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 인공지능(AI) 슈퍼사이클의 핵심 리스크는 기술이 아니라 ‘전기’다. 야데니 리서치는 전력 부족을 AI 산업의 아킬레스건으로 규정했고, 베인앤드컴퍼니 인용 분석은 전력망(Grid) 연결 지연이 최대 5년에 달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사티아 나델라는 “전원을 꽂을 수 없는 칩이 재고로 쌓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수요측은 과열에 가깝다. AMD는 향후 3~5년 AI 데이터센터 매출 연 80% 성장과 그룹 매출 연 35% 성장을 제시했다. 시스코는 AI 인프라 주문 13억달러를 공개했고, 뱅크오브아메리카는 FY26 AI 매출 30억달러 목표를 전했다. 메모리 쪽에서는 모건스탠리가 마이크론을 톱픽으로 올리며 2018년형 부족 이상의 강도를 경고했다(DDR5 현물가격 ‘3배’ 급등, DRAM 15~20% 가격 상승 전망). 본 칼럼은 전력 병목이 미국 주식·산업 전반에 미칠 장기 파급효과(최소 1~3년, 확장 시 3~5년)를 단일 주제로 심층 분석한다.
1) 왜 ‘전기가 아킬레스건’인가: 수요 폭증 vs. 전력망 지연
AI는 반도체·네트워킹·스토리지·냉각까지 모든 하드웨어 스택의 집약적 전력 수요를 동반한다. 그러나 공급(전기·전력망·변전설비)은 소프트웨어처럼 ‘즉각적 확장’이 불가능하다.
- 야데니 리서치: AI 확산 속도는 빠르지만, 데이터센터 전기 접근성이 병목. 미국 일부 주의 지리적 집중은 전력망 과부하·전기요금 인상 우려로 이어짐.
- 베인앤드컴퍼니(야데니 인용): 전력망 접속 지연이 최대 5년. 건물 준공보다 더 어려운 과제가 계통 연결.
-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티아 나델라: “전력 인접성(near power)을 확보한 채 데이터센터를 충분히 빠르게 짓는 능력”이 최대 이슈. “전원을 꽂을 수 없는 칩들이 재고에 쌓일 수 있다.”
- CoreWeave: 수요는 ‘채울 수 없을 정도로 왕성’하나, 데이터센터 인도 지연 탓에 연간 매출 전망 하향.
이 네 가지 신호는 하나의 결론으로 수렴한다. 칩·시스템 수요가 ‘전력·전력망’이라는 물리적 하한(下限)에 부딪히고 있다. 즉, 수요는 소프트웨어적 속도로, 공급은 인프라적 속도로 움직인다. 이 속도 불일치가 향후 1~3년간 산업·자본시장 재평가의 핵심 변수가 된다.
2) 과열에 가까운 IT 수요: 반도체·네트워킹의 펀더멘털은 견조
수요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다양한 기업·애널리스트 데이터가 이를 뒷받침한다.
- AMD: 향후 3~5년 AI 데이터센터 매출 연 80%, 그룹 매출 연 35% 성장 가이던스.
- 마이크론(MU): 모건스탠리, 톱픽 지정·목표가 325달러 상향. 2018년형 공급 부족에 비해 출발점 EPS가 훨씬 높다. DDR5 현물은 ‘3배’ 급등, 1~2분기 블렌디드 가격 15~20% 인상 전망.
- 시스코(CSCO): AI 인프라 주문 13억달러, 다음 분기·연간 가이던스 상향. 뱅크오브아메리카: FY26 AI 매출 30억달러(FY25 10억달러 대비).
- 가트너: 글로벌 AI 지출은 2025년 1.5조달러 근접, 2026년 2조달러 상회 전망.
이 데이터는 반도체(특히 메모리)·네트워킹·데이터센터 하드웨어의 이익 체력 증대를 의미한다. 그러나, 바로 여기서 ‘전력 병목’이 실현 타이밍과 성장 궤적을 흔들 수 있다.
3) ‘전력 병목’이 초래할 재평가: 4개 축(반도체·네트워킹·유틸리티·데이터센터)
(1) 반도체(메모리·가속기) — 수요는 일시 정지가 아니라, 간헐적 병목
메모리는 이미 가격이 반응하고 있다. DDR5 현물 ‘3배’, DRAM 블렌디드 +15~20% 전망은 ‘칩 부족’만으로 설명되기 어렵다. 데이터센터 납기·전력 인접성 제약이 파이프라인 관리를 뒤틀며, 재고·계약가/현물가 괴리를 크게 만든다. 이는 단기 이익 레버리지를 확대하지만, 동시에 변동성을 키운다. 투자자는 가격·믹스·락인(lock-in) 비중을 함께 봐야 한다.
