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인도분 WTI 원유(CLZ25) 가격이 수요일(현지시간) -1.30달러(-2.14%) 하락 마감했으며, 12월 인도분 RBOB 휘발유(RBZ25)도 -0.0672달러(-3.36%) 떨어져 약 1.5주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이날 에너지 시장은 달러 강세와 지정학적 긴장 완화 신호, 그리고 혼재된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주간 재고 보고서의 영향을 복합적으로 받았다다.
2025년 11월 19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달러인덱스(DXY)가 2주 만의 고점으로 상승하면서 달러로 표시되는 원유와 휘발유 등 에너지 가격에 하방 압력을 가했다. 또한 Axios가 보도한, 트럼프 행정부가 러시아와 비밀리에 협력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새로운 계획을 마련 중이라는 소식도 위험 프리미엄을 낮추며 유가를 누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EIA가 발표한 주간 재고에서 원유 재고는 예상보다 큰 폭으로 감소한 반면, 휘발유와 중간유 재고는 예상보다 증가한 점이 혼조 신호를 주며 낙폭을 키웠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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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발 공급 축소 소식은 유가의 하방을 일부 제한했다. 데이터업체 보텍사(Vortexa)의 수요일 집계에 따르면, 11월 상반월(1~15일) 러시아의 석유제품 수출은 일 170만 배럴(bpd)로 3년여 만의 최저로 떨어졌다. 지난 석 달간 우크라이나가 최소 28곳의 러시아 정유시설을 표적으로 삼으면서 러시아 내 연료 부족을 심화시켜 원유 수출 능력을 제약했다. 우크라이나의 공습으로 10월 말 기준 러시아 정유 능력의 13%~20%가 타격을 받아, 최대 하루 110만 배럴의 생산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미국과 EU의 대러 제재(석유기업·인프라·탱커 대상)도 러시아산 공급을 억제하는 요인으로 거론됐다다.
한편, 지정학적 리스크는 저변의 지지 요인으로 남아 있다. 최근 오만만에서의 이란의 유조선 나포, 세계 12위 산유국인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군사력 증강 움직임, 그리고 러시아 관련 위험은 시장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변수다. 다만 이날은 전쟁 종식 가능성을 시사하는 보도가 위험 프리미엄을 다소 희석시키며 단기적으로는 가격에 하락압력을 가했다다.
수급 전망의 급선회도 확인됐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지난주 수요일 3분기 글로벌 석유시장 추정을 적자(수요 초과)에서 흑자(공급 초과)로 수정했다. 3분기 하루 50만 배럴 흑자로 제시했는데, 이는 지난달의 하루 -40만 배럴 적자 전망에서 크게 바뀐 수치다. 아울러 EIA는 미국 2025년 원유 생산 전망을 일 1,359만 배럴로 상향(전월 1,353만 배럴) 조정했다다.
OPEC+는 11월 2일 회의에서 12월 생산을 하루 13만7천 배럴 증산한 뒤, 2026년 1분기에는 증산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IEA는 10월 중순에 2026년 글로벌 석유시장이 하루 400만 배럴의 기록적 공급과잉에 직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OPEC+는 2024년 초 단행한 하루 220만 배럴의 감산 전량을 단계적으로 복원하는 중이나, 아직 120만 배럴가량의 복원분이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OPEC의 10월 원유 생산은 전월 대비 하루 5만 배럴 증가한 2,907만 배럴로, 2년 반 만의 최고를 기록했다다.
보텍사는 또 월요일 보고에서, 일주일 이상 정박 중인 유조선에 부유 저장된 원유가 주간 기준 +1.1% 늘어난 1억 3백41만 배럴(11월 14일 종료 주)로, 2024년 6월 이후 최고라고 밝혔다. 이는 물류 병목과 수요 둔화 신호가 맞물릴 때 나타나는 과잉 재고의 전조로도 해석될 수 있다다.
EIA 주간 리포트는 혼조였다. 약세 요인으로는, 휘발유 재고가 +230만 배럴 증가해 시장 예상치(+5만 배럴)를 크게 상회했고, 중간유(디젤 등) 재고도 예상과 달리 +17만1천 배럴 늘었다(컨센서스는 -110만 배럴 감소). 반면 강세 요인으로는, 상업용 원유 재고가 -343만 배럴 줄며 예상치(-200만 배럴)보다 큰 감소폭을 기록했고, WTI 인수도 지점인 쿠싱(Cushing) 재고도 -69만8천 배럴 감소했다다.
