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공급 과잉 신호에 급락했다. 12월물 WTI 원유(CLZ25)는 -2.14달러(-3.51%) 하락했고, 12월물 RBOB 가솔린(RBZ25)도 -0.0400달러(-1.99%) 내려 거래되고 있다. 원유는 3주 최저 수준을 재차 시도하고 있으며, 달러 강세가 에너지 가격 전반에 역풍으로 작용하고 있다다.
2025년 11월 12일(UTC), 바차트(Barchart) 보도에 따르면, OPEC이 3분기(7~9월) 글로벌 원유 수급 전망을 ‘적자’에서 ‘잉여’로 상향 조정한 것이 낙폭을 키웠다. OPEC은 전월까지 -40만 배럴/일(bpd) 공급 부족을 예상했으나, 이번에는 +50만 bpd 공급 잉여로 수정했다. 이는 미국의 생산이 예상치를 상회한 가운데 OPEC의 증산이 겹친 결과로 분석됐다다.
유가 하락 재료가 누적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주 목요일, 아시아향 주력 원유의 다음 달 계약가격을 11개월 만의 최저 수준으로 낮췄다. 이는 아시아 수요 및 경쟁 여건을 감안한 가격 조정으로, 현물 및 선물 커브에 약세 편향을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다.
미 연방정부 재개 기대와 중국 수요, 하방 완충
한편 가격 하방을 완충하는 요소도 제시됐다. 이번 주 후반 미국 연방정부의 재개가 예상되면서, 경제 활동과 에너지 수요에 긍정적일 수 있다는 시각이다. 월요일 미 상원은 60대 40으로 임시 예산결의(Continuing Resolution, CR)를 통과시켰고, 하원이 이날 중 표결할 예정이다. 승인 시 법안은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에게 송부되며, 트럼프 대통령은 서명하겠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다.
중국 수요 지표도 일부 지지 요인이다. 지난 금요일 공개된 보고에 따르면, 중국의 1~10월 원유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한 4억7,100만 톤(MMT)을 기록했다. 세계 2위 원유 소비국인 중국의 수입 확대는 기저 수요 탄력을 시사한다다.
또한 최근 보도들로는 미군의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 타격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리스크 프리미엄이 재평가되는 모습도 전해졌다. 베네수엘라는 세계 12위 원유 생산국으로, 지정학적 불확실성은 공급 차질 우려를 통해 가격에 상방 압력을 줄 수 있다다.
OPEC+ 증산 조정과 IEA의 잉여 전망
OPEC+는 11월 2일 회의에서 12월 생산을 +13만7,000 bpd 증산하되, 2026년 1분기에는 추가 증산을 일시 중단하기로 발표했다. 이는 글로벌 잉여 확대 조짐을 반영한 결정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10월 중순, 2026년에 하루 400만 배럴 규모의 사상 최대급 공급 잉여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다.
핵심 수급 포인트
• OPEC+: 2024년 초 단행한 220만 bpd 감산의 완전 복원을 추진 중이나, 여전히 120만 bpd가량 복원분이 남아 있음.
• OPEC 10월 산유: +5만 bpd 증가한 2,907만 bpd로, 2년 반 만의 최고치에 근접.
이러한 공급 측 확장은 수요가 둔화할 경우 가격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시장은 OPEC+의 정책 경로와 IEA 잉여 전망의 상호작용을 면밀히 추적하고 있다다.
러시아 수출 차질과 제재, 그리고 해상 재고 증가
유가에는 러시아의 원유·정제품 수출 차질이 지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석 달간 최소 28개 러시아 정유시설을 표적으로 삼아 공격하여 연료 부족을 악화시켰고, 러시아의 원유 수출 능력을 제한했다. 드론·미사일 공격은 10월 상순 러시아 해상 연료 선적을 일평균 188만 bpd로 낮추며, 3년 3개월여 만의 최저 수준을 기록하게 했다. 10월 말 기준 러시아 정제능력의 13~20%가 타격을 입어, 최대 110만 bpd까지 생산이 줄었다고 전했다. 여기에 미국·EU의 추가 제재(석유기업·인프라·유조선 대상)도 러시아 석유 수출을 제약하는 방향으로 작용했다다.
보텍사(Vortexa)는 월요일, 7일 이상 정박 중인 유조선에 저장된 원유가 주간 기준 +11% 증가해 9,518만 배럴에 달했다고 밝혔다(주간 기준 11월 7일 종료). 해상 재고 증가는 현물 약세(컨탱고 경향)를 시사하며, 단기 가격에 부담을 줄 수 있다다.
미국 재고·생산·리그 동향
EIA가 지난 수요일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10월 31일 기준 미국의 (1) 원유 재고는 계절 5년 평균 대비 -5.3%, (2) 가솔린 재고는 -4.3%, (3) 중간유 재고는 -8.8% 낮았다. 같은 주 미국 원유 생산은 주간 +0.1% 증가해 사상 최고인 1,365.1만 bpd로 집계됐다다.
베이커휴즈가 지난 금요일 발표한 자료에서는, 11월 7일 종료 주 미국 가동 원유 시추기 수가 414기로 전주와 동일했다. 이는 8월 1일 기록한 4년 최저치 410기보다는 소폭 높은 수준이다. 지난 2년 반 동안 미국의 원유 시추기는 2022년 12월의 5년 반 최고 627기에서 크게 감소해 왔다다.
용어 풀이와 독자 참고
• WTI(서부텍사스중질유): 미국을 대표하는 원유 벤치마크로,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선물로 거래된다. 기사에 언급된 12월물(CLZ25)은 2025년 12월 만기 계약을 뜻한다다.
• RBOB 가솔린: 개질 휘발유 선물로, 미국 소매 휘발유 가격의 지표로 활용된다다.
• bpd(barrels per day): 하루 생산·소비량 단위다. MMT는 백만 톤 단위로, 원유 무게 기준 수입·수출 통계에 자주 쓰인다다.
• 컨탱고/백워데이션선물 커브: 컨탱고는 선물 가격이 현물보다 높아 저장 유인이 커지는 상태, 백워데이션은 반대 상황을 의미한다다.
해석과 시사점
이번 하락은 OPEC의 수급 전환 신호가 방아쇠가 되었으며, 달러 강세, 사우디 아시아향 공식판매가격(OSP) 인하, 해상 재고 증가 등 공급과잉·수급 완화 요인이 결합된 결과로 읽힌다. 반면, 미국 정부 재개 기대, 중국의 수입 증가, 러시아 수출 차질과 같은 상방 요인이 완충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요약하면 단기적으로는 잉여 확대와 재고 누적이 가격을 압박하되, 지정학 리스크와 정책 변수가 변동성을 키우는 양상이다다.
“OPEC의 3분기 +50만 bpd 잉여 전환과 IEA의 2026년 400만 bpd 잉여 전망은, 중기 수급 환경이 공급 우위로 기울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에 따라 시장은 OPEC+의 증산 복원 속도와 미국 생산의 정점 수준, 그리고 중국 수요의 지속성을 핵심 변수로 주시할 필요가 있다다.
기타
본 기사 작성 시점에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는 기사에 언급된 어떤 증권에도 직·간접적 이해관계를 보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본 문서의 정보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자문이 아니다. 자세한 사항은 바차트의 공시 정책(Barchart Disclosure Policy)을 참고할 수 있다다.











