 더 경계하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격압력에 대한 가시성이 낮아진 상황이 정책 판단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용에 관해서는 “창출되는 일자리 수의 눈에 띄는 둔화”를 인정하면서도, “급여(페이롤) 둔화가 곧바로 경기침체를 가리킨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현재 노동시장을 “채용도 적고, 해고도 적은(low hiring, low firing)” 환경으로 묘사하며, 이는 기업과 가계가 불확실성 하에서 관망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굴즈비는 이러한 여건 속에서 연준의 역할을 “the steady hand”라고 규정했다. 즉, 불확실성이 큰 여건에서도 정책 일관성과 신중함을 유지하는 안정적 조타수의 역할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중앙은행의 신뢰와 예측가능성이 물가와 기대형성에 중요한 만큼, 성급한 방향 전환을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핵심 발언의 의미와 해석
이번 메시지의 핵심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중기적으로 금리는 내려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정하되, 단기적 전개에서의 “전진 인하(front-loading)”는 경계한다는 점이다. 이는 인플레이션의 하방 경로가 다시 확실해질 때까지 인내심을 갖겠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둘째, 데이터 공백이 정책 판단의 리스크를 키우고 있다는 점이다. 물가 지표에 대한 신뢰도와 빈도가 낮아질수록, 연준은 더 보수적으로 움직일 유인이 커진다.
특히 “3%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다”는 언급은 기준금리 인하의 전제조건으로 지속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물가 둔화를 요구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는 PCE·CPI 등 핵심 물가지표가 다시 2%대로 향하는 명확한 증거가 확인되기 전에는, 정책 완화 속도가 제한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노동시장 진단에서의 “낮은 채용·낮은 해고”는, 과열 완화와 급격한 악화 사이의 과도기적 균형을 가리킨다. 채용이 둔화해도 해고가 급증하지 않는다면, 총수요의 급락이나 침체 신호로 곧장 연결되기 어렵다. 굴즈비의 “침체 신호에 회의적”이라는 발언은 고용 둔화의 성격이 구조적 조정에 가까울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단일 지표에 대한 성급한 해석을 경계하는 맥락에서 나온 언급으로, 복합지표 기반의 판단을 중시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용어 풀이와 맥락
– 전진 인하(front-loading): 통상적으로 예상되는 일정보다 초기에 큰 폭 또는 빠른 속도로 금리를 인하하는 것을 뜻한다. 인플레이션이 충분히 진정되지 않은 국면에서 전진 인하를 단행하면, 기대인플레이션 재상승을 자극해 정책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
– 연준의 2%물가안정 목표: 연방준비제도는 장기 물가상승률 2%를 물가안정의 기준으로 삼는다. 이는 경제 주체들의 기대 형성과 장기 금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목표에 대한 일관된 커뮤니케이션은 정책의 신뢰도를 떠받치는 핵심 요소다.
– 정부 셧다운과 데이터 공백: 셧다운은 연방정부의 일시적 예산 중단으로, 일부 통계기관의 업무가 중지·지연될 수 있다. 이 경우 물가·고용·성장 지표의 발표가 늦어지거나 누락되어, 통화정책 당국이 실시간 경제 판단을 수행하는 데 어려움이 커진다. 굴즈비가 “불이 꺼졌다”고 비유한 것은, 바로 이 정보 비대칭과 가시성 약화를 지칭한 표현이다.
정책 시사점
이번 발언은 연준이 단기간에 공격적인 금리인하 사이클을 개시할 가능성에 대해 신중한 스탠스를 재확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는 “결국 금리는 상당 폭 낮아질 수 있다”는 중기적 완화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인플레이션의 재하락이 확실해졌을 때라는 조건부 접근을 분명히 했다. 또한 공식 통계의 일시적 공백은 연준이 추가 증거를 요구하도록 만들며, 그동안은 정책 일관성과 신중함이 우선될 수 있다.
노동시장 관련 진단은 경기침체의 불가피성을 전제하지 않으면서도, 경기 둔화의 단계적 진행을 시사한다. 이는 과도한 비관론을 경계하는 동시에, 물가와 임금의 하방 경로를 명확히 확인하기 전까지는 완화적 정책 전환의 속도 조절이 이어질 수 있음을 암시한다.
발언 요지 인용
“우리는 2% 인플레이션이라는 신성한 약속을 했다. 3% 인플레이션은 너무 높다.”
“공식 데이터는 큰 혼란이다. 불이 꺼졌기 때문이다.”
“현재 노동시장 환경은 채용도 낮고 해고도 낮은 상태다. 이는 불확실성을 시사한다.”
종합
정리하면, 오스틴 굴즈비 시카고 연은 총재는 인디애나폴리스 연설에서 탄탄한 기초 경제를 인정하면서도, 물가 둔화 정체와 데이터 공백을 이유로 단기 금리인하의 전진 배치에 불편함을 표시했다. 2% 물가 목표를 거듭 천명하며 정책 신뢰를 강조했고, 3% 물가는 여전히 높다고 못 박았다. 노동시장은 낮은 채용·낮은 해고의 균형 상태로 보면서, 이를 곧바로 침체 신호로 보지는 않았다. 그는 끝으로 연준이 “the steady hand”로서, 불확실성 속의 신중한 정책 운용을 이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