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엔비디아 실적과 대규모 지연 발표 경제지표를 앞두고 일제히 하락했다. 월요일(현지시간) S&P 500 지수($SPX)는 -0.92% 하락했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DOWI)는 -1.18% 내렸다. 나스닥 100 지수($IUXX)도 -0.83% 하락했다. 선물시장에서는 12월물 E-미니 S&P(ESZ25)가 -0.83%, 12월물 E-미니 나스닥(NQZ25)이 -0.69% 밀렸다.
2025년 11월 18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주 수요일 장 마감 후 예정된 엔비디아 실적 발표가 인공지능(AI) 투자심리에 대한 추가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시장은 주목하고 있다. 동시에 월마트, 타깃, 홈디포 등 대형 리테일 기업의 실적도 소비 지출의 체력을 가늠할 핵심 변수로 꼽히고 있다.
주요 지표 일정이 이례적으로 빽빽하다. 이번 주에는 그간 미뤄졌던 미국의 경제지표가 대거 한꺼번에 공개될 예정이다. 화요일에는 ADP 주간 고용 보고서, 뉴욕 연은 미국 비즈니스 리더 조사, 산업생산, 11월 NAHB 주택시장지수, 8월 공장수주, 8월 내구재수주가 발표된다. 수요일에는 MBA 주간 모기지 신청, 8월 무역수지, 10월 FOMC 의사록이 나온다. 목요일에는 주간 실업수당 청구, 9월 고용보고서, 필라델피아 연은 보고서, 10월 기존주택판매, 캔자스시티 연은 제조업 조사 결과가 대기하고 있다. 금요일에는 실질 임금, S&P 미국 제조업·서비스 PMI,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캔자스시티 연은 서비스 활동 보고서가 차례로 나온다. 이와 별개로 지연된 다른 지표도 향후 며칠 내 순차적으로 편성될 가능성이 있다.
거시·정책 동향
월요일 공개된 11월 엠파이어 스테이트 제조업 일반 경기지수는 전월 대비 +8.0포인트 급등한 18.7을 기록하며 1년 만의 고점으로 뛰었다. 시장 예상치 5.8 하락과는 정반대의 서프라이즈로, 단기 경기 판단에 긍정적 신호를 더했다.
금리 선물시장은 12월 9~10일 FOMC에서 기준금리 25bp(0.25%p) 추가 인하가 단행될 확률을 41%로 반영하고 있다. 이날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12월 인하 필요성을 재차 언급했다. 월러 이사는 미국 노동시장이
“실속도(stall speed)에 근접했다”
고 평가했다. 그는 비둘기파로 분류되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26년 5월 임기가 끝나는 제롬 파월 의장 후임으로 검토 중인 인물로 전해졌다.
채권 시장에서는 12월 만기 미 10년물 T-노트(국채선물, ZNZ5)가 +3틱 상승했고, 현물 10년물 금리는 -1.6bp 하락한 4.133%를 기록했다. 주 후반 대거 공개될 지연 지표가 성장 둔화와 인플레이션 완화를 시사할 수 있다는 관측이 채권가격을 지지했다. 다만 앞서 언급한 엠파이어 스테이트 지수의 깜짝 강세는 연준에 매파적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승 폭은 제한됐다.
유럽에서는 10년물 독일 분트 금리가 -0.7bp 내린 2.712%를 기록했고, 영국 길트 10년물 금리는 장중 1개월 고점을 시도했으나 -3.9bp 하락한 4.535%로 마감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2025년 유로존 GDP 성장률 전망을 0.9%에서 1.3%로 상향했고, 2025년 물가상승률 전망은 2.1%로 동결했다. 라우이스 데 귄도스 ECB 부총재는
“지정학·무역관세 등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금융안정 리스크가 여전히 높다”
고 평가했다. 이르면 12월 18일 다음 통화정책회의에서 ECB의 25bp 인하 가능성은 스왑시장에서 2%로 낮게 가격 반영됐다.
주요 지수·해외증시
유럽 주식시장에서 유로스톡스 50 지수는 -0.93% 하락했다. 아시아에서는 중국 상하이종합이 1.5주 최저로 내려 -0.46% 마감했고, 일본 니케이225는 -0.10% 하락하며 1주 최저권을 기록했다.
기업·섹터 동향
알파벳(GOOGL)은 버크셔 해서웨이가 49억 달러 규모의 지분 보유를 공시하면서 +3% 이상 급등했다. 테슬라(TSLA)는 +1% 넘게 상승했지만,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세븐’의 나머지 대형 기술주들은 하락했다. 엔비디아(NVDA), 애플(AAPL), 메타(META)는 모두 -1% 이상 내렸다.
아마존닷컴(AMZN)은 블룸버그 보도에 따라 3년 만의 미국 달러 표시 회사채로 120억 달러 조달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0.8% 하락했다. 이는 AI 및 기타 분야에 대한 투자 가속 신호로 해석됐다.
반도체주는 전반적으로 약세였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MU)는 로젠블라트가 목표가를 250달러에서 300달러로 상향한 직후 장 초반 한때 +4% 넘게 올랐으나, 이후 상승분을 반납하고 거의 -2% 하락 마감했다. 퀄컴(QCOM)은 -4% 넘게 밀렸고, 마벨 테크놀로지(MRVL), NXP 세미컨덕터(NXPI), 마이크로칩 테크놀로지(MCHP), 얼라인 테크놀로지(ALGN)도 -3% 이상 하락했다.
암호화폐 연동주는 비트코인(^BTCUSD)이 -3.5% 급락하며 7개월 신저점을 경신한 영향으로 약세였다. 코인베이스(COIN)는 -7% 이상 하락했고, 갤럭시 디지털(GLXY)은 -5%에 근접한 낙폭을 기록했다.
