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 틴토(Rio Tinto)는 미국 유타주 케네콧(Kennecott) 사업장을 위해 미국 테라젠(TerraGen)과 15년 만기 가상 전력구매계약(VPPA)을 체결해, 미국 텍사스주의 신규 풍력 발전소에서 재생에너지를 조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2025년 11월 13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계약을 통해 리오 틴토는 테라젠이 운영하는 몬테 크리스토 I 윈드파워(Monte Cristo I Windpower) 프로젝트로부터 재생 전력을 조달한다. 이 프로젝트는 이번 주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계약 조건에 따르면, 리오 틴토는 테라젠의 총 238.5메가와트(MW) 규모 몬테 크리스토 I 풍력단지 중에서 78.5MW에 해당하는 전력을 가상 전력구매계약 방식으로 확보한다. VPPA는 물리적으로 전기를 직접 인수하지 않더라도, 발전 프로젝트와의 장기 계약을 통해 재생에너지 발전량에 연동된 재생에너지 인증서(REC)와 가격 안정성을 확보하는 구조다.
이번 합의는 트럼프 행정부가 구리를 미국의 ‘중요 광물(critical minerals)’ 목록에 추가한 이후에 이루어졌다. 또한 워싱턴과 캔버라가 최근의 무역 합의를 바탕으로 중요 광물과 청정에너지 공급망에 대한 협력을 심화하고, 양국 관계를 안정화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는 가운데 체결되었다.
리오 틴토의 케네콧 제련소는 미국에서 가동 중인 두 곳뿐인 구리 제련소 중 하나로, 전력망, 전기차(EV), 재생에너지 인프라 등에 쓰이는 구리의 국내 공급을 위해 전략적으로 중요한 자산으로 평가된다.
리오 틴토는 스코프 1 및 스코프 2 배출을 2030년까지 감축하고, 2050년까지 넷제로(net zero)에 도달하겠다는 목표를 재확인했다. 스코프 1은 기업이 보유·관리하는 설비에서 직접 배출되는 온실가스, 스코프 2는 구매 전력·열·스팀 사용에서 발생하는 간접 배출을 의미한다.
리오 틴토의 전력 믹스는 현재 약 78%가 재생에너지에서 공급되며, 이 비중을 이번 10년 말까지 약 90%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번 재생 전력 구매는 케네콧의 탈탄소화 노력과도 맞물린다. 케네콧은 2023년에 5MW 규모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했으며, 두 번째 25MW 태양광 설비도 준공을 앞두고 있다. VPPA를 통해 외부 풍력 발전과의 연결을 강화하면서, 현장 내 태양광 자산과의 조합으로 공급 안정성과 배출 저감 효과를 동시에 추구하는 구도다.
용어 설명과 맥락
가상 전력구매계약(VPPA)는 전력 구매자가 발전 사업자와 장기 가격을 합의해, 계약된 재생 전력의 생산에 따른 재무적 정산과 인증서를 확보하는 방식이다. 실물 전력 인수와 송전망 제약을 직접 관리하지 않으면서도, 장기적인 가격 헤지와 탈탄소 실적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어, 대규모 전력 수요 기업의 재생에너지 도입 수단으로 널리 사용된다.
중요 광물(critical minerals) 목록은 미국 정부가 경제·안보상 중요하고 공급망 리스크가 큰 광물을 지정해 관리하는 체계다. 이 목록에 포함된 광물은 정책적 관심과 지원의 우선순위가 높아지며, 공급망 다변화와 국내 생산 역량 강화 논의가 촉진되는 경향이 있다. 로이터는 이번 계약 소식을 전하며,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구리를 해당 목록에 추가했다고 전했다.
핵심 의미와 시사점
첫째, 15년이라는 장기 계약 기간은 재생에너지 전환의 가격·공급 안정성을 뒷받침한다. 이는 전력 다소비 산업에 속한 광산·제련 부문이 예측 가능한 비용 구조와 탄소 감축 목표를 동시에 추구하는 데 필수적이다. 둘째, 케네콧 제련소가 미국 내 두 곳뿐인 구리 제련소 중 하나라는 점에서, 재생 전력 조달 확대는 구리의 국내 안정 공급과 청정에너지 인프라 확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셋째, 풍력(VPPA) + 현장 태양광(5MW + 25MW)의 조합은 에너지 포트폴리오 다변화라는 관점에서 설비 이용률과 계통 수용성 리스크를 상호 보완한다. 넷째, 리오 틴토가 스코프 1·2 감축(2030년)과 2050년 넷제로를 목표로 명시한 만큼, 재생에너지 비중을 78%에서 90%로 높이는 계획과 이번 계약은 같은 축에서 읽힌다.
마지막으로, 워싱턴–캔버라 간 협력 심화라는 외교적 흐름과 중요 광물 지정 확대라는 정책적 맥락 속에서, 재생에너지 조달과 광물 공급망 안정화는 상호 보완적 과제다. 텍사스 풍력에서 비롯된 청정 전력이 유타 제련의 탈탄소와 연결되는 이번 구조는, 청정에너지 공급망과 전략 자원(구리) 산업이 맞물리는 최신 트렌드를 응축해 보여준다.
핵심 수치 요약
• 계약 기간: 15년
• 조달 전력: 78.5MW (총 238.5MW 몬테 크리스토 I 프로젝트의 일부)
• 프로젝트 현황: 이번 주 상업운전 개시
• 리오 틴토 전력 믹스: 재생에너지 약 78% → 10년 말 목표 약 90%
• 기후목표: 스코프 1·2 2030년 감축, 2050년 넷제로
• 케네콧 현장: 2023년 5MW 태양광, 2번째 25MW 태양광 준공 임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