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파운드리 SMIC(Semiconductor Manufacturing International Corp, 홍콩증시 코드 HK:0981)가 메모리 칩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고객사들이 다른 종류의 반도체 주문을 내년 1분기에는 보류하거나 축소하고 있다고 밝혔다다. 회사는 베이징에서 진행된 실적 설명회(금요일)에서 이 같은 시장 동향을 전했다다.
2025년 11월 14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SMIC의 공동 CEO 자오 하이쥔(Zhao Haijun)은 “사람들이 내년 1분기 주문을 과감히 많이 넣지 못하고 있다”며, “실제로 가용한 메모리 칩이 얼마나 될지, 그리고 그것으로 몇 대의 휴대전화, 자동차 또는 다른 제품을 지원할 수 있을지 아무도 확신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다. 본 보도는 로이터의 Che Pan·Brenda Goh가 취재했다다.
“현재 메모리 시장은 공급이 부족하며 가격이 크게 급등했다.” — 자오 하이쥔 SMIC 공동 CEO
자오는 또한 메모리 업황의 ‘슈퍼사이클’이 파운드리 업계의 경쟁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다. 메모리 가격 부담이 커진 고객사들이 비메모리(로직) 등 다른 집적회로의 계약 단가를 더 낮추려는 협상에 나서, 파운드리 전반의 단가 압박이 커질 수 있다는 취지다다.
AI 반도체 투자 확대로 인한 파급도 지목됐다다. 업계 임원과 애널리스트들의 진단에 따르면, 인공지능(AI)용 반도체에 대한 글로벌 증설·증산이 스마트폰·PC·서버에 쓰이는 범용 메모리(DRAM·NAND 등)의 공급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다. 이로 인해 일부 고객은 사재기(패닉 바잉)에 나서는 움직임을 보였고, 가격은 급등세를 타고 있다는 설명이다다. 세계 최대 메모리 칩 제조사는 미국의 마이크론(Micron)과 한국의 SK하이닉스·삼성전자다다.
자오는 “메모리를 사용하는 자동차·스마트폰 제조사들이 내년 가격 압력과 공급 불확실성에 직면할 것”이라고 진단했다다. 이어 “현재로서는 누구도 확정적인 공급 커밋(고정 물량 약정)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다. 이는 완성품 업체들이 메모리 조달 리스크를 반영해 타 반도체(전력관리칩, 디스플레이 구동칩, 센서 등)의 발주 타이밍과 볼륨을 조정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다.
실적 및 지표: 3분기 매출·이익, 가동률 모두 개선
SMIC의 2025년 3분기 매출은 $2.38억(23억 8천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7% 증가했다다. 순이익은 $1.9175억(1억 9,175만 달러)로 28.9% 증가했다다. LSEG 집계에 따르면 두 지표 모두 애널리스트 예상치를 상회했다다. 회사는 이러한 성장의 배경으로 중국 내수의 견조한 수요를 들었다다.
생산 측면에서, 월간 8인치 환산 웨이퍼 기준 생산능력은 전분기 대비 3.2% 증가한 102만 장으로 확대됐다다. 가동률(생산강도)은 95.8%로 상승했다(2분기 92.5%)다. 3분기 출하량은 8인치 환산 250만 장으로 전분기 대비 4.6% 증가했다다. 이러한 수치는 내수 위주의 단단한 수요와 라인 효율 개선을 시사한다다.
지역별 매출을 보면, 중국은 3분기 매출의 86%를 차지해 2분기 대비 소폭 상승했다다. 미국 비중은 11%로, 2분기의 13%에서 소폭 하락했다다. 이는 SMIC의 중국 내 고객사 의존도가 여전히 매우 높음을 보여준다다.
애플리케이션별 수요에서는, 스마트폰·컴퓨터·태블릿과 산업·자동차 영역을 제외한 일반 소비자용 전자 부문이 2분기 대비 성장했다다. 자오는 그 배경으로 “고객사들이 중국 내 시장점유율을 확대한 효과”를 꼽았다다. 이는 로컬 브랜드의 판매 회복세가 파운드리 수요로 연결되고 있음을 의미한다다.
투자(Capex)는 3분기에 $24억으로 2분기 $18.8억에서 확대됐다다. 자오는 2025년 설비투자 규모가 2024년과 동일하거나 다소 상회할 것으로 예상했다다. 이는 중장기 수요 대응을 위한 캐파 확충 기조가 이어질 것임을 시사한다다.
용어 설명: 파운드리·8인치 환산·가동률·슈퍼사이클
파운드리는 반도체 설계를 전담하는 팹리스(Fabless)로부터 주문을 받아 위탁 생산하는 제조사를 뜻한다다. SMIC, TSMC, 삼성전자(파운드리 부문) 등이 여기에 속한다다. 8인치 환산 웨이퍼는 라인마다 섞여 있는 8인치·12인치 등 다양한 웨이퍼 지름을 공통의 8인치 기준으로 환산해 생산능력과 출하량을 비교하기 위한 표준 지표다다. 가동률은 보유한 라인이 얼마나 실제 생산에 투입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90%대 중후반이면 매우 빡빡한 가동으로 해석된다다. 슈퍼사이클은 특정 반도체 품목에서 수요 급증과 가격 상승이 장기간 이어지는 국면을 일컫는 업계 용어다다.
왜 메모리 부족이 파운드리 가격에 영향을 주나? 완제품 업체의 총 원가에서 메모리 비중이 커지면, 예산 배분을 위해 다른 부품(전력관리칩, 디스플레이 구동칩, 마이크로컨트롤러 등)의 단가 인하를 요구할 유인이 커진다다. 이에 고객사들은 비메모리 계약 가격의 재협상을 시도해 파운드리 전반에 가격 압박을 가하게 되고, 파운드리 간 수주 경쟁이 심화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다. 자오의 경고는 바로 이 점을 짚고 있다다.
시장 맥락: AI 열풍과 범용 메모리의 ‘그늘’
최근 기업들은 AI 가속기·고대역폭 메모리(HBM)·첨단 패키징 등 AI 인프라 관련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능력을 공격적으로 이동시키고 있다다. 이 과정에서 스마트폰·PC·일반 서버용 범용 메모리의 공급이 상대적으로 타이트해졌고, 일부 고객사의 선제적 재고 비축이 가격 상승을 더욱 부추기는 악순환이 관찰되고 있다다. 스펙트럼의 양 끝(첨단 AI용과 범용 제품) 간 자본·장비·라인 시간의 경쟁이 벌어지며, 하위 공정과 원부자재의 공급망 병목도 동반되는 양상이다다.
이 같은 상황에서 완성품 제조사는 내년 1분기 생산 계획의 가시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다. 자오가 언급했듯, 확정 물량 약정 부재는 출시 일정·모델 믹스·가격 정책 전반의 불확실성을 키운다다. 결과적으로 발주 보수화가 확산되고, 파운드리에는 수주 시점 지연과 단가 협상 압박이라는 형태로 파급된다다.
관전 포인트
SMIC의 3분기 지표는 내수 견조, 높은 가동률, 설비투자 확대라는 긍정적 신호를 보여준다다. 동시에 메모리 중심의 글로벌 공급 타이트가 주문 가시성 저하·가격 협상 난기류로 번지고 있음을 경영진 발언이 뒷받침한다다. 세계 메모리 3강인 마이크론·SK하이닉스·삼성전자의 공급·가격 전략, 그리고 고객사의 재고 전략 변화가 2025년 1분기 파운드리 수요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