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12월 금리 인하 가능성 ‘엎치락뒤치락’… 매파·비둘기파의 정면 충돌로 확률 ‘박빙’

샌프란시스코/더블린 — 올해 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한 이후에도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와 노동시장 안정 신호를 이유로 추가 완화에 신중론을 내비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정책위원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 같은 발언 기류는 금융시장의 12월 금리 인하 기대를 약화시키며, 차기 회의에서의 추가 인하 가능성을 사실상 ‘50% 안팎의 박빙’으로 만들고 있다다.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듯,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 메리 데일리(Mary Daly)는 그간 연준의 금리 인하를 지지해온 인사임에도 불구하고 목요일(현지시간)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개최된 행사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2025년 11월 13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데일리 총재는 차기 통화정책회의를 약 4주 앞둔 현시점에서 추가 조치 판단은 “시기상조(premature)“라고 말했다다.

“나는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지만, 내 생각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리지는 않았으며 동료들과의 토론을 기대하고 있다(“I have an open mind, but I haven’t made a final decision on what I think and I’m looking forward to debating with my colleagues”).”

데일리 총재는 이렇게 말하며, 정책 결정이 데이터와 논의에 달려 있음을 재차 강조했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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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내부에서 ‘일시 정지(pause)’ 필요성을 시사한 인사는 또 있다. 보스턴 연은 총재 수전 콜린스(Susan Collins)는 수요일 보스턴에서 열린 은행가 컨퍼런스에서, 가까운 시일 내 추가 완화에 대한 “상대적으로 높은 기준(relatively high bar)”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다.

“노동시장의 뚜렷한 악화 증거가 없다면, 특히 정부 셧다운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통계 공백을 감안할 때 추가 완화에 주저할 것이다(“Absent evidence of a notable labor market deterioration, I would be hesitant to ease policy further, especially given the limited information on inflation due to the government shutdown”). 또한 정책금리는 당분간 동결이 필요할 가능성이 크다(“for some time”).”

콜린스 총재는 이렇게 말하며, 인하보다 현 수준 유지에 무게를 두었다다.

핵심 통계 공백, 다음 결정 더 어렵게 만든다

올해 두 차례의 금리 인하에 찬성표를 던진 콜린스 총재가 이례적으로 강한 어조로 공개 반대 의사를 피력한 것은, 연준 내부의 균열 심화추가 인하에 대한 컨센서스 부재를 시사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역시 최근 인하 결정 직후, 12월 9~10일 FOMC에서의 추가 조치가 “확정과는 거리가 멀다(“far from” assured)고 밝힌 바 있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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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린스의 발언에 더해, 백악관은 수요일 미 연방정부 재가동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 및 노동시장 공식 통계가 차기 회의 시점까지 제때 공표되지 못할 가능성, 심지어 영영 발표되지 못할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이에 따라 금융시장은 이전까지 굳건했던 ‘12월 0.25%p 추가 인하’ 베팅을 한발 물렸다다.

단기 금리 선물—연준 정책에 대한 실시간 시장 기대를 보여주는 최전선 지표—에 따르면, 12월 1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차입비용을 낮출 확률은 약 55% 수준으로 후퇴했다. 이는 금리 인하·동결 가능성이 사실상 반반에 가까워졌음을 뜻한다다.

“보스턴 연은 총재 콜린스가 12월 인하에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한 것은, 파월 의장이 깊어진 FOMC 내부 분열을 관리하는 데 대한 우리의 우려를 키우며, 향후 금리 경로의 불확실성을 키운다. 만약 파월이 인하 관철을 시도한다면, 콜린스가 반대표(dissent)를 던질 가능성을 시사한다.”

에버코어 ISI크리슈나 구하(Krishna Guha) 부회장은 목요일 메모에서 이렇게 평가했다다.

