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퀸스구 라과디아공항(LGA)의 FAA연방항공청 관제탑, 2025년 11월 7일 촬영. 사진: Michael Nagle | Bloomberg | Getty Images
미 연방 교통부(DOT)가 지난주 도입했던 항공편 감축 조치를 현지시각 수요일 밤 사실상 동결했다. 최근 며칠 사이 미 전역 항공 운항 차질이 완화되는 흐름 속에서, 미 하원이 정부 예산 법안 표결 절차에 돌입하며 미 역사상 최장기 연방정부 셧다운 종료 가능성이 커진 데 따른 조치다.
2025년 11월 13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하원은 수요일 밤 본회의 표결에 앞선 필수 절차를 통과시키며 내년 1월까지 정부 운영을 유지하는 예산 법안 표결에 착수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백악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해당 법안을 수요일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항공 데이터 업체 시리움(Cirium)에 따르면, 수요일 미국 내 출발편 816편이 취소됐다. 이는 전체 항공사 운항 일정의 3.5%로, 지난주 목요일 이후 취소율과 취소편 수가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번 셧다운은 다시금 항공교통관제(ATC)에 주목을 집중시켰다. 관제사들은 정상 급여 지급 없이 근무해야 했고, DOT는 수요일 밤 성명에서 최근 이틀간 관제사 결근(callout) 건수가 “급격히 감소”했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들은 금요일부터 안전 리스크와 관제 인력 부담을 이유로 항공사들에 운항 일정 축소를 요구했다. 의무적 취소 비율은 미 국내선의 4%에서 화요일 6%로 확대됐고, 금요일에는 10%까지 늘어날 예정이었다. 그러나 DOT가 수요일 밤 추가 확대를 동결하면서 상향 조정은 멈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감축 조치만으로는 광범위한 인력 부족과 악천후가 겹치며 나타난 연쇄적 운항 차질을 피하기에 충분하지 못했다. 그 결과 지난 주말에는 결항과 지연이 대거 발생했다.
델타항공의 에드 배스천(Ed Bastian) CEO는 수요일 CNBC ‘스쿼크 온 더 스트리트(Squawk on the Street)’에서 이번 셧다운이 델타의 실적에 재무적 영향을 줄 것이지만, 이익을 지울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언젠가 또 다른 셧다운이 올 것”이라고 경고하며, 그 경우에도 관제사에게는 급여가 지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지: “FAA 의무 감편의 배경에는 안전 리스크가 있었다”고 밝힌 델타항공 CEO 에드 배스천. 출처: CNBC
미 항공사 주가는 하원 표결을 앞둔 수요일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10월 1일 시작된 이번 셧다운 기간 내내 관제 인력의 박빙 운영이 심화되며 수천 건의 항공편이 지연되거나 취소되었고, 미 항공업계협회(Airlines for America)에 따르면 약 500만 명의 승객 여정이 어그러졌다. 관제사 노조와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일부 관제사들은 생계를 위해 부업에 나서야 했다.
션 더피(Sean Duffy) 미 교통부 장관과 주요 항공사들은 이번 셧다운이 끝나더라도 항공 여행이 즉시 정상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더피 장관은 화요일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 기자회견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의 자체 데이터를 확인할 때까지 여행 제한을 해제하지 않겠다. 무엇보다도 관제사들이 현장으로 복귀하는지에 달려 있다.”
용어·배경 설명
– DOT(미 교통부)Department of Transportation: 미국의 교통 정책 전반을 관장하는 중앙부처다. 항공·철도·도로 등 교통 시스템의 안전과 효율을 총괄한다.
– FAA(연방항공청)Federal Aviation Administration: 미국 내 항공 안전 규제와 항공교통관제를 책임지는 기관이다.
– 관제사 결근(callout): 관제사가 질병, 피로, 돌발 사유 등으로 배정된 근무에 나서지 못하는 경우를 지칭한다. 관제 인력이 한계치에 근접한 상황에서는 결근 증가가 곧바로 운항 감축·지연으로 연결된다.
– 시리움(Cirium): 글로벌 항공 데이터·분석 업체로, 결항·지연 통계와 항공 네트워크 데이터를 제공한다.
– Airlines for America(A4A): 미국 주요 항공사를 대표하는 업계 단체로, 정책 현안과 산업 데이터를 공유한다.
– 절차적 관문(procedural hurdle): 미 하원이 예산안 등 본 표결에 앞서 거쳐야 하는 규칙 채택·토론 한도 설정 등의 사전 절차를 의미한다.
분석·전망
DOT의 감편 동결은 시장과 승객에게 심리적 완충을 제공한다. 관제사 결근이 급감하고 취소율이 3.5%까지 내려온 점은 운항 네트워크의 자생적 복원력이 살아나고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셧다운 장기화 과정에서 누적된 인력 피로와 스케줄 왜곡, 그리고 계절적 악천후는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 더피 장관의 “데이터 확인 후 단계적 해제” 원칙은 안전 여유치 확보를 최우선으로 삼겠다는 신호다. 이는 항공사 입장에선 공급 복원 속도가 수요 회복을 즉각 따라가지 못할 수 있음을 뜻하며, 노선·시간대별로 운임 변동성이 커질 소지가 있다.
경영 측면에서 보면, 델타의 언급처럼 이번 충격은 이익 훼손을 초래하되 전면적인 이익 소거로 이어지지는 않을 공산이 크다. 관제 인력 복귀가 본격화되고 셧다운 종료가 확정되면 항공사들은 지연 회복(리커버리) 스케줄과 기재·승무원 재배치를 통해 정시성을 점진적으로 높일 것이다. 그러나 향후 셧다운 재발 리스크가 잔존하는 한, 항공사와 규제당국은 상시 비상운영 계획과 안전 임계치 관리를 병행할 수밖에 없다.
여행자 유의사항(실용 정보)
단기적 혼란 완화 조짐에도 불구하고, 승객은 출발 당일 항공편 상태 확인, 환승 시간 여유 확보, 알림 서비스 등록 등 기본 수칙을 지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주말·악천후 예보 구간에서는 대체편 옵션과 수하물 처리 시간을 염두에 두는 것이 지연 체감도를 낮출 수 있다. 이는 현 상황에서 예기치 않은 스케줄 변동에 대비하는 합리적 대응이다.
업계 동향(참고)
최근 항공업계 뉴스로는 보잉이 2023년 이후 처음으로 현금 유출을 억제했지만 777X 지연 관련 49억 달러의 비용을 반영한 소식, 아메리칸항공의 럭셔리 여행 수요 대응 과제, 그리고 아메리칸항공이 상대적 이익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업계 베테랑을 상업 부문 수장으로 영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는 이번 셧다운 변수와 별개로, 제품 믹스 고도화와 운영 효율 강화가 계속해서 업계 핵심 아젠다임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