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역에서 1,000명 이상의 스타벅스 조합원 바리스타가 목요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이번 파업은 커피 전문점 대기업인 스타벅스와의 임금 및 복리후생 개선을 위한 단체협약 체결 압박을 한층 강화하려는 움직임이다. 노조는 이른바 오픈엔디드(open-ended) 파업으로 예고된 종료 시점을 두지 않아 교섭 전개에 따라 파업 강도를 조절할 수 있는 여지를 확보했다.
2025년 11월 13일, 로이터(Reuters) 보도에 따르면, 스타벅스 워커스 유나이티드(Starbucks Workers United)는 회사의 연중 최대 성수기 행사 가운데 하나인 ‘레드컵 데이(Red Cup Day)’를 지속적으로 겨냥해 왔다. 이 날에는 고객이 커피를 구매하면 휴가 시즌 테마의 재사용 가능한 컵을 무료로 제공받기 때문에, 매장 혼잡도가 높고 매출 영향력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음은 스타벅스와 노조 간 협상·갈등의 핵심 타임라인
아래에는 2021년 말 첫 매장 노조 설립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주요 분수령이 정리돼 있다. 각 시점은 파업, 교섭, 회사의 임금 인상 계획 발표, 그리고 법적 분쟁 처리 틀 마련 등 노사관계의 변곡점을 드러낸다.
2021년 12월: 뉴욕주 버펄로의 스타벅스 노동자들이 노조 결성을 찬성해, 워커스 유나이티드(Workers United)와 함께 미국 내 첫 노조화 매장을 공식화했다.
2022년 5월: 50곳이 넘는 스타벅스 매장이 노조 결성에 표를 던졌고,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이 스타벅스와 아마존의 조직자들과 만남을 가졌다.
2022년 11월: 미국 내 회사 직영 스타벅스 매장 100곳 이상의 노동자들이, 노조 활동에 대한 보복 의혹을 제기하며 하루짜리 파업
“Red Cup Rebellion”
을 벌였다.
2023년 6월: 150개 이상 매장의 약 3,000명 노동자가 프라이드(Pride) 장식 금지 논란에 항의해 동시 파업에 나섰다. 이 사태는 회사가 새로운 매장 장식 관련 지침을 제시하는 계기가 됐다.
2023년 11월: 회사의 레드컵 데이 행사 기간 중 수백 개 매장의 직원들이 동시적으로 업무를 중단했다. 이후 회사는 2024년부터 미국 리테일 직원의 시간당 임금을 최소 3%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2024년 2월: 스타벅스와 워커스 유나이티드는 조직화·단체교섭을 안내할 ‘프레임워크’를 함께 마련하고, 다수의 계류 중인 법적 분쟁을 잠정적으로 해결할 수도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2024년 12월: 300곳 이상 매장의 스타벅스 노조 조합원들이 임금·인력 배치·근무 스케줄 문제를 이유로 동시에 워크아웃에 돌입했다.
2025년 1월: 스타벅스와 노조는 교섭 교착 상태를 해소하고 합의 도출을 돕기 위해 중재인(mediator)을 참여시키기로 합의했다.
2025년 4월: 단체협약 교섭에 참여한 노조 대표단은, 회사가 제시한 연 2% 이상의 최저 인상률을 보장하는 최신 제안을 부결했다.
2025년 11월: 미국 40개 이상 도시에서 1,000명 넘는 스타벅스 직원이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노조는 이번 파업이 회사 역사상 가장 길고 가장 큰 규모로 기록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핵심 용어 해설과 맥락
오픈엔디드(무기한) 파업주1: 종료 시점을 사전에 특정하지 않는 파업을 말한다. 교섭의 진척 상황이나 회사의 대응에 따라 파업 기간과 강도를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어, 노조 측 협상력 극대화 전략으로 자주 사용된다. 주1: 본 기사에서 ‘무기한’ 표현은 로이터 원문(open-ended)을 따른 것이다.
레드컵 데이(Red Cup Day): 스타벅스의 연말 시즌 한정 프로모션으로, 커피 구매 고객에게 재사용 가능한 휴일 테마 컵을 무료로 제공한다. 매출·고객 트래픽이 급증하는 날이어서, 노조가 파업 레버리지를 확보하기에 효과적이라는 평가가 뒤따른다.
프레임워크(framework): 2024년 2월 노사 공동 발표에 등장한 표현으로, 조직화와 단체교섭을 진행하는 데 필요한 원칙과 절차를 틀로 정리해 불확실성을 줄이고 법적 분쟁의 조기 해결을 도모하려는 시도를 가리킨다. 구체적 조항은 본문에 제시되지 않았으나, 교섭의 기술적 기반을 갖추려는 의지 표명이라는 점에 의미가 있다.
중재인(mediator): 노사 간 교착을 풀고 합의 도달을 돕기 위해 제3자가 교섭 과정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중재인은 법적 강제력이 있는 판정권자와는 달리, 대화 촉진과 절충안 탐색에 방점을 둔다.
분석과 시사점
이번 일지는 2021년 버펄로 최초 노조 설립 이후, 레드컵 데이와 같은 고강도 이벤트를 축으로 파업이 반복되며, 동시에 회사 측의 임금 인상 신호(2023년 발표된 3% 인상)와 교섭 제안(2025년 4월의 연 2% 이상 인상 보장)이 교차해 온 흐름을 보여준다. 핵심은 ‘타이밍’과 ‘현장 영향력’이다. 노조는 트래픽이 집중되는 시점을 골라 파업 레버리지를 극대화했고, 회사는 임금 인상과 협상 프레임 제시, 중재인 참여 등으로 대응했다.
특히 ‘레드컵 데이’ 지정 파업은 소비자 접점의 혼잡도를 통해 회사에 직접적 압력을 가하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는 단기적 비용(매출 차질)을 감수하더라도 장기적 단체협약에서 유리한 조건을 확보하려는 전형적인 산업행동의 전개다. 반면 회사의 관점에서는 광범위한 동시 파업이 브랜드 경험과 매장 운영의 연속성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이 관건이 된다.
2025년 4월 제안된 연 2% 이상 인상 보장은 2023년 공지된 최소 3% 인상 계획과 비교해, 교섭 대상과 적용 범위, 시점 등 세부 설계의 차이가 해석의 변수로 남는다. 노조 대표단의 부결은 무기한 파업이라는 강수를 선택하는 전개로 이어졌고, ‘회사 역사상 최장·최대 규모’가 될 수 있다는 노조 측의 표현은 단지 규모만이 아니라 기간 리스크를 강조한다.
전반적으로, 본 타임라인은 노사 모두 ‘장기전’ 대비에 나섰음을 시사한다. 노조는 행사 집중일 파업과 무기한 파업이라는 이중 전술로 협상 지렛대를 키웠고, 회사는 임금 인상 신호와 교섭 절차 정비(프레임워크·중재인)로 관리 가능한 타협점을 모색해 왔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교섭 테이블에서의 구체적 설계(임금·인력·스케줄)와 파업의 지속 시간이 매장 운영 및 고객 경험에 어떤 균형점을 형성하느냐에 달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