한편, 민간 부문 데이터와 연준 자체 설문에서 파생된 일부 지표는, 차기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해야 한다는 논거를 강화하는 측면이 있다. 시장의 인플레이션 확산 정도를 보여주는 항목별 상승세가 여전히 넓게 퍼져 있다는 해석이 대표적이다다.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의 수석이코노미스트 토르스텐 슬록(Torsten Slok)은, 소비자물가지수(CPI)를 구성하는 품목의 55%에서 3%를 웃도는 상승률이 관찰된다고 추정했다. 이는 물가 압력이 특정 부문에 국한되지 않고 상당폭 확산돼 있음을 시사한다다.

연준의 물가목표2%다. 슬록은 이런 물가 확산연준이 12월에 금리 인하를 단행하기 어렵게 만드는 핵심 이유라고 설명했다다.

“이것이 연준이 12월 금리를 인하하기 어려운 이유다(“This is the reason why it is difficult for the Fed to cut interest rates in December”).”

슬록은 수요일 이렇게 적었다다.


분석: ‘박빙’의 확률이 말하는 것

약 55%라는 숫자는 시장이 추가 인하 가능성을 근소하게나마 우위로 본다는 뜻이지만, 동시에 정책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통상 단기 금리 선물은 연준의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한 집단적 확률 분포를 반영한다. 확률이 50% 안팎에서 등락하면, 새로운 결정적 정보—가령 인플레이션 둔화의 명확한 증거 또는 고용 악화의 뚜렷한 신호—가 나오기 전까지 정책 당국자들도 결론을 유보할 가능성이 크다다.

이번 국면은 특히 데이터 공백이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정부 셧다운 여파로 공식 물가·고용 통계가 제때 나오지 않을 수 있다는 백악관의 가이던스는, 연준의 ‘데이터 의존(data-dependent)’ 원칙을 적용하기 어렵게 만든다. 이 때문에 일부 위원들은 성급한 완화물가 재가속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리스크를 더 크게 평가하는 것으로 보인다다.

연준 내 ‘매파 vs 비둘기파’ 구도

메리 데일리 총재가 공개적으로 “시기상조”를 언급하고, 수전 콜린스 총재가 ‘높은 기준’을 제시한 것은, 비둘기파의 신중화—즉 기존 인하 지지파가 속도 조절로 선회—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파월 의장이 “확정과는 거리가 멀다“고 선을 그은 맥락도 같다. 여기에 크리슈나 구하 부회장이 지적했듯, 공개 반대 의사는 회의에서의 반대표(dissent) 가능성까지 내비치며, 정책 신뢰도 관리와 커뮤니케이션의 난도를 높인다다.

용어 설명: 알아두면 좋은 핵심 개념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기구로, 기준금리(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를 결정한다.
단기 금리 선물(Short-term interest rate futures): 향후 정책금리 수준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가격에 반영하는 파생상품으로, 정책 이벤트의 확률을 추정하는 데 쓰인다.
매파·비둘기파: 물가안정을 중시해 긴축에 무게를 두는 성향을 ‘매파’, 경기·고용을 중시해 완화에 우호적인 성향을 ‘비둘기파’로 통칭한다.
인플레이션 확산: CPI 구성 품목 중 일정 비율 이상이 물가 상승을 보이는 현상. 슬록의 추정에 따르면 55% 품목이 3% 초과 상승 중이다다.

무엇이 방향을 가를까

현재 구도에서 결정적 변수는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공식 통계 공백을 대체할 만한 신뢰할 수 있는 민간 및 연준 자체 조사의 방향성이다. 둘째, 인플레이션의 확산·지속성에 대한 해석이다. 시장이 55%로 보는 12월 인하 가능성은, 물가 둔화의 명확한 신호가 부족하고 노동시장이 비교적 견조하다는 현재 정보세트하에 ‘근소 우위지만 불확실’이라는 집단적 판단을 반영한다다.

요약하자면, 연준은 ‘데이터 빈칸’‘물가 확산’이라는 이중 과제를 안은 채, 정책 신뢰경기 하방 리스크 사이의 균형점을 모색하고 있다. 데일리·콜린스 두 총재의 신중론, 파월 의장의 발언, 그리고 시장 확률의 박빙 구도는, 12월 결정이 ‘칼끝’ 위에서 이뤄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