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로이터) — 중국 은행들의 10월 신규 위안화 대출이 전달 대비 급격히 감소하며 시장 기대를 밑돌았다. 이는 신용 수요의 지속적 약세가 이어진 가운데 나온 결과다.
2025년 11월 13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중국 은행들은 10월에 2,200억 위안(약 308.9억 달러)의 신규 대출을 취급했다. 이는 9월의 1조 2,900억 위안에서 급감한 수준으로, 중국 인민은행(PBOC) 자료를 토대로 한 로이터의 계산 결과다.
로이터가 조사한 애널리스트들은 10월 신규 대출이 5,000억 위안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으며, 이는 1년 전과 유사한 수준이었다. 9월 수치를 끌어올렸던 계절적 요인이 소멸하면서 10월에는 둔화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이 반영됐다.
중국 중앙은행은 월별 세부 수치를 별도로 제공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로이터는 1~10월 누적치에서 1~9월 누적치를 차감하는 방식으로 10월 수치를 산출했다.
중국의 기업과 가계는 경기 불확실성, 장기화된 부동산 부문의 침체, 그리고 베이징과 워싱턴 간 무역 갈등이 야기하는 불확실성 때문에 추가 차입에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대출 잔액은 전년 동월 대비 6.5% 증가하는 데 그쳐, 사상 최저 증가율을 기록했다. 경제학자들은 9월과 같은 6.6% 증가를 예상했으나 빗나갔다.
인민은행에 따르면 올해 1~10월 누적 신규 위안화 대출은 총 14조 9,700억 위안으로 집계됐다.
가계대출(주택담보대출 포함)은 10월 3,604억 위안 순감으로 전환돼 9월의 3,890억 위안 순증과 대조를 이뤘다. 기업대출은 9월 1조 2,200억 위안에서 10월 3,500억 위안으로 감소했다고 중앙은행 자료를 바탕으로 한 로이터 계산이 전했다.
중국의 공장활동은 10월 신규 수출 주문 감소의 압박 속에 7개월 연속 위축됐다.
투자 확대를 목표로 한 정부의 5,000억 위안 규모 정책성 금융 수단의 효과도 아직 가시화되지 않았다고 애널리스트들은 지적했다.
중국과 미국이 10월 말 무역 휴전 연장에 합의했지만, 애널리스트들은 관세 인하의 경기 부양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며, 양국 간 경제·무역 마찰은 불가피하게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광의 통화지표인 M2는 10월 전년 동월 대비 8.2% 증가하며 5월 이후 가장 느린 속도를 기록했다. 다만 로이터 설문에서 애널리스트들이 제시한 8.1% 전망치는 상회했다.
협의 통화인 M1은 전년 동월 대비 6.2% 증가해, 9월의 7.2%에서 둔화했다는 것이 인민은행 데이터에 나타났다.
경제 전반의 신용·유동성 상황을 나타내는 광의 지표인 사회융자총량(TSF) 잔액은 10월 전년 동월 대비 8.5% 증가했다. 전달의 8.7%에서 낮아졌으며, 7개월 만의 최저다.
TSF에는 전통적 은행대출 외에도 장부외(off-balance-sheet) 성격의 자금조달이 포함된다. 예컨대 기업공개(IPO), 신탁회사 대출, 회사채 발행 등이 이에 속한다.
올해 초 강한 흐름을 보였던 정부채권 발행은 최근 들어 점차 둔화되기 시작했다.
환율 기준: (1달러 = 7.1230 위안화).
핵심 수치 한눈에 보기
신규 대출: 10월 2,200억 위안 vs 9월 1조 2,900억 위안
대출 잔액 증가율: 전년 대비 6.5%(사상 최저)
M2 증가율: 8.2%(예상 8.1% 상회)
M1 증가율: 6.2%(9월 7.2%에서 둔화)
TSF 잔액 증가율: 8.5%(7개월 만의 저점)
용어 풀이 및 맥락
M2는 현금, 요구불예금, 저축성 예금 등 광범위한 유동성을 포괄하는 지표로, 경제 전반에 풀린 자금의 흐름을 가늠하는 데 쓰인다. 반면 M1은 현금과 요구불예금 등 즉시 결제가 가능한 자금 위주로 구성돼 경기의 단기 체감속도를 더 민감하게 반영하는 경향이 있다. 사회융자총량(TSF)은 은행권 대출 외 장부외 조달(IPO, 신탁대출, 회사채 등)까지 감안한 광의의 신용지표로, 중국의 실물경제로 흘러들어가는 총 유동성의 윤곽을 보여준다.
해설: 10월 신규 대출의 급감과 대출 잔액 증가율의 사상 최저 기록은 신용 수요 위축의 강도를 재확인시킨다. 가계대출의 순감전환과 기업대출의 축소가 동시에 관찰된 점은 부동산 경기 침체와 수출 부진의 이중 제약이 여전함을 시사한다. M2 증가율이 예상치를 소폭 상회했지만, 전반적 둔화 흐름과 TSF의 7개월 최저는 민간 부문의 차입·투자 심리가 보수적임을 드러낸다. 정부의 5,000억 위안 정책성 금융 도구 효과가 아직 가시화되지 않았다는 평가와, 미·중 무역 휴전 연장의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맞물리며, 단기간 내 신용 모멘텀의 강한 반등 신호는 확인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