세부적으로, 11월 14일 기준 미국의 원유 재고는 계절 5년 평균 대비 -5.0% 낮았고, 휘발유 재고는 -3.7%, 중간유 재고는 -6.9% 각각 하회했다. 같은 주 미국 원유 생산량은 주간 -0.2% 감소한 일 1,383만4천 배럴로, 전주 기록적 고점(일 1,386만2천 배럴)에서 소폭 후퇴했다다.
시추동향도 주목됐다. 베이커휴즈에 따르면, 지난 금요일 기준 미국 내 가동 원유 시추기 수는 +3기 증가한 417기로 집계됐다. 이는 8월 1일 기록한 4년래 최저(410기)를 소폭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 2년 반 동안 미국의 가동 시추기 수는 2022년 12월의 5년 반래 고점(627기)에서 크게 줄어든 상태다다.
Axios 보도: “트럼프 행정부가 러시아와 비밀리에 협력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새 계획 초안을 작성 중”
이같은 보도는 지정학적 위험 프리미엄을 일시적으로 낮춰 유가 하락에 기여했다. 다만, 러시아·이란·베네수엘라 등에서 이어지는 잠재 리스크는 남아 있어, 변동성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다.
시장 해설과 시사점편집자 분석
– 달러 강세는 통상 달러표시 자산인 원유 가격에 역풍으로 작용한다. 이날 DXY 2주 고점은 원유·휘발유 동반 약세의 핵심 매크로 배경이었다다.
– 공급 측에서는 러시아의 수출 제약과 OPEC+의 증산 조절 기조가 가격 하방 경직성을 만들 수 있으나, 수요 측에서는 IEA가 지목한 2026년 대규모 공급과잉 전망과 늘어나는 부유 저장이 중기적 부담으로 작용한다다.
– 재고 데이터의 혼조는 단기 방향성을 뚜렷하게 제시하지 못한다. 원유 재고 감소는 강세이나, 제품 재고 증가는 정제마진 둔화와 수요 완화 신호로 해석되어 가격 상단을 누른다. 결과적으로, 단기 변동성 확대와 박스권 거래 가능성이 높다다.
– 정책·지정학 변수는 여전히 불확실성의 근원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전개, 이란의 해상 리스크, 베네수엘라 관련 군사 동향은 단기 프리미엄을 키우거나 줄이는 촉매로 작동할 전망이다다.
용어 설명독자 이해를 위한 부연
– RBOB 휘발유: “Reformulated Blendstock for Oxygenate Blending”의 약자. 산소화물 혼합을 전제로 한 개질 휘발유 기초유로, 미국 휘발유 선물의 대표적 기준물이다다.
– DXY(달러인덱스): 미국 달러의 주요 6개 통화 대비 가치를 나타내는 지수. 달러 강세는 일반적으로 달러표시 원자재 가격에 하락 압력을 준다다.
– EIA: 미국 에너지정보청. 원유·제품 재고, 생산량, 수급 전망 등을 정기 발표해 시장의 핵심 지표로 활용된다다.
– 디스틸레이트(중간유): 디젤, 난방유 등 중간 끓는점 범위에서 생산되는 석유제품군을 말한다다.
– 쿠싱(Cushing): WTI 선물의 인수도 지정 허브가 위치한 오클라호마 지역. 미국 내 원유 유통과 저장의 관문이어서 재고 추이가 가격에 민감하게 반영된다다.
– 보텍사(Vortexa): 선박 위치·흐름 데이터를 바탕으로 원유 및 석유제품 물류를 추적·추정하는 상업 데이터업체다다.
기타 공시 및 관련 기사
작성일 현재,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는 본문에서 언급된 어떤 종목에도 직·간접 보유 포지션이 없다고 밝혔다. 본 기사의 모든 정보와 데이터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자문이 아니다. 관련 바차트 공시 정책은 해당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다.
바차트의 추가 보도:
– How Low Can Crude Oil’s Price Fall?
https://www.barchart.com/story/news/35964151/how-low-can-crude-oils-price-fall
– Energy in Q3- Lower Prices and Seasonality in Q4?
https://www.barchart.com/story/news/35738013/energy-in-q3-lower-prices-and-seasonality-in-q4
– The IEA Is Sounding the Alarm on a Major Oil Supply Glut. Sell Oil Here.
https://www.barchart.com/story/news/35434846/the-iea-is-sounding-the-alarm-on-a-major-oil-supply-glut-sell-oil-here
– Oversupply Fears Are Rocking Oil Prices. Make This 1 Trade Now.
https://www.barchart.com/story/news/35163150/oversupply-fears-are-rocking-oil-prices-make-this-1-trade-now
본 기사에 담긴 견해와 의견은 작성자의 것이며, 반드시 나스닥(Nasdaq)사의 입장을 반영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