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릿 항공 조종사·승무원 노조, 챕터11 구조조정 일환으로 임금·복리후생 삭감 합의

뉴욕스피릿 항공(Spirit Airlines)의 조종사와 승무원을 대표하는 노조들이 회사의 챕터11(미 파산법 11장) 구조조정 과정에서 비용을 억제하기 위해 임금 및 복리후생 삭감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는 노조 조합원 투표와 법원의 인가를 거쳐야 효력이 발생한다.

2025년 11월 18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이번 개정 단체교섭협약(CBA)에는 회사가 다시 수익을 낼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에 맞춰 조건을 원상 회복하는 이른바 ‘스냅백(snapback)’ 조항이 포함돼 있다. 스피릿 항공은 올해 8월, 1년 내 두 번째로 파산보호를 신청했으며, 2027년까지 손실을 보고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종사 노조인 에어 라인 파일럿스 어소시에이션(ALPA)은 회사의 계획에 따라 시간당 임금을 8% 인하하고, 퇴직연금 계정 회사 기여율을 16%에서 8%로 절반으로 낮추는 데 동의했다고 전했다. 이 개정 협약의 효력은 2026년 초부터 2027년 말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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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스피릿 항공은 조종사 임금을 2028년 8월에 4% 인상하고, 2029년 1월에 추가로 4% 인상하는 방식으로 단계적으로 복원하기로 합의했다. 퇴직연금 기여율은 2029년 7월까지 다시 16%로 회복된다. 이는 구조조정기 동안 임시로 희생을 감내하되, 향후 실적 회복을 전제로 조건을 자동 복원하는 스냅백 장치의 전형적 설계다.

회사 측은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한편 승무원 노조(AFA-CWA)는 로이터가 확인한 메모에서 조합원들에게 이번 합의안 찬성 표결을 권고했으며, 합의가 통과될 경우 2026년 초부터 효력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승무원 계약 변경에는 기본급(base pay)건강보험 등 의료 혜택 보호가 포함됐다. 다만 인센티브 초과근무 수당통상 1.5배에서 1배로 낮아지고, 대기 지상시간에 대한 그라운드 홀딩 페이(ground holding pay)폐지된다. 초과근무 보상 체계는 2027년 7월부터 변경되며, 초과근무 수당을 받기 위한 크레딧 시간(credited hours) 기준은 85시간에서 95시간으로 상향된다.

아울러 스피릿 항공은 조정 전 세전 마진(adjusted pre-tax margin) 7.5% 이상연속 3개 분기 달성하면, 승무원 단체협약의 원래 조건으로 복귀하는 데 합의했다. 이는 실적 지표에 연동된 성과 조건부 복원 장치로, 수익성 회복을 노사 합의의 경계 조건으로 명확히 설정한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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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어 설명과 맥락

챕터11(Chapter 11)은 미국 파산법상 법원 감독 아래 기업이 영업을 지속하면서 부채 구조를 재편하는 절차를 뜻한다. 청산을 전제로 하는 챕터7과 달리, 채권자와의 협상을 통해 부채 탕감·만기 연장·자본 재구성 등을 추진하며, 법원 인가가 필요하다. 스피릿 항공 사례처럼 노사 단체교섭협약(CBA)의 수정도 이 과정에서 함께 다뤄지는 경우가 많다.

스냅백(snapback)은 임금·복지 삭감과 같은 임시 조치를 특정 조건 충족 시 자동 복원하도록 설계한 조항이다. 예컨대 수익성 회복이나 지표 달성이 기준으로 쓰이며, 노동자 희생의 시간적·조건적 한계를 명확히 한다.

그라운드 홀딩 페이(ground holding pay)는 항공기 지연·운항 대기 등으로 지상에서 대기하는 시간에 대해 지급되는 보상 개념이다. 폐지 시에는 항공사별 다른 보상 메커니즘(예: 일정 기준 초과 시 일괄 보상)이 병행되기도 하나, 구체적 지급 구조는 단체협약에 좌우된다. 크레딧 시간(credited hours)은 항공사들이 승무원의 근무 산정에 사용하는 시간 개념으로, 실제 비행시간 외 준비·대기 등 일정 활동이 포함될 수 있다.