(2) 네트워킹(스위칭·광학·냉각·케이블) — ‘전력 인접’ 수요 집중
시스코의 AI 인프라 13억달러 주문은 이더넷 스위치·광학 전송·고밀도 배선 등 네트워킹 체인의 동시 호황을 시사한다. 다만 전력 인접성이 확보된 특정 리전에 수요가 집중될 수 있어, 공급업체의 지역별 실적 편차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3) 유틸리티(전력·송배전) — ‘레이트 베이스’의 확장, 그러나 규제·요금 리스크
규제형 전력회사는 전력망·변전설비 투자로 자산 기반(rate base)을 키우며 중장기 허용수익(ROE)을 벌 수 있다. 그러나 지역별로 전기요금 인상·NIMBY·허가 지연 리스크가 상존한다. 유럽에선 RWE에 대해 데이터센터 전력 기대가 프리미엄 밸류에이션을 낳았지만, 케플러 슈브뢰는 이를 ‘지속 불가능한 밸류에이션’ 신호로 경고했다. 미국에서도 ‘파워 프리미엄’의 선반영 종목은 경계가 필요하다.
(4) 데이터센터(DC REIT·EPC·냉각) — 전력망 변수에 의한 분모(공급) 제약
CoreWeave 사례처럼 센터 인도 지연은 실수요가 아니라 인프라 병목이다. DC REIT는 전력 용량·부지·인허가·리드타임을 종합한 개발 파이프라인 질이 중요해졌다. 액체냉각·고밀도 랙·배전 구조에 투자한 사업자는 개발수익률 방어력이 높다.
4) 근거 정리: 뉴스·데이터의 ‘증거 테이블’
| 근거 | 핵심 내용 | 출처 |
|---|---|---|
| 전력 병목 경고 | AI 확산의 아킬레스건은 전력; 전력망 연결 지연 최대 5년; 지역 전기요금·수용성 리스크 | 야데니 리서치, 베인앤드컴퍼니 인용 |
| 하이퍼스케일 관점 | “전원을 꽂을 수 없는 칩 재고” 우려; near power 확보 능력이 최대 이슈 |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티아 나델라 발언 |
| 수요 모멘텀 | AMD: AI DC 매출 연 80% 성장, 그룹 연 35% 성장 가이던스 | 기업 가이던스 |
| 네트워킹 가시성 | 시스코 AI 인프라 주문 13억달러; FY26 AI 매출 30억달러 목표 | 시스코, BofA 리서치 |
| 메모리 사이클 | 모건스탠리: MU 톱픽, DDR5 현물 ‘3배’ 급등, DRAM 15~20% 인상 전망 | 모건스탠리 리포트 |
| 전력 프리미엄 과열 | RWE, 데이터센터 전력 기대 반영 과도 — ‘지속 불가능한 밸류에이션’ 경고 | 케플러 슈브뢰 |
5) 투자 지형도: ‘승자·패자’ 매핑
| 세부 축 | 잠재 승자 | 잠재 패자/리스크 | 논리 |
|---|---|---|---|
| 메모리 | DRAM 강자(가격 레버리지), DDR5 전환 수혜 | 락인 미흡 고객, 변동성 확대 | 현물·계약가 괴리 확대로 단기 마진↑, 변동성↑ |
| 네트워킹 | 고밀도 스위칭·광학·케이블 | 전력 인접성 미확보 리전 중심 공급사 | 수요 집중으로 실적 ‘편차’ 확대 |
| 유틸리티 | 송배전·변전 투자 레버리지 높은 규제형 전력사 | 요금·허가·수용성(정치/사회) 리스크 | 레이트베이스 성장 vs. 요금인상/정책 리스크 |
| 데이터센터 | 전력 용량·인허가 우위, 액체냉각·고밀도 역량 보유 | 인도 지연·개발 파이프라인 취약 사업자 | 분모(공급) 제약이 개발수익률·가동률 좌우 |
| 냉각/전력장치 | 액체냉각, UPS, 변압기, 스위치기어, 케이블 | 리드타임 급등·보급 속도 지연 | 고밀도 랙 전환 가속 — CAPEX 상향 압력 |
| 발전 믹스 | 저탄소 기저(원전/SMR 초기승자), 유연성 자원 | 규제·허가 지연, 지역 수용성 | 24/7 전력·피크 대응 필요 — 포트폴리오 전환 |
6) 3개 시나리오(12~36개월): 전력 제약의 강도에 따른 자본시장 경로
- 시나리오 A — 완화(전력망 증설·허가 속도 개선, ‘near power’ 부지 발굴 가속)
• 반도체: 가격 급등세 진정, 이익은 견조하되 변동성 완화.
