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옥스퍼드가에서 방문객과 쇼핑객이 비 오는 날 Union Flag 우산을 쓰고 이동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2024년 5월 6일, In Pictures의 마이크 켐프 촬영 이미지 자료다사진 설명.
영국 통계청(ONS)의 예비치에 따르면, 2025년 3분기 영국 경제는 전 분기 대비 0.1% 성장하는 데 그쳤다. 이는 로이터가 조사한 경제학자들의 0.2% 성장 전망을 밑돈 수치다. 앞서 2분기 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0.3%였다.
2025년 11월 13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9월 월간 기준(month-on-month) 성장률은 -0.1%로 집계돼 8월의 성장 정체(0.0%)에 이어 다시 위축을 보였다. 8월 수치는 기존 0.1% 증가에서 0.0%로 하향 수정됐다.
서비스·건설 둔화, 제조업은 수축…JLR 사이버 공격 여파 부각
ONS 경제통계국장 리즈 맥키운(Liz McKeown)은 “3분기 성장세는 전 분기보다 더 둔화했으며, 서비스와 건설이 모두 약해졌다. 또한 생산(제조업) 부문은 추가로 수축했다”라고 밝혔다.
ONS는 분기 전체로 볼 때 제조업이 생산 부문의 약세를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재규어 랜드로버(Jaguar Land Rover)를 강타한 사이버 공격으로 5주간 생산 중단이 발생해 경제 전반에 중대한 혼란을 초래한 점을 지적했다.
맥키운은 X(구 트위터)에 올린 코멘트에서 “9월에는 자동차 생산이 특히 크게 감소했는데, 이는 사이버 사고의 영향과 더불어 변동성이 큰 제약·바이오(제약 산업)의 부진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예산·통화정책 이벤트 앞둔 불확실성…세금 인상 우려와 금리 인하 기대가 교차
이번 지표는 11월 26일 발표 예정인 영국 정부의 가을 예산(Autumn Budget)을 앞두고 공개됐다. 재무장관 레이첼 리브스(Rachel Reeves)는 이른바 재정 공백(fiscal black hole)을 메우기 위해 세금 인상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조세 강화가 소비 지출과 경기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잉글랜드은행(BOE)이 12월 18일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경우 성탄절 이전의 경기 부양을 기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병존한다.
BOE는 가장 최근 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보류했다. 앤드루 베일리(Andrew Bailey) 총재는 CNBC에, 인플레이션과 노동시장 관련 추가 지표를 확인한 뒤 행동에 나서고자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시장 시각: 12월 금리 인하 기대 지속…하지만 2026년 추가 인하는 더 어려울 수도
팬테언 매크로이코노믹스의 로브 우드(Rob Wood) 영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GDP가 반등을 시사하든 하지 않든 연말(크리스마스) 금리 인하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우드는 GDP 발표 전 이메일 분석에서 “우리는 MPC(BOE의 통화정책위원회)가 12월에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본다. 설령 상방의 GDP 서프라이즈가 나오더라도, 11월 26일의 ‘긴축적(수축적) 예산’이 위원회의 심리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영국 경제의 성장세는 재정과 글로벌 불확실성이라는 역풍에도 불구하고 분기 대비(quarter‑to‑quarter) 기준 영국의 잠재성장률(약 0.3%)에 근접할 정도로 탄력적”이라고 덧붙였다.
우드는 이러한 탄력적 성장이 여유생산능력(spare capacity)의 확대를 제한해 2026년 추가 금리 인하를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일부 경제학자들은 내년(2026년)에 두 차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핵심 수치 요약데이터 포인트
– 3분기(7~9월) 전 분기 대비 성장률: +0.1% (예상 +0.2%, 직전 분기 +0.3%)
– 9월 월간 성장률: -0.1% (8월 0.0%, 종전 +0.1%에서 하향 수정)
– 부문별 흐름: 서비스·건설 둔화, 제조업 수축. 자동차 생산 급감과 제약 업종 변동성 확대. JLR 사이버 공격으로 5주간 생산 중단.
용어로 읽는 이번 통계
– 예비치(Preliminary figures): 최종치 이전에 산출되는 속보 성격의 통계다. 추가 자료 반영과 계절 조정 업데이트 등에 따라 이후 수정될 수 있다.
– 월간 기준(Month-on-month): 전월 대비 증감을 뜻한다. 반면 분기 대비(Quarter‑to‑quarter)는 직전 분기 대비 증감을 의미한다.
– ONS(Office for National Statistics): 영국의 공식 통계기관으로, GDP와 고용, 물가 등 핵심 거시지표를 공표한다.
– 가을 예산(Autumn Budget): 영국 정부가 매년 가을에 제시하는 재정계획으로, 세제·지출 방향을 제시한다. 경기·물가·채권시장에 직결되는 이벤트다.
– MPC(Monetary Policy Committee): 잉글랜드은행의 통화정책위원회로 기준금리와 자산매입 등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한다.
기자 해설: 수치의 의미와 정책 파급
0.1%라는 부진한 성장률과 9월 -0.1%의 월간 위축은, 재정과 통화 두 정책축 간의 미묘한 균형을 요구한다. 11월 26일 가을 예산에서 세금 인상이 현실화될 경우 단기 소비 둔화 가능성이 커진다. 다만 BOE가 12월 18일 금리 인하로 대응한다면, 순효과는 일부 중화될 여지가 있다. 이는 우드의 견해처럼 예산의 긴축적 성격이 크다고 판단할수록 정책 혼합(policy mix)은 재정 긴축 + 통화 완화 조합으로 수렴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제조업의 약세가 일시적 충격(사이버 공격)에 기인한 측면이 존재한다는 점은, 기저 펀더멘털의 취약성을 단정하기 어렵게 만든다. 그럼에도 자동차와 제약 등 변동성 높은 업종에 성장 기여도가 과도하게 의존할 경우, 월별·분기별 지표의 진폭은 당분간 확대될 수 있다. 이는 BOE가 말한 바와 같이, 추가 인플레이션·노동시장 지표 확인 후 정책을 결정하겠다는 접근법을 지지하는 근거가 된다.
결론적으로, 성장 둔화와 정책 이벤트(가을 예산·12월 BOE 회의)가 맞물린 전환국면에서, 데이터 의존적(data‑dependent) 접근이 시장과 정책당국 모두에 핵심이 될 전망이다. 단기적으로는 12월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지배적이지만, 우드가 지적했듯 여유생산능력이 크게 늘지 않는 한 2026년의 추가 완화 속도는 제한될 소지가 있다.
본 기사는 속보 성격으로, 향후 관련 지표와 정책 발표에 따라 내용이 업데이트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