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관세 인하 기대감에 코코아 가격 하락세 지속

ICE 12월물 뉴욕 코코아(CCZ25)-110(-1.96%) 하락했고, ICE 12월물 런던 코코아 #7(CAZ25)-41(-0.98%) 내렸다. 코코아 선물은 일주일 넘게 이어진 하락 흐름을 확대했으며, 뉴욕 코코아는 근월물 기준 1.75년 만의 저점을, 런던 코코아는 3주 만의 저점을 각각 기록했다.

2025년 11월 13일, 나스닥닷컴에도 게재된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하락세의 배경에는 미국의 수입 농산물 관세 인하 가능성이 자리하고 있다. 이 소식이 시장 심리에 부담을 주며 가격 약세를 부추겼다는 평가다.

미국 재무장관 베센트(Bessent)는 수요일, 미국 내에서 재배되지 않는 농작물(코코아 포함)에 대한 관세와 관련해 ‘향후 며칠 안에 상당한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코코아를 포함한 비자급(非自給) 농산물에 대한 거래비용이 낮아질 수 있다는 기대를 자극했고, 선물 가격에 즉각적인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주목

알림: 원유부터 커피까지, 바차트의 상품 분석 뉴스레터를 통해 주요 상품 동향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지난주 화요일 6주 최고가를 기록한 이후 코코아 가격은 서아프리카 지역의 풍작(범퍼 크롭) 기대를 반영하며 되돌림을 보였다. 코트디부아르 산지에서는 ‘코코아 나무 생육 상태가 양호하고, 최근의 건조한 날씨가 수확된 빈의 건조를 도왔다’는 현지 농가 보고가 나왔으며, 가나에서도 ‘우호적인 기상 여건으로 꼬투리(팟) 발육이 빠르게 진행 중’이라는 전언이 잇따랐다.

글로벌 초콜릿 제조사 몬델리즈(Mondelez)는 최근 브리핑에서 서아프리카의 최신 코코아 꼬투리 계수가 5년 평균 대비 7% 높고, 지난해보다 ‘실질적으로 더 높다’고 밝혔다. 코트디부아르 메인 크롭(주산기) 수확은 이제 막 시작됐으며, 현지 농가들은 품질에 대해 낙관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수요 측 지표는 약세적이다. 10월 30일 허쉬(Hershey)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할로윈 시즌 초콜릿 판매가 ‘실망스러웠다’고 밝혔다. 참고로 2024년 미국 연간 캔디 매출에서 할로윈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18%로, 크리스마스 다음으로 큰 규모다.

또한 아시아 코코아 협회는 10월 17일, 3분기 아시아 그라인딩(원두를 갈아 코코아버터·분말을 생산하는 공정)이 전년 대비 -17% 감소한 183,413톤으로 집계돼, 9년 만에 가장 낮은 3분기 실적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유럽 코코아 협회도 10월 16일, 3분기 유럽 그라인딩이 전년 대비 -4.8% 줄어든 337,353톤으로 나타나 10년 만에 가장 낮은 3분기라고 밝혔다. 전미 제과협회(NCA)는 북미 3분기 그라인딩이 전년 대비 +3.2% 증가한 112,784톤이라고 발표했으나, 신규 보고 업체 편입이 수치 왜곡을 유발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서커나(Circana) 자료에 따르면 9월 7일까지 13주 동안 북미 초콜릿 캔디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1% 이상 감소했다.

주목

가격에 우호적인 요소도 있다. 세계 최대 코코아 생산국인 코트디부아르수출 속도 둔화 신호가 포착됐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10월 1일부터 11월 8일까지 현지 농가의 항만 출하 물량은 411,979톤으로, 전년 동기 454,624톤 대비 -9% 줄었다.

포지셔닝 측면에서는 런던 코코아 선물에 대한 펀드의 과도한 순공매도쇼트 커버링 랠리를 촉발할 잠재력을 키우고 있다. 지난 금요일 발표된 COT(Commitment of Traders) 주간 보고서에 따르면, 11월 4일까지 한 주 동안 펀드의 순공매도는 +3,746 계약 늘어 19,194 계약을 기록, 4년 넘게 가장 높은 순공매도 수준으로 집계됐다. 반면 뉴욕 코코아 포지션 데이터미국 정부가 현재 폐쇄되어 있어 업데이트가 제공되지 않았다.

지난주 화요일에는 쇼트 커버링이 유입되며 6주 고점으로 반등하기도 했다. 발단은 10월 30일 블룸버그 커머디티 인덱스(BCOM) 관리자 측이 코코아를 내년 1월부터 20년 만에 처음으로 지수에 편입한다고 밝힌 소식이었다. 2024년 말 기준 BCOM을 추종하는 자산은 약 1,090억달러에 달하며, 코코아의 지수 내 비중 1.7%는 이를 추종하는 패시브 자금의 유의미한 매수 유입을 시사한다.

