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로이터) — 중국이 두바이 에어쇼에서 단일통로 여객기 C919의 중동 첫 공개 비행 시연을 실시하며, 아시아 외 지역에서의 첫 데모 비행을 선보였다. 흰색 기체에 파란색과 초록색 포인트의 도장(livery)을 적용한 C919는 현지 시각 오후 3시 30분(1130 GMT)에 이륙해 상공에서 몇 차례 선회한 뒤 알막툼 국제공항 활주로 타맥(tarmac)에 안정적으로 착륙했다.
2025년 11월 17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 항공기 제조사 COMAC(중국상용항공기공사)은 에어버스와 보잉이라는 서방의 양대 공룡, 그리고 브라질의 엠브라에르(Embraer)와의 경쟁을 본격화하려는 포부를 드러냈다. 다만, 현재 운용 중인 C909와 C919 두 기종은 서방 규제당국의 핵심 인증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여서, 대체 시장을 모색하며 인지도를 끌어올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C919: 중국의 A321neo·737 MAX 10 대응 카드
에어쇼가 열린 월요일, 전시장에는 C919를 직접 보려는 관람객들이 줄을 이었고, 조종사가 조종석에 앉아 방문객들에게 해당 기종 운용 경험을 설명했다. COMAC은 기단 확대 구상도 함께 제시했다. 메인 전시홀의 부스에서는 Stretched Variant(스트레치드 베리언트)로 불리는 C919의 장거리·대형화 파생형 모형이 공개됐으며, 이 버전은 210석 규모로 아시아·태평양 지역 운항을 염두에 둔 모델이라고 소개했다. 이 계획형 파생기종은 에어버스 A321neo와 보잉의 차세대 단일통로 상위 기종인 737 MAX 10과 같은 싱글 아일(단일통로) 시장의 상단 수요를 겨냥한다. 전시장 계류장에서는 중국의 지역노선용 C909도 함께 전시되었는데, 이 기종은 중국 최초의 제트엔진 동력 상용 여객기로 상업 생산에 진입했으며 2016년에 운항을 시작한 바 있다.
다만 두 기종 모두 아직 글로벌 메이저 고객을 확보하지는 못했다고 전해졌다.
서방 제조업의 마지막 보루를 겨냥
COMAC은 또한 광동체(wide-body) 여객기인 C929의 계획을 소개하는 자료를 함께 공개했다. 이 모델은 애초 러시아와의 공동 개발로 출발했으나, 현재는 COMAC 단독 주도로 전환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다만 세부 기술 사양은 제한적으로만 제공됐다.
COMAC 측은 이번 에어쇼 참가와 관련한 구체적 논평을 거부했으며, 공식 미디어 브리핑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회사는 별도 성명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COMAC은 열린 협력에 전념하고 있으며, 전 세계 고객 및 파트너와 더 가깝고, 더 강하며, 더 깊은 관계를 구축하길 기대한다.
걸프 국가들은 최근 제조·건설·기술 분야에서 중국 기업과의 협력에 우호적이었고,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모두에서 중국은 최대 교역 파트너로 자리해 왔다. 애널리스트들은 중국이 우호적 국가들과의 거래를 넘어 단기간에 글로벌 여객기 시장에서 큰 점유율을 차지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평가하면서도, 이번 에어쇼 참가는 서방 제조업의 핵심 영역에 대한 중국의 잠재적 진입 의지를 보여주는 명확한 신호라고 해석했다. 한편, Boeing Commercial Airplanes의 최고경영자 스테파니 포프는 세계 유수 항공우주 행사 중 하나에 COMAC이 등장한 것을 환영한다면서도,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경쟁우위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경쟁은 업계에 매우 이롭다. 보잉에도 이롭다. 우리 모두를 더 나아지게 만든다.” — 스테파니 포프, 로이터 인터뷰 중
용어 설명 및 맥락
단일통로(Single-aisle)란 객실 내 통로가 하나인 중단거리~중장거리 협동체 여객기를 가리키며, 항공사들의 주력 노선에서 좌석 효율과 회전율로 경쟁하는 시장을 말한다. 광동체(Wide-body)는 통로가 두 개 이상인 대형 기체로, 장거리 국제선에 주로 투입된다. 도장(Livery)은 항공사 또는 제작사의 상징 색과 로고를 적용한 외관 디자인을 의미하며, 타맥(Tarmac)은 항공기가 이동·대기하는 포장된 계류 구역을 지칭한다. 또한 형식증명 등 규제 인증은 항공기의 안전성과 성능을 감독기관이 공식 검증하는 절차로, 국제 상업운항 확대의 전제조건으로 여겨진다. 스트레치드 베리언트는 기본 기체를 연장해 좌석 수와 항속거리를 높이는 파생형 개발 접근을 뜻한다.
분석: 두바이 에어쇼 데뷔의 의미와 시장 함의
두바이 에어쇼는 중동·북아프리카 및 남아시아 항공 수요가 교차하는 전략적 허브에서 열리는 대형 전시회로, 제조사들이 신규 고객 접점을 만들고 기술·운영 신뢰성을 시연하는 무대다. COMAC C919의 아시아 외 첫 비행 시연은 글로벌 인지도를 높이려는 일련의 행보 중 하나로 해석되며, 단일통로 상단을 공략하는 장축형(210석) 구상 공개는 경쟁 구도의 정면 돌파 전략과 맞닿아 있다. 업계에서는 인증 확보, 공급망·애프터서비스 체계, 운용 데이터 축적 등 상업화의 필수 요건들이 실제 시장 침투 속도를 좌우한다고 본다. 이번 전시는 걸프 지역과의 경제·제조 협력 흐름과도 궤를 같이하며, 우호적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초기 레퍼런스 고객을 발굴하려는 신호로 읽힌다.
경쟁 구도 측면에서 에어버스 A321neo와 보잉 737 MAX 10이 맞붙는 단일통로 상단 세그먼트는 항공사들의 기재 표준화·좌석밀도·운영비 최적화가 집중되는 영역이다. COMAC의 존재감 확대는 가격·성능·납기의 다변화를 자극해 시장 전반의 협상력과 혁신 압력을 높이는 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국제 인증의 범위와 타이밍, 그리고 부품·정비 생태계의 신뢰성은 항공사 의사결정에서 결정적 변수로 작용하는 만큼, 실제 대규모 글로벌 고객 확보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공존한다.
관전 포인트: 에어쇼 이후의 실증 비행·시연 일정, 고객 대상 브리핑과 데모, 지역별 규제기관과의 교류가 어떻게 전개되는지가 주목된다. 또한 장축형(210석)의 구체 사양 공개 수준과 광동체 C929의 개발 체계가 향후 어떤 형태로 정리되는지, 양산·납기 캘린더의 현실성은 시장 기대치를 가늠하는 핵심 잣대가 될 것이다. 업계 전반에서는 경쟁의 심화가 결과적으로 안전·효율·환경 성능의 고도화를 촉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