바이오에서는 자이뮤웍스(ZYME)가 +29%, 재즈 파마슈티컬(JAZZ)이 +21% 급등했다. 두 회사가 공동 개발한 위·식도암 대상 실험적 병용요법이 후기 임상에서 톱라인 결과를 제시한 영향이다.
루브릭(RBRK)은 미즈호가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아웃퍼폼)로 상향하고 목표가 97달러를 제시했음에도 -2.6% 하락했다. 갭(GAP)은 바클레이즈가 투자의견을 이퀄웨이트에서 오버웨이트로 상향하고 목표가 30달러를 제시했지만 -1.6% 하락했다.
익스페디터스 인터내셔널(EXPD)은 UBS가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하고 목표가 166달러를 제시하면서 +2.8% 상승했다.
아라마크(ARMK)는 4분기 매출이 50.5억 달러로 컨센서스(51.7억 달러)를 하회해 -5% 넘게 하락했다. 델 테크놀로지스(DELL)는 모건스탠리가 투자의견을 오버웨이트에서 언더웨이트(두 단계 하향)로 낮추고 목표가를 110달러로 제시하면서 S&P 500 구성종목 중 최대 낙폭인 -8%대 하락을 기록했다. HP 엔터프라이즈(HPE)는 모건스탠리가 오버웨이트에서 이퀄웨이트로 하향하며 -7% 하락했고, 실드 에어(SEE)는 스티펠이 매수→보유로 낮추며 -3%대 하락했다. HP Inc(HPQ)도 모건스탠리가 이퀄웨이트에서 언더웨이트로 낮추고 목표가 24달러를 제시하자 -6% 이상 밀렸다.
실적 시즌 업데이트
3분기 S&P 500 기업 중 500개 가운데 460개가 실적을 발표해 시즌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집계에 따르면 82%의 기업이 시장 예상을 상회했으며, 이는 2021년 이후 최고의 분기 흐름에 해당한다. 3분기 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4.6% 증가해, 당초 기대치였던 +7.2%의 두 배 이상을 기록했다.
향후 실적 일정(11/17/2025): 아라마크(ARMK), 헬머리치 & 페인(HP), I3 버티컬스(IIIV), J&J 스낵 푸즈(JJSF), 제임스 하디 인더스트리스(JHX), 라이프MD(LFMD), XP Inc(XP).
해외 ‘모어 뉴스’ 헤드라인 (Barchart 제공)
– 워런 버핏: “단기 변동성 수용은 장기 수익률을 개선한다”라고 조언
– 코인베이스 투자자 유의: 12월 17일 주요 일정
– 브리지워터, ‘엔비디아가 아닌’ 특정 반도체주에 대규모 베팅
– 위험회피 심리 확산 속 S&P 선물 약세
전문가 시각·시장 해설
이번 주 미국 증시는 데이터-실적-정책 3중 이벤트의 결을 동시에 반영할 가능성이 높다. 첫째, 엔비디아 실적은 AI 투자 사이클의 수요-공급-마진 삼박자를 점검하는 분수령이 될 수 있다. 둘째, 대형 리테일러 실적은 임금·고용과 연동된 실질 소비 여력을 드러내며, 주가 변동의 방향성 촉매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셋째, 지연 발표된 지표의 동시 출회는 단기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다. 특히 노동·주택·제조업·심리지표가 엇갈린 신호를 보일 경우, 장기 금리와 성장주 프리미엄의 민감도가 커질 수 있다.
정책 측면에서, 월러 이사의 발언처럼 노동시장이 ‘실속도’에 근접했다는 판단은 추가 완화의 논리적 근거를 제공한다. 다만 엠파이어 스테이트 지수의 깜짝 강세와 같이, 개별 월간 지표의 변동성이 정책 기대를 상쇄할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현재 선물시장이 12월 25bp 인하 확률을 41%로 반영하는 가운데, 이번 주 데이터는 연준의 점진적 인하 경로에 대한 시장 신뢰를 재조정할 수 있다.
섹터 관점에서는 메가캡 기술·반도체의 피로감, 리테일의 펀더멘털 확인, 그리고 본드 프록시(채권 대체주) 성격의 종목이 금리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국면이 이어질 수 있다. 비트코인 급락이 크립토 베타주에 단기 충격을 준 가운데, 펀더멘털 모멘텀(임상 톱라인, 업그레이드/다운그레이드, 자본조달 계획 등)이 종목 차별화를 강화하는 장세가 전개되고 있다.
용어 간단 해설
– bp(베이시스 포인트): 1bp는 0.01%p를 의미한다. 25bp 인하는 0.25%p 인하다.
– E-미니 선물: S&P 500·나스닥 등 주요 지수를 추종하는 소형 규격의 주가지수선물로, 현물시장 방향성에 대한 선행 신호로 자주 참조된다.
– 엠파이어 스테이트 지수: 뉴욕 연은이 발표하는 지역 제조업 경기조사로, 0을 기준으로 확장/위축을 가늠한다.
– FOMC 의사록: 연준 통화정책회의의 상세 토론 기록으로,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한 위원들의 시각을 파악하는 자료다.
– 매그니피센트 세븐: 시가총액 상위 7개 빅테크를 지칭하는 용어로, 지수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결론
요약하면, 엔비디아 실적과 지연된 미국 경제지표의 동시 출회가 이번 주 시장의 핵심 분기점이다. 금리 인하 기대(41%)와 개별 지표의 엇갈림이 공존하는 환경에서, 섹터·종목별로 모멘텀과 펀더멘털의 선별이 중요해지고 있다. 투자자들은 실적 코멘터리 내 수요지표(AI·소비)와 비용 항목(캡엑스, R&D), 그리고 정책 스탠스 변화 신호를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