• 네트워킹: 수요 분산·안정화, 지역 편차 축소.
• 유틸리티: 투자 레이트 지속, 요금 압력 관리 가능.
• DC: 개발 파이프라인 회복, 공실률 안정, 리츠(리츠형)는 밸류 안정화. - 시나리오 B — 병목 고착(허가 지연·NIMBY 확대, 전력 인접성 희소화)
• 반도체: 메모리 가격 레버리지 재확대, 실적 상향 vs. 변동성 고조.
• 네트워킹: ‘수요 집중’으로 일부 업체의 리비전↑, 지역별 실적 차등 극대화.
• 유틸리티: 투자 확대·레이트 베이스↑ vs. 요금 인상·정치 리스크↑.
• DC: 인도 지연·개발 수익률 편차 확대, 액체냉각·고밀도 설비 투자 급증. - 시나리오 C — 스톱&고(Stop-and-Go)(정책·커뮤니티 수용성 이슈로 승인과 중단이 반복)
• 반도체: 가격·수요·실적의 분기별 변동성 확대(‘톱다운’) — 멀티플 디스카운트 요인.
• 네트워킹: 수주/인도·지역별 실적 ‘톤 체인지’ 빈발.
• 유틸리티: 프로젝트별 변동성↑, 투자 타이밍 재조정 필요.
• DC: 프로젝트 관리력·부지 포트폴리오가 밸류에 결정적.
7) 전략 제언: ‘바벨 포트폴리오’와 체크리스트
전략 1 — 바벨 포트폴리오 (12~36개월)
- 성장 레버리지: 메모리(가격·마진 레버리지), 네트워킹(스위칭/광학), 액체냉각/전력장치(UPS·변압기·케이블), 전력 인접 부지 우위 DC 사업자.
- 방어 축: 규제형 전력사(송배전·변전 CAPEX로 레이트 베이스↑), 전력망 EPC/부품(리드타임 장기화 수혜).
전략 2 — 실무 체크리스트
- 반도체: 현물/계약가 격차, 락인 비중, 재고·리드타임, 제품 믹스(DDR5/HBM/서버 DRAM).
- 네트워킹: AI 인프라 수주잔고·리전 분포, 광모듈·고밀도 스위칭 제품 믹스, 공급망 리드타임.
- 유틸리티: 송배전/변전 투자 계획, 요금 인상 승인 흐름, 커뮤니티 수용성·정치 리스크, 프로젝트 허가 속도.
- DC/인프라: 전력 용량 확보 현황, 액체냉각 도입률, 공사 인허가/리드타임, 개발수익률(개발 스프레드) 추세.
8) ‘과열 프리미엄’ 경계: 리레이팅과 밸류에이션의 경계선
유틸리티·발전 섹터는 전력 수요 시나리오 덕에 프리미엄 멀티플을 받기 쉽다. 그러나 RWE에 대한 케플러 슈브뢰의 경고처럼, “프리미엄은 버블의 신호, 지속 불가능한 밸류에이션”이 될 위험이 있다. 이는 미국 유틸리티에도 시사한다. 허용수익(ROE)이 규제 환경에 묶인 만큼, 요금 인상과 정치 리스크가 프리미엄을 암묵적으로 상한한다. 투자자는 (i) 레이트 베이스 성장의 가시성, (ii) 요금 승인·수용성, (iii) 재무 레버리지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9) 기술 체인의 세부 쟁점: 메모리·네트워킹·냉각
메모리: 모건스탠리가 지적한 대로, 이번 부족은 2018년과 유사하지만 더 높은 EPS 출발점에서 시작됐다. 이는 실적 상향의 연쇄를 의미하지만, 동시에 사이클 변동성을 내재한다. 투자자는 락인 미이행 고객의 부담(계약가 대비 +50% 이상 거래 가능성)을 감안해, 공급자-고객의 계약 구조를 입체적으로 봐야 한다.
