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ICS의 부상과 파장: 관세·제재·무역 마찰 속 결속 강화

BRICS 한때 기대에 못 미치는 블록으로 평가받았으나, 가파른 미국 관세와 제재, 무역 마찰을 흡수하며 다시 모멘텀을 되찾고 있다. 회원국들은 공동의 압력 요인 속에서 정책 대응을 조율하며 결속을 강화하는 양상이다.

2025년 11월 15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회원국이 10개국으로 확대된 이 그룹은 수년간의 제한적 진전 이후 무역·금융 협력에서 더욱 긴밀한 공조를 모색하고 있다. 이는 제도적 협업을 통한 대안 금융 인프라 구축과 결제 네트워크 연계를 포함한다.

이 블록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고속 성장 신흥국의 국제 기구 내 대표성 확대를 목표로 구성됐다. 출범 당시 BRICS는 세계 인구의 40%, 글로벌 GDP의 16%, 석유 매장량의 8%를 차지했으나, 회원국 간 정치·경제적 차이로 인해 10년 이상 상징적 성격이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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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점은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미국이 러시아의 $3,000억 달러 규모 자산을 동결한 사건에서 비롯됐다. 이를 계기로 회원국들은 서방 금융 시스템의 대안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을 가속했다.

구체적으로, 인도는 UPI, 중국은 CIPS, 브라질은 Pix, 러시아는 SPFS국내 결제망을 확충하며, 서방 인프라 의존도를 낮추는 전략을 추진했다. 이들 시스템은 국경 간 결제현지통화 결제의 기반으로 활용되고 있다.

BRICS Pay는 이러한 지역 결제망을 상호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2024년 모스크바에서 작동 시연 프로토타입을 공개했다. 이는 기술적 연계 가능성을 보여주며 상호 결제 효율성 향상을 예고한다.

신개발은행(New Development Bank, NDB)도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2020년 이후 프로젝트 승인과 자금 지원 규모를 두 배로 늘렸고, 인도는 2023년까지 $86.4억 달러의 대출을 사용했다. 현재는 $100억 달러를 상회한 것으로 추정된다. 대출의 다수가 여전히 달러 표시이지만, NDB는 IMF와 세계은행의 신흥 경쟁자로 기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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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 측면에서도 내부 결속이 강화됐다. 2012년 회원국 무역에서 내부 비중은 약 10%였으나, 2023년에는 18%로 확대됐다. 역내 수입 비중도 21%로 상승했다. 중국은 모든 BRICS 회원국의 최대 교역 상대국으로 부상했으며, 미국의 고율 관세가 지속될 경우 이러한 흐름이 더 강화될 수 있다.

관세 압박은 주요 촉매로 작용 중이다. 미국은 일부 가장 높은 관세율을 BRICS 경제에 적용하고 있다. 중국의 일시적 휴전을 제외할 경우 관세율이 최대 47%까지 상승할 수 있으며, 브라질·인도·남아프리카공화국가장 집중적으로 겨냥된 국가에 포함된다. 러시아는 상호 관세 보복 대신 제재 대상이 되고 있다.

회원국들은 금 보유고도 늘렸다. 외환보유액에서 금의 비중2022년6%에서 거의 13%로 상승했다. 러시아의 금 비중은 21%에서 40%로 뛰었다. 외화자산이 준비금의 85% 미만으로 내려오면서, 추정상 달러 보유 비중50% 아래로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이는 미달러화(USD) 의존도 다변화의 흐름을 보여준다.

2024년확대는 BRICS의 전략적 무게를 바꾸었다. 중동과 아프리카의 신규 가입국 유입으로, BRICS가 통제하는 세계 석유 매장량24%로, 희토류 매장량거의 4분의 3 수준으로 올라섰다. 사우디아라비아초청은 받았으나 아직 공식 가입하지 않았다. 사우디가 합류할 경우 석유 비중은 40%까지 올라가며, 주요 산유국과 소비국이 동일 그룹에 모이게 된다.