피크 트레이딩 리서치(PT Research)는 ‘향후 80일 동안 펀드가 약 19억달러 규모의 코코아 선물을 매수해야 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현물 기반의 ICE 모니터드 재고도 가격에 지지 요인이다. 수요일 기준 미국 항만에 보관 중인 ICE 인증 코코아 재고1,783,757 자루로, 7.5개월 만의 저점까지 감소했다.

공급 측면에서는 나이지리아(세계 5위 생산국)의 감산 전망도 눈에 띈다. 나이지리아 코코아 협회2025/26년도 생산량이 전년 대비 -11% 줄어든 305,000톤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2024/25년도 예상치 344,000톤에서의 감소다. 같은 맥락에서 나이지리아의 9월 코코아 수출은 전년 대비 변동 없이 14,511톤으로 집계됐다.


국제코코아기구(ICCO)5월 30일 2023/24년도 글로벌 코코아 수급60년 넘게 최대 규모공급 부족(-494,000톤)으로 수정했다. 같은 기간 전세계 생산은 전년 대비 -13.1% 감소한 438만톤으로 추정됐고, 재고/그라인딩 비율27.0%46년 만의 저점으로 내려갔다. 다만 2024/25년도 전망은 142,000톤의 잉여로, 4년 만의 첫 글로벌 흑자를 예고했다. 이와 함께 2024/25년도 전세계 생산은 전년 대비 +7.8% 증가한 484만톤으로 제시됐다.


저자 및 공시: 보도 시점 기준,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는 본 기사에서 언급된 어떤 종목에도(직접적으로든 간접적으로든)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았다. 본 기사의 모든 정보와 데이터는 정보 제공 목적에 한한다. 자세한 공시는 바차트 공시 정책(Barchart Disclosure Policy)을 참고하라.

더 읽어볼 기사(바차트)
– Q3 연질 원자재: 4분기 및 그 이후의 전망은?
– 코코아, 최근 고점으로 되돌아갈까?
– Q2 연질 원자재: 3분기 및 그 이후 향방은?
– 코코아 가격은 어디로 향하고 있나?


용어 해설
근월물(Nearest Futures): 가장 가까운 만기의 선물 계약을 의미한다. 통상 유동성이 높고 현물 가격과의 연동성이 큰 특징이 있다.
그라인딩(Grinding): 코코아 원두를 분쇄해 코코아버터와 코코아분말을 생산하는 공정으로, 지역별 그라인딩 통계는 실수요의 선행 지표로 해석된다.
쇼트/쇼트 커버링: 가격 하락에 베팅한 공매도(쇼트) 포지션을 보유한 투자자가 손실 회피 또는 이익 실현을 위해 되사들이는 행위를 쇼트 커버링이라 한다. 순공매도 잔고가 과도할수록 급반등 위험(쇼트 스퀴즈)이 커진다.
ICE 모니터드 재고: 인터컨티넨탈 익스체인지(ICE)가 인증해 보관 중인 인도 적격 재고로, 선물 시장의 인도 가능 물량을 가늠하는 핵심 데이터다.
블룸버그 커머디티 인덱스(BCOM): 글로벌 원자재 시장을 대표하는 지수 중 하나로, 지수 편입은 추종 자금의 기계적 매수/매도를 유발해 해당 품목 가격에 구조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종합 분석 및 시사점
단기적으로는 미국의 관세 인하 발표의 구체적 내용이 코코아 가격의 방향성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관세 인하 폭이 시장 예상보다 크다면 수입 비용 감소 기대가 선물 가격에 추가 하방 압력을 줄 수 있다. 반면, ICE 재고 감소, 나이지리아 감산, 코트디부아르 수출 둔화공급 제약 신호가 누적되며 하방 경직성을 제공한다. 펀드 포지션이 런던 시장에서 과도한 순공매도로 쏠려 있는 만큼, 가격 급락 구간에서의 쇼트 커버링 반등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중기적으로는 BCOM 편입(1월)에 따른 패시브 자금 유입이 수급에 미치는 영향이 관건이다. 지수 추종 자금이 실제로 유입될 경우, 현 수준에서의 체계적 매수는 가격 하방을 방어하거나 상승 모멘텀을 제공할 수 있다. 다만, 아시아(-17%), 유럽(-4.8%) 그라인딩 감소북미 초콜릿 판매량 -21% 이상 감소가 시사하듯, 최종 수요의 둔화가 지속된다면 상승 탄력은 제약받을 수 있다.

기본면에서 ICCO의 2023/24 대규모 공급 부족2024/25 잉여 전환극심한 타이트닝 국면에서 정상화로의 이동을 예고한다. 이행 과정에서 기상 변수(서아프리카 강우·건기 패턴), 산지 병해충, 물류·항만 이슈가 상시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투자자·수요처는 미국 관세 정책의 확정 내용, 서아프리카 메인 크롭 실제 출하 속도, 분기별 그라인딩 통계의 개선 여부, ICE 인증 재고 추이, 그리고 COT 포지션 변화를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