네트워킹: 시스코의 AI 인프라 주문 13억달러는 ‘전력 인접 리전’ 중심의 비선형 수요를 의미한다. 지역 감응도가 높은 제품(고밀도 스위칭, 광학, 전송장비)은 수요 집중이 심하다. 기업별 리전 믹스가 실적 차이를 확대할 수 있다.
냉각/전력장치: 고밀도 랙·액체냉각으로의 전환은 UPS, 변압기, 스위치기어, 케이블 수요를 장기 견인한다. 리드타임 장기화는 가격·마진 방어요인이다.
10) 정책·규제 변수: ‘허가’가 이익의 선행지표
전력망 증설·변전소·송전선로 신설은 허가·수용성이 성패를 가른다. 이는 곧 투자 타이밍·CAPEX 인출 속도·레이트 베이스 성장의 선행지표다. 미국 연준의 금리 경로(데일리·콜린스 총재 발언처럼 단기 인하 확정은 이르나 방향은 하향) 역시 자본집약 인프라의 자본비용과 밸류에 영향을 준다. 금리 하향은 유틸리티·리츠의 상대 가치를 지지하나, 전력 병목으로 프로젝트 지연이 잦다면, 성장주(반도체·네트워킹)의 실적 모멘텀이 상대 우위를 유지할 수 있다.
11) 원자력 SMR의 ‘알파 옵션’ — 초기 신호
오클로(OKLO)는 미 에너지부의 원자력 안전 설계 합의 승인으로 인가 가속 기대감이 제기됐다. 상업적 대규모 확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기저 전력과 데이터센터 부지 인접 전력 수요가 맞물리면, 장기적으로 SMR(소형모듈원전)이 ‘전력 인접성’ 퍼즐의 하나로 부상할 수 있다. 이는 전력 믹스 다변화의 장기 콜옵션이다.
12) 리스크: 우리가 틀릴 수 있는 길
- 수요 둔화: AI 인프라 투자 사이클의 속도 조절, IT 예산 재배분.
- 공급 과잉: 메모리 대규모 증설·수율 향상으로 가격 급락, 네트워킹 재고 누적.
- 정책 역풍: 요금 인상 반발, 인허가 지연 확대, 지역 수용성 악화.
- 기술 전환 리스크: 공정·패키징·냉각 등에서의 예기치 못한 병목 전이.
- 거시: 금리·크레딧 비용 급등, 경기 둔화로 DC 수요 지연.
13) 결론 — ‘파워 프리미엄’의 재가격화: 선택과 집중
AI 슈퍼사이클의 진짜 경쟁력은 파운드당 TFLOPS가 아니라, 킬로와트당 TFLOPS에 수렴한다. 전기·전력망·변전이라는 물리적 하한이 실행 타이밍, 가격, 이익 체력을 좌우한다. 뉴스·데이터는 일관된 신호를 낸다. 수요는 뜨겁고, 전력은 느리다. 이 격차가 만들 재평가는 다음과 같다.
- 반도체·네트워킹: 실적 상향과 변동성 확대의 동시 진행. 가격/락인/리전 믹스 관찰 필수.
- 유틸리티: 레이트 베이스 성장 vs. 요금·허가 리스크. ‘프리미엄’의 과열 여부 점검.
- DC/인프라: 전력 인접성·개발 파이프라인 질·액체냉각 역량에 따른 승자·패자 구도 심화.
투자전략은 바벨로 귀결된다. 이익 레버리지(메모리·네트워킹·전력장치)와 안정 성장(규제형 전력사·송배전 EPC)을 양손에 쥐되, 전력 인접성과 허가 속도를 ‘펀더멘털’로 간주해 종목을 추린다. 향후 3~5년, AI 슈퍼사이클의 승자는 더 빠른 칩을 만드는 기업이 아니라, 전기를 더 빨리 연결하는 기업일 것이다.
참고로 본 칼럼은 다음 보도·자료에서 객관 데이터를 인용·요약했다: 야데니 리서치(전력 병목 경고), 베인앤드컴퍼니 인용 분석(전력망 5년 지연), 마이크로소프트 CEO 발언(near power), AMD(3~5년 AI DC 매출·그룹 성장 가이던스), 시스코(13억달러 AI 인프라 주문·FY26 30억달러 목표), 모건스탠리(마이크론 톱픽·DDR5 현물 3배·DRAM 15~20% 인상), 케플러 슈브뢰(RWE 프리미엄 경고), 가트너(AI 지출 2025/2026 전망). 본문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자문이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