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일자리 종말’이 시작됐나?

캐피털 이코노믹스(Capital Economics)인공지능(AI)이 광범위한 일자리 상실을 촉발하고 있다는 우려가 과장됐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해당 기관은 최근 신입·초급(entry-level) 채용이 약세를 보이는 데 AI가 일정 부분 기여하고 있음은 인정하면서도, 이는 “주된 원인(primary driver)은 아니다”라고 밝혔다다.

2025년 11월 16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수석 경제자문 빅키 레드우드(Vicky Redwood)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다.

“초급 일자리 시장의 악화가 ‘AI 일자리 종말(AI jobpocalypse)’이 도래했다는 우려를 촉발하고 있다.”

레드우드는 청년층 실업률이 고령층보다 더 빠르게 상승하는 반면, 대졸 신입 채용 공고(graduate roles)는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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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피털 이코노믹스는 “AI가 특히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밍과 같은 일부 전문 영역에서 기여 요인”임을 인정했다. 그러나 노동시장 전반의 그림은 더 복합적이라고 덧붙였다다. 즉, 특정 직무에서 자동화·코파일럿 도구의 도입이 신입 수요를 잠시 위축시킬 수 있으나, 이를 전체 고용 약세의 핵심 원인으로 일반화하기는 이르다는 취지다.

보고서는

“사람들이 2 더하기 2를 5로 계산하고 있을 수 있다(‘putting 2 and 2 together and getting 5’).”

라고 지적했다다. 이어 “많은 노동시장 변화는 AI가 본격 확산되기 이전에 이미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노동시장 성과가 가장 부진한 일부 국가들은 오히려 AI 도입에서 뒤처지고 있다”고 밝혔다다. 즉, 시점 불일치와 채택 격차가 해석의 오류를 낳을 수 있음을 경고한 셈이다.

아울러 레드우드는 통상적인 자동화에 수반되는 생산성 향상이 미국(U.S.)미국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아직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다. 이는 만약 AI가 이미 전방위적 일자리 대체를 진행 중이라면 동반돼야 할 생산성 점프가 확인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AI 단독 설명력에 의문을 제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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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다른 교란 요인을 제시했다다. 우선 전반적인 노동시장 완화(loosening)가 진행 중이며, 학위 인플레이션(degree inflation) — 즉, 과거보다 더 높은 학력을 요구하거나 학위가 사실상 최소 자격으로 굳어지는 현상 — 이 신입 구직의 문턱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다. 여기에 팬데믹 기간의 IT정보기술 부문 과도채용에 대한 사후 조정(correction)도 겹치며, 해당 부문에서 채용 축소가 나타났다는 진단이다.

레드우드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머와 같은 아주 구체적인 직종을 넘어, [AI의] 영향은 흔히 주장되는 것보다 아마도 훨씬 작다.”

고 썼다다. 이는 과장 서사를 경계하며, 직무별·산업별로 상이한 충격의 크기를 구분해야 한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나아가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설령 이번 둔화의 일부가 AI에 기인한다 하더라도, 이것이

“AI 주도의 일자리 학살(jobs bloodbath)의 시작을 예고하는 것은 아니다.”

라고 선을 그었다다. 오히려 이러한 일시적 손실은 시간이 지나며 AI의 노동수요 확대 효과에 의해 상쇄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다.


핵심 맥락과 의미

이번 분석의 핵심은 두 가지다. 첫째, 시점채택도다. 노동시장의 약화 조짐 상당수는 AI 상용화 물결이 가속화되기 전부터 진행돼 왔으며, 오히려 AI 후발국에서 고용 성과가 더 나쁘다는 관찰은 “AI=악화”라는 단선적 인과를 약화시킨다. 둘째, 생산성 데이터다. 자동화가 본격화되면 생산성은 통상 가파르게 상승한다. 그럼에도 미국을 제외한 지역에서 뚜렷한 생산성 점프가 관찰되지 않는다면, 현재 국면은 ‘AI 대체’의 전면전이 아니라 과도기적 재배치에 가깝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정책 및 기업 전략 관점에서 보면, 단기 충격과 장기 보상의 비대칭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다. 채용 공고 감소나 신입 기회 축소는 단기적으로 체감되지만, AI가 창출하는 보완적 직무·신규 수요는 도입 학습과 조직 재설계의 시간을 필요로 한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진단은 바로 이 시간차를 강조한다. 즉, 채용 둔화의 골이 나타나더라도, 응용 확산과 생산성 파급이 진행되면 고용은 다시 완충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용어 설명 및 독자 가이드

‘AI jobpocalypse’는 ‘job(일자리)’와 ‘apocalypse(대재앙)’의 합성어로, AI로 인한 대규모 일자리 붕괴를 뜻한다다. 본문에서는 이 표현이 과장된 공포를 상징하는 레토릭으로 사용됐다다.

Entry-level(초급·신입) 채용은 경력 요건이 낮고 신입 인재를 대상으로 하는 포지션을 말한다다. Graduate roles는 특히 대학 졸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신입 직무를 지칭한다다. 학위 인플레이션(degree inflation)은 기업이 과거보다 더 높은 학력을 요구하거나, 사실상 학위 보유를 최소 자격처럼 간주하는 추세를 말한다다.

자동화와 생산성은 통상 맞물려 움직인다다. 자동화가 확산되면 동일 인력으로 더 많은 산출을 얻을 수 있어, 생산성 지표가 개선되는 경향이 있다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지적은 만약 AI가 이미 대규모 대체를 일으켰다면 그에 상응하는 생산성 도약이 미국 이외 지역에서도 관찰돼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그 신호가 약하다는 점을 환기한다다.


정리

요약하면, AI는 일부 특수 직무(예: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밍)에서 신입 수요 약화에 기여하고 있으나, 노동시장 전반의 약세를 설명하는 주된 원인으로 보기에는 근거가 부족하다고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본다다. 많은 변화가 AI 확산 이전부터 진행됐고, AI 도입이 더딘 국가에서 오히려 성과가 나쁜 점, 그리고 미국을 제외한 지역에서 생산성 상승이 미약한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다. 따라서 ‘AI 일자리 종말’을 선언하기보다는, 단기적 재조정과 장기적 수요 창출이라는 양면성을 함께 보는 접근이 바람직하다는 메시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