인도의 입지는 더욱 복합적이다. 내수 중심 경제 구조, 제한된 제조업 기반, 미국과의 서비스 무역 의존도는 BRICS 심화 통합에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을 제약할 수 있다. 뉴델리의 향후 방향은 인도-미국 무역협정의 타결 여부에 달려 있다. 유리한 합의루피화 안정선진국 시장과의 연계 강화로 이어질 수 있고, 불리한 결과는 인도를 BRICS 쪽으로 더 끌어당길 수 있다.

전망은 세 갈래로 요약된다. 첫째, 현지통화 무역준비금 다각화가 이끄는 점진적 영향력 확대. 둘째, 블록 차원의 급격한 선회투자 흐름의 교란이 야기될 수 있으며 특히 인도가 민감할 수 있다. 셋째, 정체의 재현으로 저유가 혜택이나 대체 금융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는 시나리오다.

향후 궤적은 회원국들이 현 속도로 병행 제도무역 연결망을 계속 구축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현재로서는 상승하는 관세공동의 금융 리스크가, 그동안 결여됐던 결속을 BRICS에 제공하고 있다.

요약하자면, 관세·제재·결제 인프라 다변화가 맞물리며 BRICS는 상징을 넘어 실질적 영향력으로 이동하고 있다.


용어 해설 및 배경

BRICS: 브라질(B), 러시아(R), 인도(I), 중국(C), 남아프리카공화국(S)의 신흥국 협의체로, 2024년 확대 이후 회원국 수가 10개국으로 늘어났다.

UPI(인도), CIPS(중국), Pix(브라질), SPFS(러시아): 각국의 실시간 또는 대체 결제·메시징 네트워크로, 국제 카드·은행망 의존도를 낮춰 국경 간 결제를 효율화한다.

BRICS Pay: 회원국의 국내 결제망을 상호 연결하는 플랫폼 구상. 2024년 모스크바에서 작동 시연이 이뤄졌다.

신개발은행(NDB): BRICS 주도의 다자개발은행으로, IMF·세계은행에 대한 보완적 자금 조달 창구 역할을 지향한다. 현재 다수 대출은 달러 표시다.


심화 분석: 시장과 정책에의 함의

첫째, 결제 인프라의 상호 연결은 역내 무역의 거래 비용을 낮추고 결제 리스크를 분산시켜, 현지통화 결제 확대의 발판을 마련한다. 이는 달러 결제 의존도 완화를 통해 외부 충격에 대한 완충 능력을 높일 수 있다.

둘째, 금 비중 확대와 외화자산 축소는 준비금 구성의 체계적 변화를 시사한다. 이는 제재 리스크 대비와 통화 다변화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되며, 외환시장에서 달러 수요의 구조적 변화를 유발할 잠재력이 있다.

셋째, 관세 압력은 역설적으로 BRICS 내부 교역을 촉진한다. 중국이 전 회원국의 최대 교역 파트너인 만큼, 공급망 재편의 허브로서 중국의 역할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정책 불확실성은 투자 흐름과 환율 변동성을 증폭시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넷째, 인도미국과의 서비스 무역 의존과 제조역량 제약 사이에서 전략적 균형을 모색해야 한다. 인도-미국 무역협정의 향배가 루피 안정대외 정렬에 미칠 영향이 크며, 결과에 따라 BRICS 내 결속 또는 선진국과의 연계가 강화될 수 있다.

다섯째, 자원 지배력의 확대는 에너지·핵심광물 시장의 가격 형성공급안보에 구조적 변화를 야기할 수 있다. 석유 24%, 희토류 약 3/4의 통제력은 정책 공조교섭력을 크게 높인다.

마지막으로, 세 가지 경로(점진적 부상·급격한 선회·재정체) 중 어느 쪽으로 수렴하든, 병행 제도의 성숙도무역 연결의 실효성이 결정적이다. 현재의 관세·제재 환경은 BRICS의 전략적 일관성을 강화하고 있으며, 단계적 영향력 증대를 뒷받침하는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