초저가 항공사(ULCC) 모델은 낮은 기본 운임을 제시하고, 수하물·좌석 지정·기내 서비스 등에서 부가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다. 비용 통제가 핵심 경쟁력인 만큼, 인건비와 운항 효율이 성과에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번 합의에서 임금 삭감과 초과근무 규정 조정이 병행된 것은 ULCC 특유의 원가 구조와 밀접하게 연동된 조치로 해석된다.


승인 절차와 효력 발생

이번 합의는 조합원 투표법원 승인을 거쳐야 하며, 효력은 2026년 초부터 시작된다. 조종사 측에서는 임금 8% 삭감퇴직연금 회사 기여율 8%p 인하(16%→8%)가 핵심이며, 승무원 측에서는 인센티브 초과근무 수당 1.0배 조정그라운드 홀딩 보상 폐지가 포함된다. 반면, 기본급과 의료 혜택보호된다.

조종사 보상의 복원 일정은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2028년 8월2029년 1월각 4% 인상‘두 단계 스냅백’ 구조를 형성하며, 2029년 7월퇴직연금 기여율 16% 회복은 장기적 보상 체계 정상화를 목표로 한다. 승무원의 경우 2027년 7월부터 초과근무 보상 체계가 개선된다고 명시돼 있으며, 초과근무 발생 임계치95 크레딧 시간으로 상향된다.


노사·운영 측면의 함의

일반적으로 항공사 구조조정 국면에서의 임금·복리후생 조정운영 유연성현금 유동성 확보를 겨냥한다. 조종사·승무원 보상 체계를 일시적으로 경감하고, 수익성 회복 시 자동 복원하는 모델은 리텐션(인력 유지)사기 저하 완화를 동시에 고려한 설계다. 특히 명시적 복원 타임라인(2028~2029년)과 성과 연동 복원 조건(7.5% 조정 전 세전 마진, 3분기 연속)은 노사 간 예측 가능성을 높여 분쟁 가능성을 줄이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

초과근무 임계치 상향과 대기 지상시간 보상 폐지승무원 스케줄링운항 효율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통상 임계치가 높아지면 초과근무 수당이 발생하는 빈도는 줄어드는 경향이 있으나, 세부 영향은 편성·운항 패턴, 계절성, 인력 배치에 좌우된다. 기본급·의료 혜택 보호는 보상 체계의 핵심 축을 유지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승무원 합의에 포함된 성과 연동 복원 트리거(조정 전 세전 마진 7.5%×연속 3분기)는 회복의 지속성을 기준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일시적 호전이 아닌 지속적 수익성을 요구함으로써, 재정 건전성 회복과 보상 복원을 균형 있게 담보하려는 설계다.


핵심 수치 요약
• 조종사: 시간당 임금 −8%, 퇴직연금 회사 기여율 16%→8%(2026~2027), 2028년 8월 +4%, 2029년 1월 +4%, 2029년 7월 기여율 16% 복원
• 승무원: 기본급·의료 혜택 보호, 인센티브 초과근무 1.5배→1배, 그라운드 홀딩 보상 폐지, 2027년 7월부터 초과근무 임계치 85→95 크레딧 시간, 수익성(조정 전 세전 마진 7.5% 이상 3분기 연속) 달성 시 원조건 복귀


전망

회사 측이 별도 논평을 거부함에 따라 세부 재무 경로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합의 내용상 스피릿 항공은 2026~2027년 비용 축소를 통해 현금 유출을 억제하고, 2028~2029년 수익성 개선 시 점진적 보상 정상화를 도모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노사 합의의 가시성이 확보된 만큼 향후 구조조정 절차는 법원 인가조합원 표결 결과에 좌우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